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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전무 "안종범 증액 지시받고 휴일에 급하게 전화 돌려"

"전경련 33년 근무 중 당시 가장 많이 '죄송하다' 말해"
말없는 전경련 박찬호 전무
말없는 전경련 박찬호 전무(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전경련 박찬호 전무가 1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박 전무는 아무 말 없이 법정으로 들어 갔다. 2017.2.13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최평천 기자 = 박찬호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가 2015년 10월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미르재단의 출연 규모를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늘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미르재단 증액이 전경련 자체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는 안 전 수석 측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박 전무는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순실(61)씨와 안 전 수석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안 전 수석 측에서 증액 지시를 받았을 때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증언에 따르면 박 전무는 2015년 10월 23일∼24일 이승철 부회장과 강촌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했다.

행사 이튿날인 24일 오찬 행사 도중 안 전 수석이 이승철 부회장에게 전화했고, 이에 이 부회장이 박 전무를 데리고 행사장 밖으로 나갔다고 한다.

이 부회장은 안 전 수석과 통화를 마친 뒤 박 전무에게 "재단 기금을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증액하고 20대 그룹으로 참여그룹을 확대하라는 지시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안 전 수석은 확대 그룹 중 KT와 신세계, 아모레퍼시픽, 금호아시아나 등 4개 그룹을 꼭 추가하고 현대중공업과 포스코에도 연락해보라고 했다는 게 이 부회장과 박 전무의 공통된 증언이다.

안 전 수석과 이 부회장의 전화 통화를 옆에서 듣던 박 전무는 이 부회장이 해당 기업들 이름을 열거하며 안 전 수석에게 재확인하는 걸 듣고, 손에 들고 있던 A4용지에 6개 기업 이름을 받아적었다고 한다.

박 전무는 "2곳 정도를 안 수석님도 연락하신다고 했다. 토요일이지만 빨리 (기업들에) 연락해보라고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 부회장이 안 전 수석과 전화를 끊자 박 전무는 곧장 이용우 사회본부장에게 전화해 안 전 수석의 지시 사항을 전달하고 서울 여의도에 있는 전경련 사무실로 부랴부랴 복귀했다.

법정 향하는 안종범
법정 향하는 안종범(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2.13
kane@yna.co.kr

박 전무는 이후 해당 기업 임원들에게 출연 참여를 부탁하는 전화를 돌렸는데 당시 운동이나 등산, 집에서 쉬다가 전화를 받은 상대방들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출했다고 한다.

박 전무는 전경련에 33년 근무하는 동안 '죄송하다'는 말을 이때 가장 많이 말한 것 같았다고 검찰 조사에서 말했다고 한다.

그는 이날 법정에서도 "명함만 교환한 다음에 한 번도 통화 못 해본 분들도 있어서 휴일에 상당한 금액을 출연해달라고 하는 게 제가 생각해도 비상식적으로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s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13 17:5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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