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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하철 참사 14년…"아직도 무서워 지하철 못 타"

유족 71%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밤에 불 끄는 것 두려워"
질병 등으로 신체·정신적 위험 상황…안전재단 "대책 마련"
벌써 14년, 시들지 않는 꽃이 되길…
벌써 14년, 시들지 않는 꽃이 되길…(대구=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대구 중앙로역사에 마련된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추모의 벽에 꽃이 꽂혀 있다. 대구지하철 참사는 2003년 2월 18일 발생했다.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10년이 훨씬 넘어도 지하도에 들어가는 것이 무섭고 밤에 불을 끄는 것도 두렵습니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14년이 지나도록 유가족 상당수는 여전히 사고에 따른 각종 고통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2·18 안전문화재단에 따르면 작년 10월∼12월 지하철 참사 유가족 44가구를 상대로 처음으로 실태 파악 등 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71%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이런 증세를 일주일에 5번 느낀다는 응답자는 23%에 이르렀다.

주로 60대인 이들은 참사가 난 뒤 지금까지도 지하철을 못 타고 있거나 현관문을 제외한 집안 모든 문을 열어놓고 생활하는 등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또 사회생활을 거의 하지 않고 스스로 고립 상태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응답자 78%가 고혈압, 뇌졸중, 심장질환 등 질병이나 음주로 신체·정신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르지 않는 눈물
마르지 않는 눈물[연합뉴스 자료사진]

유가족이 겪는 어려움을 묻는 말에는 응답자 30%가 '잃은 가족 그리움'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추모사업 진행 미비'(25%), '책임자 처벌 미흡'(9%) 등이다. 또 응답자 60%가 사고 후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같은 처지에 놓인 유가족과 피해자 모임, 가족, 친구 등이 대부분이어서 행정당국 차원에서 체계적인 관리를 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바라는 추모사업으로는 '추모묘역 조성'(32%), '추모공원'(22%), '추모탑'(17%), '연례 추모행사'(11%) 등 순이다.

앞으로 대형 재난이 발생할 때 처리 과정에서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투명한 사고원인과 책임소재 조사'(1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재단 측은 이번 조사에서 그나마 나타난 긍정적인 부분으로 응답자 85% 정도가 참사를 계기로 주변 사람을 되돌아보는 등 경험(외상 후 성장)을 했다는 것을 들었다.

재단은 당초 전체 유가족 192가구를 조사할 계획이었으나 연락이 닿지 않는 등 이유로 44가구만을 대상으로 했다.

이런 까닭에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참사 피해 유가족을 추가로 찾아 조사할 계획이다.

또 참사 피해 가족을 돌보기 위한 개인·집단 상담, 미술·음악·독서치료 등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김태일 2·18 안전문화재단 이사장은 "유가족들은 아직도 잃어버린 가족 등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후회하고 죄책감도 느끼고 있다"며 "유가족뿐 아니라 사고 때 부상으로 신음하는 피해자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003년 2월 18일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을 지나던 전동차에서 불이 나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다.

지하철 참사 피해자단체, 대구시 등이 2009년부터 힘쓴 결과 참사 발생 13년만인 지난해 9월 희생자 추모사업, 재난피해자 트라우마 치료, 안전 교육 등을 담당하는 안전문화재단을 설립했다.

su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14 13:3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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