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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새 대통령에 슈타인마이어…18년만에 사민당 출신(종합)

송고시간2017-02-12 22:48

트럼프에 비판적…두 차례 외교장관 지낸 '슈뢰더 사람'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구서독을 포함한 전후 독일의 12번째 대통령으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61) 전 외교부 장관이 뽑혀 다음 달 18일 임기가 종료되는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의 후임자로 취임한다.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출신으로는 요한네스 라우(1999∼2004) 전 대통령 이후 약 18년 만이다. 역대 대통령을 통틀어선 3번째 사민당 출신이기도 하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12일 오후(현지시간) 치른 대통령선거에서 931표를 얻어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독일 대통령은 연방하원 전원과 16개 주(州)에서 선발된 같은 수의 대표로 구성된 연방총회의 투표로 뽑힌다. 올해 이 선거인단은 630명씩 모두 1천260명이었다. 이 가운데 1차 투표에서 절대 과반인 631표만 얻어도 당선되지만, 그는 그보다 300표 많은 931표를 획득한 것이다.

독일 언론은 앞서 현 대연정 집권다수인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 539명, 소수당 파트너인 사민당 384명, 녹색당 147명, 좌파당 95명, 자유민주당 36명, 독일을 위한 대안(대안당) 35명, 해적당 11명, 자유유권자그룹 10명, 기타 3명으로 선거인단의 정파별 분포를 소개했다.

이에 따라 대연정 3당 공동의 단일후보로 천거된 슈타인마이어의 당선은 일찌감치 예고됐다. 3당 외에 자민당의 공식 지지 선언까지 선물 받고 녹색당 다수로부터도 표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좌파당, 대안당, 바이에른 자유유권자그룹, 해적당도 대통령후보를 냈기 때문에 슈타인마이어까지 합치면 5명이 경합하는 구도였지만 이런 경쟁은 그의 독주 속에 큰 의미를 갖지 못했다.

獨 슈타인마이어 '넘버원'[EPA=연합뉴스 자료사진]
獨 슈타인마이어 '넘버원'[EPA=연합뉴스 자료사진]

1975년 11월 사민당에 입당한 슈타인마이어 전 외교장관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의 사람'으로 분류된다.

슈뢰더 전 총리가 니더작센주 주총리로 있던 1990년대 인연을 맺고 사실상 '직업정치인'으로서 변신을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법학 박사 출신인 슈타인마이어는 1991년부터 1998년까지 니더작센주총리실에서 언론정책담당관과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어 슈뢰더가 연방총리가 된 1998년부터 2005년 사이에는 연방총리실의 사무차관과 총리실장까지 역임했다.

이후 슈뢰더의 사민당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당에 패배하고 나서 출범한 2005년 메르켈 1기 대연정 때 외교장관을 지냈고, 2009년 총선 때는 총리후보로도 나섰으나 메르켈 후보에게 졌다.

총선을 마친 직후 사민당이 메르켈 2기 연정에서 배제됐을 때 그는 사민당의 원내대표로 뽑혀 활약했고, 이후 사민당이 참여한 메르켈 3기 대연정이 시작됐을 때 다시 외교장관으로 발탁돼 최근까지 재임한 바 있다.

슈타인마이어는 슈뢰더의 우파적 개혁으로 유명한 '아겐다 2010' 프로젝트를 주도한 인사 중 한 명이다.

상대적으로 러시아 푸틴 정부에 덜 적대적이며, 미국에만 기우는 이른바 '대서양 동맹' 일변도 보다는 동유럽과의 균형적 관계 접근을 고려하는 편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 선거를 치를 때부터 그를 향해 "증오설교자"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트럼프 같은 세력이 대변하는 우파포퓰리즘을 "독"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독일 정치권에는 슈타인마이어의 진중하고 깔끔한 일 솜씨가 없었다면 슈뢰더의 주총리실과 연방총리실의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그만큼 슈타인마이어는 신중하고 사려깊은 태도로 잘 알려져 있다.

임기 5년의 독일 대통령은 국가수반이며 국가서열 넘버원이다. 연방총리의 이 서열은 3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연방총리와 공무원에 대한 임면권 등 상징적인 권한을 주로 행사하는 '세러머니 권력'이지 국정에 실질적인 권한을 갖지 못한다.

누가 직을 수행하느냐에 따라 무게가 달리지는 자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1차에 한해 연임이 가능하다.

슈타인마이어 전 장관은 1969∼1974년 재임한 첫 사민당 출신의 대통령 구스타프 하이네만에 대해 호감을 표시했다고 주간지 슈피겔이 전했다.

하이네만은 기민당에서 사민당으로 당적을 바꾼 인물이다. 그가 사민당에 들어가고 나서 바트 고데스베르크 강령 채택을 통해 사민당은 '대중정당' 또는 '국민정당'으로 변모했다.

하이네만은 '시민대통령'으로 불렸다. 그는 재임 시절 당시 서독 수도 본(Bonn) 대통령청사에서 평범한 시민들을 초청해 어울리기를 좋아했다. 슈피겔은 슈타인마이어가 어떤 유형의 대통령이 될지를 분석하며 바로 이 하이네만의 모델을 거론한 것이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데트몰트에서 태어나 성장하다가 1980년 여름, 각막 이식 수술을 받은 후유증으로 금발이 은발로 바뀌는 변화를 경험한 슈타인마이어 당선인에겐 행정법원 판사인 부인 엘케 뷔덴벤더와 21세 딸 한 명이 있다.

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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