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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엔 쇼핑도 그냥 쇼핑 아냐…정치적 입장 표명 행위"

송고시간2017-02-13 17:04

뉴욕타임스, 트럼프 찬반진영 불매운동에 기업들 난감…비상전략실 설치도

"과잉정치화 시대…트럼프 가문 제품 팔아도 안 팔아도 문제"


뉴욕타임스, 트럼프 찬반진영 불매운동에 기업들 난감…비상전략실 설치도
"과잉정치화 시대…트럼프 가문 제품 팔아도 안 팔아도 문제"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를 맞아 쇼핑도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는 언행이 되고 있다.

노드스트롬 백화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노드스트롬 백화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수주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가 운영하는 회사의 제품들을 판다는 이유로 불매운동 대상이 됐으나, 이제는 그 제품을 매장에서 퇴출했다는 이유로 그 반대 측인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불매운동 대상이 되고 있다.

"오늘날, 셔츠도 그냥 셔츠가 아니며, 매장도 그냥 매장이 아니다"고 뉴욕타임스는 13일 지적하고 핸드백, 의류, 기타 일상용품들이, 그리고 그것들을 어디서 사느냐 하는 것이 정치화돼, "쇼핑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 진영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각각의 수백만 소비자들에게 저마다 항의 행위가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노드스트롬 말고도, 언더아머, L.L. 빈, T.J.맥스 등 다른 많은 회사가 이미 트럼프 시대 미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이념전쟁에 끌려들어 간 상태다.

노드스트롬의 이방카 제품 퇴출 결정 전 후에 일어난 양 극단의 반응들은 "이러한 과정치화된 환경"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하는 기업들, 특히 소비재 기업들의 처지를 도드라지게 보여주는 사례다.

"기업들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비상전략실을 설치한 기업들도 여럿 있다"고 위기관리 전문기업 콤코어의 최고경영자 앤드루 길먼은 뉴욕타임스에 밝혔다.

기업들이 기존에도 자사 제품의 회수나 최고경영자의 유고 등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교본'을 갖고 있으나 "지금은 이 교본에 대통령의 트윗을 다루는 방법에 관한 새로운 항목이 추가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통해 자신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한 기업의 제품을 사라고 권유하거나 딸 이방카의 제품을 퇴출한 것에 불만을 표시함으로써 해당 기업이 정치적 논란의 한복판으로 휩쓸려 들어가는 사례들이 빈발하기 때문이다.

기업들로선 정치적 논란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게 좋다. 뉴욕타임스가 미국의 대형 백화점 예닐곱 곳에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가 운영하는 회사의 제품 판매 현황을 물었으나 취재에 적극적으로 응한 곳은 없었다.

스포츠용품 업체인 언더아머는 최고경영자 케빈 플랭크가 트럼프 대통령을 "진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가 수 시간 만에 소셜 미디어에서 불매운동 대상이 됐다. 회사 측은 부랴부랴 트럼프 대통령의 사회관이 아니라 기업 정책을 지지한다는 뜻이었다고 진화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소비제품 판매 기업들이 노동착취, 화학물질 등 정치적, 사회적, 혹은 환경적 이유로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는 일이지만, 현재 미국 기업들이 소셜 미디어의 부채질 속에 초 정치화된 환경에서 직면한 압박은 유례없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노드스트롬은 이방카 제품의 퇴출에 대해 잘 팔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트럼프를 돕는 일이면 무엇이든 하고, 트럼프가 공격당하면 트럼프 방어에 나설 것"이라며 노드스트롬에 대한 불매운동에 불을 붙인 트럼프 지지자 조시 코넷 같은 사람에겐 그런 설명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드스트롬은 다른 10여 개 업체와 함께, 트럼프 가문의 사업 제품과 연관됐거나 트럼프 진영에 선거자금을 기부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불매운동을 벌이는 '지갑을 닫아라(Grab Your Wallet)'의 표적에도 올라 있다. 미국 최대의 백화점으로, 트럼프 부인 회사의 신발과 핸드백, 의류 등을 판매하고 있는 메이시도 이 운동의 표적 목록에 들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서 L.L.빈 창업주의 손녀인 린다 빈의 거액 후원에 사의를 표하며 이 회사 제품을 사라고 '홍보'한 후 L.L.빈도 '지갑을 닫아라'의 표적에 올랐다. L.L.빈은 성명을 통해 린다 빈은 창업주 일가 50여 명 중의 한 명에 불과할 뿐이며, 회사 자체는 "정치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많은 기업이 이같이 정치와 무관함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스타벅스 최고경영자 하워드 슐츠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표시로, 앞으로 5년간 난민 1만 명을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정치싸움의 중심에 스스로 뛰어들기도 했다. 슐츠의 발표에 대한 반응 역시 노드스트롬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입장에 따라 양분됐다고 뉴욕타임스는 소개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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