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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개정안·이재용 구속…'삼성 지주사 전환' 어쩌나(종합)

자사주에 분할회사 신주배정금지 규정…지주사 전환 최대 걸림돌
롯데·현대중공업·현대차도 경제민주화법안 통과여부에 촉각
삼성의 위기, 이재용 부회장 구속
삼성의 위기, 이재용 부회장 구속(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지난 17일 구속됐다. 삼성 창립 이래 총수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을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법안' 국회 통과 여부가 삼성전자와 롯데, 현대중공업, 현대차 등의 지주회사 전환에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개정안에 기업 오너가 회사의 재원으로 사들인 자사주를 활용해 지배력을 확대하는 것을 막거나 대기업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금지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는 바람에 지주회사 전환을 서두르기도 쉽지 않아 엎친 데 덮친 격이다.

19일 현재 지주회사 전환 추진을 선언한 기업집단은 삼성을 비롯해 롯데, 현대중공업 등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현대차그룹도 지주사 전환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들 기업 중 삼성이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말 이사회에서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결정은 현행법상 기업 인적분할 과정에서 자사주 의결권이 부활하는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을 이용해 삼성전자 인적분할을 거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달 임시국회에서 자사주에 분할회사의 신주 배정을 금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통과돼 별도 유예기간 없이 시행되면 자사주를 활용한 의결권 확대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이 부회장은 막대한 자금을 들여 지분을 추가 매입해야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삼성전자 주가를 고려하면 사실상 어렵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자사주 관련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분할 이후 자회사 지분을 취득하기 위한 추가적 비용 부담이 대폭 늘어난다. 특히 시가총액이 280조원에 육박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지주회사 전환 유인 요인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가 2∼3월 중에 인적분할에 나서는 것은 어렵다. 삼성에 최선은 2월에 상법개정안이 부결되고 대선 종료를 전후해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하면서 차기 정권과 투자·고용 등에서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19일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롯데는 롯데쇼핑을 인적분할할 경우 상법개정안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롯데쇼핑의 자사주 비율은 6.2%가량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롯데가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푸드 등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계열사들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고서, 투자회사를 합병해 지주회사로 만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롯데쇼핑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3.5%)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여유가 있다. 신동빈 회장이 최근 장내매수로 지분율을 9.7%로 높인 롯데제과의 경우 자사주가 없다.

윤태호 연구원은 "롯데쇼핑 인적분할 시 보유 자사주 활용에 어려움이 예상되나 전반적으로 상법 개정안 영향보다는 신동빈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보다 월등하게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6개 독립회사 체제로 전환을 결정하고 지난달 18일에는 6개사 중 현대로보틱스를 지주사로 둔다고 밝혀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이 회사는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6개사 분할 안건을 승인받은 뒤 4월 분할, 5월 재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 구조로 된 순환출자를 해소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중공업은 이 때문에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가운데 상법 개정안보다는 대기업 기존 순환출자 고리 금지를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 여부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전무로의 지분 승계 등을 고려하면 지배력은 더 약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현대차[005380]그룹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012330]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를 거쳐 다시 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로 돼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아직 공론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의 영향권에 있는 만큼 조만간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상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 5.2%와 현대모비스 7.0%,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 2.3%, 기아차 1.7% 지분만 보유한 상황에서 그룹을 지배하는 형태"라며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를 근간으로 한 지배구조에 변환이 일어나지 않으면 지배력 약화를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19 20: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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