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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영장 재청구' 삼성 두번째 파도 넘을까

송고시간2017-02-14 18:32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14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에 대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영장 재청구로 삼성은 두 번째 파도를 만난 셈이 됐다.

삼성은 지난달 16일 첫 번째 청구 때보다 더 무겁게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특검이 4주간 광범위한 보강 조사를 거쳐 영장을 재청구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삼성이 혐의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전날 특검의 소환 조사에서 1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1차 영장 청구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특검이 최순실 씨 모녀에게 '승마 지원'을 한 대가로 삼성이 청와대를 등에 업고 여러 가지 특혜를 누렸다는 정황 증거들이 추가된 것이다. 특검 입장에서 1차 영장의 기각 사유였던 상당성(타당성)의 결여를 메울 보강 증거들인 셈이다.

그중 하나는 2015년 삼성물산[028260]-제일모직 합병과 관련된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삼성이 청와대의 외압을 받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혜택을 받았다는 혐의다.

양사의 주식을 다 가지고 있던 삼성SDI[006400]가 순환출자 해소 차원에서 처분해야 할 '통합 삼성물산' 주식 수를 애초 1천만 주에서 500만 주로 줄여줬다는 게 혐의의 골자다. 이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특검은 보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이런 특혜 의혹을 전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은 합병 당시 삼성SDI 보유 주식의 처분 필요성에 대해 로펌 2곳에 문의한 결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순환출자가 단순화되는 것이므로 그대로 보유하더라도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법률자문을 받았으나 자발적으로 공정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고 주장한다.

공정위는 합병 건을 검토하면서 외부 전문가 등 위원 9명으로 구성된 전원회의를 거쳐 2015년 12월 '신규 순환출자금지 제도 법 집행 가이드라인' 마련, 2016년 2월 말까지 500만 주를 처분하도록 했고, 삼성SDI는 이 결정을 이행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합병 이후 이 부회장의 통합 삼성물산 지분이 16.54%에 달하는 등 삼성 대주주의 지분이 39.85%였기 때문에 삼성SDI가 전체의 2.64%에 불과한 500만 주를 추가로 처분하더라도 지배력을 유지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고 설명한다.

특검이 추가로 확보한 다른 혐의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상장 과정에서 금융감독위원회 등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것인데, 삼성은 이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금융위 산하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 상장 규정을 개정해 3년 연속 적자였던 삼성바이로직스의 코스피 상장이 가능했다는 게 주된 혐의 내용이다.

삼성은 "코스피 상장 규정 변경 전에도 미국 나스닥과 코스닥 상장은 가능했고, 코스피 상장으로 인한 추가 혜택은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로 해외 제약사로부터 위탁을 받아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전문회사여서 상장을 한다면 나스닥 상장이 적합할 수 있는데, 한국거래소가 2015년 11월 상장규정 변경 발표 후 코스피·코스닥 상장을 지속적으로 권유해 이듬해 4월 이사회에서 코스피 상장 추진을 결정했다고 삼성 측은 해명한다.

최순실 씨가 독일에 세운 비덱스포츠(옛 코레스포츠)가 작년 10월 초 사들인 스웨덴 명마 '블라디미르'의 구매를 삼성이 우회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도 보강 수사과정에서 불거졌다.

하지만 삼성은 여러 차례 반박 자료를 내고 "블라디미르 구입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해왔다.

이같은 여러 가지 새 의혹 제기보다 삼성이 더 걱정하는 것은 촛불시위 이후 한층 강화된 반(反)기업 정서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삼성 장학생'이라는 등의 악성루머에 시달린 점도 이런 정서와 무관치 않다.

삼성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공여 혐의는 증거나 법리상으로 충분히 해명할 수 있다"며 "하지만, 법원이 '재벌 봐주기' 논란에 휩싸이는 게 부담스러워 영장을 발부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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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m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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