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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한달] 전문가들이 보는 트럼프 행정부 한 달

"대체적 연착륙 평가…한미일 동맹 지속, 중국은 견제"
"경제통상 분야 압박 우려"…"외교안보 라인 인선 잘한듯"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2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호(號) 출범 한 달을 앞두고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다소간 불안정함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는 연착륙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 전임 오바마 행정부보다 견제에 방점을 찍은 반면 한국과 일본처럼 전통적인 동맹국에는 변함없는 협력을 약속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아울러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도 더욱 강력한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한국을 향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나 경제통상 분야 압박이 닥칠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치밀한 준비를 통해 의제를 선점해나갈 필요성이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다음은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평가와 제언.

◇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대체적으로 연착륙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대선 과정과 비교하면 고급 정보를 접하고 부처 브리핑을 들으면서 현실감각을 보완하는 과정으로 본다. 주요 안보라인, 특히 국무장관, 국방장관 인선을 비교적 잘한 것 같다. 그 인사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정책 방향이 자리를 잡는 것으로 보인다. 대아시아 정책의 경우 대선 과정과 비교하면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서 벗어나는 부분도 있고, 연속성이 있는 부분도 있다. 한국, 일본과 동맹을 강화한다는 측면은 트럼프 행정부도 연속성을 갖고 싶어하는 것 같고,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이전보다 견제에 방점을 찍은 것 같다. 또 오바마 행정부는 양자관계보다 다자협력을 통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나 질서 유지에 공을 들였는데, 트럼프의 경우 다자협력에 대한 불신이 상당히 강한 것 같다. 앞으로 경제적 다자협력은 지양하면서, EAS(동아시아정상회의)나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처럼 안보다자협력에 미국이 참여하는 것 정도는 손해 볼 게 없지 않느냐는 생각으로 접근할 개연성이 높다고 본다.

북한 문제에 대한 정책 방향은 어느 정도 드러나는 상황이다. 오바마 행정부보다 북한 문제를 우선순위에 있어서 상위에 올려놓은 것 같은데, 아직 어떻게 접근할지 결론은 나오지 않은 것 같다. 대북 정책 리뷰를 시작한 상황에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김정남 암살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런 변수가 리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처럼 북한이 변할 때까지 적당히 기다리는 듯한 소극적 정책보다는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강화나 전략자산 전개와 같은 수단을 활용할 여지도 커 보인다. '예방타격'의 가능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북한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면서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 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 핵실험으로 미국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면 해상봉쇄나 비행금지구역 설정처럼 예방타격의 전초단계라고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호주의 원칙에 따른 동맹 재건은 한국이나 일본도 예외는 아닐 것 같다. 주한미군 분담금 문제는 사실 액수로 보면 그렇게 큰 부분이 아니다. 오히려 전략자산 전개나 전시작전통제권 행사 비용 등을 비공식적으로 한국에 요구하며 태도 변화를 촉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선제적인 협상 의제 선점이 필요하다. 예컨대 전시작전통제권을 당장 가져올 수는 없겠지만, 시점을 정해 협상해나갈 필요는 있다. 그러면 우리도 떳떳해질 수 있다. 스스로 부족한 점을 메워가면서 미국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요청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 윤덕민 국립외교원장

역대 어떤 정부보다도 과격한 발언이 이어지고 국가안보보좌관이 갑자기 낙마하는 등 그동안 우리가 생각해온 미국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아직 인선이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동북아 정책의 기본 골격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이다. 반면 기존 동맹과의 관계는 중시하는 방향이다. 미일 정상회담이 있었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방한 등 지역내 동맹을 강화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동맹강화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 구도다. 아직 정책 검토 과정이고, 그것을 담당하는 인사들이 채워져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전략이 나타나는 상황은 아니다. 그래도 북한의 경우 최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나 김정남 암살 등 사안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 트럼프의 머릿속에 최우선 의제의 하나로 박혀 있을 것이고, 앞으로 기민하게 정책적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본다.

한미동맹 자체의 중요성은 트럼프 행정부 사람들은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얘기해온 방위비 분담금 문제나 동맹의 역할 강화를 요구하는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도 있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매티스가 얘기하듯 군사비 지출이나 미국의 무기 구입 등 측면에서 우리는 나토나 일본과는 급이 다르기 때문이다. 방위비 분담은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걱정은 경제통상 부분이다. 특히 미중간 경제적 갈등의 불똥이 우리에게 튈 수도 있다.

지금은 '스트롱맨' 시대다. 중국은 패권을 재현하려는 의사가 강하고 일본은 '보통국가'로 변하려 한다. 러시아도 지정학적 이익을 취하려 한다. 결국 한미동맹 레버리지를 통해 균형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이익이다. 우리의 여러 지향과 트럼프 정부의 지향이 다소 다를 수 있지만, 현실적인 관점에서 동맹관계를 견지하는 것이 지정학적 악조건에서 생존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혼란의 한 달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기간 이야기한 것이 허언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 트럼프는 집토끼를 확실히 잡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얘기해온 대부분의 정책이 실제 추진될 것이라는 점을 확인시켰다. 미중관계에 있어서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를 통해 개선됐다고 하지만, 이미 상당히 흠이 간 상태다. 아직 반중(反中) 정서가 확실히 드러나진 않았으나 인사에서는 '반중진용'이 갖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매티스의 방한 등은 긍정적이었다. 전통적 공화당 주류 입장의 사람들이 포진한 상황은 우리에게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조율되지 않은 정책이 레토릭으로 나오는 것 같은데, 그것이 그저 레토릭으로 끝나지는 않는 것 같다. 전반적으로 불안감을 키우는 한 달이었다고 본다.

북한에 대해서는 이전 정부보다 강한 대응을 하리라 본다. 최근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가 트럼프가 강경하게 나갈 수 있는 명분을 줬다. 한반도 위기감이 더욱 고조될 수 있고, 트럼프가 호락호락 대화로 가면서 뒤로 물러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실시되면 북한도 가만히 앉아서 바라보지만은 않을 것이고, 북한도 나름의 행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반도 정세는 불안정이 증가하는 국면으로 갈 것 같다.

미국이 우리에게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제기할 시기는 아직 아니라고 본다. 한국내 정치 상황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굳이 이 문제를 꺼내서 한미관계가 악화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얘기를 안 했다고 해서 언제까지 나오지 않을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호흡 고르기라고 생각한다. 지금 미국에서 나오는 얘기를 너무 믿어서 낙관하고 방심하지는 말아야 한다. 우리로서는 방위비 분담금에 너무 집중하기보다 큰 틀에서 한미동맹이 나가갈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확신을 미국에 주면서, 미국 사회에 우리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hapyr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19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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