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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에 무늬를 입히다…오묘하고 화려한 '입사'의 세계

최응천 교수 '한눈에 보는 입사' 출간
국보 제92호 '청동 은입사 포류수금문 정병'. [미진사 제공]
국보 제92호 '청동 은입사 포류수금문 정병'. [미진사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고려시대 금속공예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국보 제92호 청동 정병(淨甁)의 몸체에는 서정적인 풍경이 묘사돼 있다. 수양버들과 갈대가 바람에 하늘거리고, 물 위에는 조각배가 떠 있다. 또 목 부분에는 구름, 대롱에는 덩굴무늬가 있다.

언뜻 그림처럼 보이는 이 풍경과 무늬는 입사(入絲) 기법으로 만들어졌다. 입사는 금속을 파낸 뒤 다른 색상의 금속을 넣는 것을 말한다. 제작 시기와 명문의 내용을 두고 한국과 일본 학자들이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는 백제 유물인 '칠지도'(七支刀)도 입사 기법으로 제작됐다.

최응천 동국대 교수가 쓴 '한눈에 보는 입사'는 입사의 개념과 발전 과정, 관련 유물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한국 금속공예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장식 기법이지만 그동안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은 입사의 세계를 조명했다.

청동 은입사 포류수금문 정병(왼쪽)과 은입사 기법으로 장식된 수병. [미진사 제공]
청동 은입사 포류수금문 정병(왼쪽)과 은입사 기법으로 장식된 수병. [미진사 제공]

국내에서 생산된 최고(最古)의 입사 유물은 4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철제 고리자루칼(환두대도)이다. 칼의 고리 부분에 선을 새긴 뒤 은을 입혔는데, 그 무늬가 지금까지 선명하게 남아 있다.

입사 기법은 통일신라시대를 지나 고려시대에 이르러 다양한 불교 공예품에 활용되며 꽃을 피웠다. 11∼12세기 작품인 국보 제171호 청동 은입사 봉황무늬 향합(香盒, 향을 담는 그릇)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봉황과 연꽃이 매우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나팔 모양의 향로인 표충사 청동 은입사 향완(국보 제75호), 흥왕사명 청동 은입사 향완(국보 제214호), 통도사 청동 은입사 향완(보물 제334호)도 모두 고려시대의 입사 유물이다.

국보 제171호 청동 은입사 봉황무늬 향합. [문화재청 제공]
국보 제171호 청동 은입사 봉황무늬 향합. [문화재청 제공]

이어 조선시대에는 해시계인 앙부일구, 무기, 자물쇠, 촛대, 연적 등 과학 발명품과 일상용품에도 입사 기법이 사용됐다.

저자는 "고려시대 입사 공예는 공간을 활용한 선 위주의 서정적 요소가 돋보이고, 조선시대 입사 공예는 아기자기하면서도 다양한 표현 요소가 특징"이라며 "다만 조선 후기에는 기술이 퇴보하고 무늬가 거칠어지는 경향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이 2011년부터 펴내고 있는 '우리공예·디자인리소스북' 시리즈의 11번째 책이다.

미진사. 160쪽. 1만6천원.

금속에 무늬를 입히다…오묘하고 화려한 '입사'의 세계 - 4

psh5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19 09:2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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