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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페미니즘' 10만명의 성차별 경험담

송고시간2017-02-15 11:40

신간 '일상 속의 성차별'

everydasexism.com 홈페이지 캡처
everydasexism.com 홈페이지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작년 가을 트위터에서 불붙은 문화예술계 성폭력 폭로는 한층 날카로워진 사회의 젠더인식과 SNS의 전파력이 결합한 결과였다. 재작년 '#나는 페미니스트다' 선언부터 '#문화예술계_내_성폭력' 고발까지 해시태그 운동은 새로운 시대의 페미니즘 모델이 됐다.

영국 페미니스트 작가인 로라 베이츠(31)는 이보다 앞서 2012년 4월 성폭력 경험을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었다. 게시판 형태의 간단한 홈페이지 'everydaysexism.com'과 트위터 계정 '@Everydaysexim'(일상 속 성차별). 여성들은 '#ShoutingBack' 해시태그를 붙였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2년 만에 10만 건 넘는 글이 올라왔다.

'일상 속의 성차별'(미메시스)은 베이츠가 온라인에 쌓인 경험담을 토대로 일상 구석구석까지 성차별이 얼마나 스며들었는지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홈페이지와 트위터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접수된 메시지들을 그대로 옮겼다.

한 여학생은 학교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한다. "뭐라고? 정치학 수업을 듣는다고? 정말 똑똑한가 보다. 그런 과목은 여자들한테 정말 힘든 거잖아!"

성차별적 사고방식은 여성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널리 퍼져 있다. 어린이집에서 아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엄마도 있다. "울지 마. 넌 여자애가 아니잖아. 그렇지?"

'해시태그 페미니즘' 10만명의 성차별 경험담 - 2

직장 내 성차별 경험담도 끝없이 이어진다. "직장에서 남성 관리자들이 내 엉덩이를 때리곤 했다. 한 번은 부사장이 파리채로 때린 적도 있다. 다 장난이란다." 어떤 인사부서 담당자는 성희롱 신고를 하려고 만난 직원에게 말한다. "그날 무슨 옷을 입으셨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세요."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사소한 성차별들을 모으면 결국 중요한 문제로 인식될 거란 뜻에서 만든 온라인 플랫폼이었다. 그런데 곧 심각한 성폭행·학대·강간 기록이 넘쳐났다. 딱히 털어놓을 데가 없었던 이야기들이다. 저자는 "작은 점들을 연결해서 현실의 성차별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정확한 그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424쪽. 1만6천800원.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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