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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조달러 인프라 계획에 환경·님비 걸림돌

송고시간2017-02-13 16:42

40년 된 규제 절차 견고…사업 검토 수십년 걸리기도

미국 뉴욕의 다리 공사현장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뉴욕의 다리 공사현장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속도로와 다리, 터널, 공항 등의 인프라에 1조 달러를 쓰겠다고 약속했지만, 환경 규제와 주민 반대 등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에서 인프라 건설 계획이 수렁에 빠지는 것은 흔한 일이다.

캘리포니아주 교통부는 거의 60년 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 길이 6마일의 도로 연장 계획을 공개했지만, 이 프로젝트는 아직도 검토 중이다.

1960년대에는 이 도로 건설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듯했다. 하지만 1970년대가 되자 새로운 환경법으로 환경 영향에 대한 방대한 조사가 필요했으며 도로가 지날 예정이었던 사우스 패서디나와 알람브라 간의 법적 다툼까지 일어났다.

2014년 오클라호마주는 79년 된 다리에 금이 간 것을 발견했다. 대공황기의 프로젝트라는 역사적 중요성 때문에 주 정부는 문화재법을 검토해야 했다. 그다음에는 멸종위기의 물고기를 보호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오클라호마주는 2018년에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많은 의원과 경제학자들은 미국이 밀린 인프라 투자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와 같은 의견이다. 반면 규제가 지역사회와 환경에 대한 피해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데도 다수가 동의한다.

이 두 가지 목표는 자주 충돌한다.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드는 검토와 법적 다툼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009년 경기 부양 노력을 지연시켰고 트럼프의 시도도 가로막을 수 있다.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교통부 차관보를 지낸 타일러 듀발 맥킨지 파트너는 "이런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자금을 생산적으로 시스템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24일 우선순위가 높은 프로젝트의 검토를 촉진하도록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트럼프는 "다리가 무너지거나 고속도로가 갈라졌는데 15년간 환경 절차를 진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새로운 중요한 인프라 지출 계획은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행정명령만으로는 40년 된 견고한 규제 절차를 바꿀 수 없다고 싱크탱크 커먼굿의 필립 하워드 의장은 말했다.

오바마와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행정명령으로 포로젝트 속도를 높이려 했다. 오바마 정부는 '2009 미국의 회복과 재투자법'에 따라 지출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려고 했지만, 장기간의 검토로 지연될까 봐 우려했다고 당시 백악관 환경위원회에 있었던 게리 구지는 전했다.

미국의 회복과 재투자법에 따라 480억 달러가 교통 분야에 책정됐지만 예산 집행은 예산보다 오래 걸렸다. 2012년 1월까지 지출된 금액은 335억 달러였다.

잘 계획한 인프라 투자는 기업이 제품을 운송하고 직원들이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것을 쉽게 해 장기적으로 경제적 생산성을 높인다고 경제학자들은 말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연구에 따르면 선진국에서는 인프라 투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만큼 늘면 전체 GDP가 4년 뒤 1.5% 증가한다.

미국에서 1966년의 문화재법(NHPA)과 1970년의 환경정책법(NEPA), 1973년의 멸종위기종보호법(ESA), 그 밖의 다른 법에 따른 사업 검토에는 여러 기관이 관여한다.

미국 하이웨이[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하이웨이[AP=연합뉴스 자료사진]

검토 절차에는 점점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15년 최종 검토를 받은 주요 고속도로 프로젝트는 평균 10년이 걸렸는데, 이는 2005년보다 5년이 늘어난 것이다.

환경정책법은 프로젝트를 계획한 사람들이 사업으로 주변이 어떻게 바뀔지와 피해를 줄일 방법을 세부적으로 담은 환경영향평가서를 내도록 했다. 이 법에 따라 환경론자와 보호주의자들은 프로젝트 계획자들이 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면 소송을 낼 수 있다.

매년 NEPA와 관련돼 연방 기관이 소송을 당하는 건수는 100건에 가깝다.

오늘날 이 법은 깊이 스며들어 관리들은 환경영향평가서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소송을 피하려고 몇 년에 걸쳐 모든 사소한 부분까지 점검한다. 메릴랜드 주 교통장관이었던 존 D. 포카리는 "방어를 위해 필요한 일이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보호단체들은 이에 대해 더 효율적인 검토를 통해 사업 계획자들이 환경 피해를 줄이는데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포카리는 모범 사례로 메릴랜드와 버지니아를 잇는 우드로 윌슨 다리 리노베이션을 예로 들었다. 주 관리들은 수년간의 소송으로 거의 좌초됐던 사업을 1999년 다시 끄집어냈고 환경론자들과 지역 단체를 사업 계획 회의에 초청해 새 다리의 영향을 상쇄할 방법을 논의했다.

이들은 근처의 아나코스티아 강을 복원하는 데 합의했다. 수정 계획은 2000년에 검토가 끝났고 새 다리는 2006년에 완공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와 대조적으로 캘리포니아에서는 여전히 사우스 패서디나와 알람브라가 도로 건설 계획 때문에 갈려있다.

캘리포니아주는 1960년대에 도로 사업 준비를 위해 예정 노선에 있는 주택을 미리 샀다. 하지만 사우스 패서디나 주민들은 1970년 환경법 이후 주 정부가 이 법의 검토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며 도로 건설을 막았다.

이웃 알람브라는 고속도로가 체증을 해결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사우스 패서디나 주민들은 도로 때문에 마을이 2개로 쪼개질 것을 걱정했다.

이제 주 정부의 계획은 터널 건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사우스 패서디나의 반대론자들은 터널 위의 전통가옥들이 영향을 받을지 걱정한다. 주 정부는 50년 전에 도로를 닦기 위해 샀던 땅을 팔기 시작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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