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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書香萬里] 트럼프시대에 되돌아 본 윌슨대통령의 '자유주의적 국제주의'

송고시간2017-02-18 09:30

토니 스미스 교수, '왜 윌슨이 중요한가' 발간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미국의 28대 대통령인 우드로 윌슨은 세계평화를 위해 기여한 공로로 재임 중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테오도르 루즈벨트, 지미 카터, 버락 오바마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은 네 명의 미국대통령 중 한 명이다.

재임(1913년∼1921년) 중에 1차대전이 터진 것은 그가 전쟁 재발을 막고 세계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구상을 내 놓게 된 계기가 됐다. 윌슨은 처음에는 미국을 전쟁에 개입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유럽에서 치열하게 전개되는 전쟁을 보다못해 미군 파견을 결정했다.

전쟁이 한창이었던 1918년 1월 윌슨은 이른바 '14개 평화원칙'(Fourteen Points)을 발표했다. 전쟁을 끝내려는 조건과 제안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민족자결주의 원칙, 국제연맹(League of Nations) 창설 구상 등을 포함했다.

1차대전이 연합군의 승리로 끝난 뒤 전후 세계 질서 개편을 위한 논의도 윌슨의 14개 평화원칙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1920년에는 국제연맹도 창설됐다. 윌슨은 미국을 국제연맹에 가입시키려고 건강이 악화할 정도로 뛰었지만 의회의 반대 때문에 끝내 가입하지 못했다. 미국의 전통적인 고립정책을 폐기하고 미국이 국제문제를 주도하려던 그의 의도도 관철되지 못했다.

이 같은 윌슨의 외교정책을 전문가들은 '윌슨주의'(Wilsonianism)라고 불렀다. 미국식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기 위해 다른 나라의 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것이 골자이다.

우드로 윌슨의 외교정책을 조명한 신간[아마존닷컴에서 캡처]

우드로 윌슨의 외교정책을 조명한 신간[아마존닷컴에서 캡처]

최근 미국에서 출간된 '왜 윌슨이 중요한가'(Why Wilson Matters)라는 제목의 책은 윌슨주의를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저자인 터프츠대(Tufts University) 정치학과의 토니 스미스 교수는 세계 무대에서의 미국 역할과 관련해 이미 다양한 책을 출간한 바 있다. '미국의 임무'(America's Mission: The United States and the Worldwide Struggle for Democracy)와 '미국 외교정책의 위기'(The Crisis of American Foreign Policy: Wilsonianism in the Twenty-First Century)는 호평을 받았던 저서들이다.

'미국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의 기원과 오늘날 위기'(The Origin of American Liberal Internationalism and Its Crisis Today)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신간은 미국의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의 뿌리와 진행과정, 지금의 모습을 깊이있게 파헤치고 있다.

저자는 윌슨 대통령을 '자유주의적인 국제주의자'로 규정한다. 미국을 고립주의에서 끄집어내고 미국의 가치를 다른 나라에 확산시켜 나가려고 했다고 평가했다.

저자는 윌슨이 내세웠던 세계평화를 위한 구상은 지금도 '신윌슨주의'(Neo-Wilsonianism)로 나타나고 있지만 10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변질됐다고 주장한다. 세계에 평화를 정착시키려고 했던 그의 의도가 냉전시대에는 헤게모니를 다투는 모습으로 바뀐 데 이어 냉전이 끝난 이후에는 제국주의자의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꼬집고 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제국주의의 예로 들고 있다.

한 마디로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확산시키려는 윌슨의 전략이 다른 나라를 침공하는 제국주의의 모습으로 둔갑했다는 것이다.

이런 판단에 따라 저자는 미국이 무턱대고 다른 나라의 외교에 개입하는 일을 중단하라고 촉구한다. 윌슨 시대에서 했던 것처럼 '영원한 감시'(eternal vigilance)로 한정하고 지나친 개입을 넘어 제국주의로 비치는데 종지부를 찍자는 것이다.

새로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에서 미국이 '세계의 경찰' 기능을 강화해야 할지, 아니면 역할을 축소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외교전문 저술가인 로버트 카플란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올린 서평에서 "미국의 역사적인 경험이 모든 나라에 복제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 대한 가차없는 공격"이라고 평가했다. 프린스턴(Princeton) 출간. 332페이지.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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