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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갈등에 위기몰린 그리스 "IMF·獨 불장난 멈춰라"

내주 아테네에서 채권단 추가 회동…돌파구 나올까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채무경감을 놓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의 극한 대립으로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집행이 교착에 빠지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IMF와 EU에서 입김이 가장 센 독일에 불만을 표출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11일(현지시간) 아테네에서 열린 집권 시리자(급진좌파연합)당 회의에 참석해 "채권단이 현재 진행 중인 구제금융 심리는 큰 원칙에 대한 양보 없이 긍정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낙관하면서도 "IMF와 독일은 그리스를 상대로 한 불장난을 멈추라"고 말했다.

그는 "구제금융의 모든 당사자는 유럽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나 많은 희생을 감내한 나라에 좀 더 사려 깊을 필요가 있다"며 "그리스는 채권단이 요구하는 '비합리적인' 요구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AP=연합뉴스]

치프라스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의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과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그리스 재무장관, 유럽연합(EU)과 IMF 관계자 등이 회동,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집행을 논의한 직후에 나왔다.

이날 회동에서도 교착 상태에 돌파구가 마련되지는 않았으나 데이셀블룸 의장은 "논의에 진전이 있었다"며 "그리스 3차 구제금융의 추가 분할금 집행을 위한 심리를 적시에 마무리하는 것이 모두의 이익에 부합함을 명확히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올해 7월 유럽중앙은행(EBC)에 70억 유로의 부채를 상환해야 해 3차 구제금융의 조속한 추가 집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시 국가 부도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렇게 되면, 그리스가 EU를 탈퇴하는 그렉시트가 가시화돼 EU에도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

치프라스 총리는 "우리는 과거 채권단과 맺은 구제금융 합의안의 틀 안에서는 어떤 것도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만 터무니없는 요구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리스에 대한 채권단의 새로운 요구는 불합리하고, 비현실적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의 이런 비난은 전날 채권단과 차칼로토스 재무장관 등의 브뤼셀 회동에서 IMF가 그리스 측에 제시한 추가 요구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MF를 위시한 채권단은 이날 그리스가 연금 지출을 삭감하고, 세수 기반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2018년까지 GDP의 1%에 해당하는 18억 유로 규모의 추가 긴축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2010년 재정 위기 봉착 이래 그동안 11차례나 연금을 깎은 그리스 정부로서는 특히 연금 추가 삭감은 수용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리스에서는 7년째 이어진 긴축에 항의해 최근 공공부문과 민간을 가릴 것 없이 노동자들의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긴축 반대를 내세우며 2015년 1월 정권을 잡았다가 말을 뒤집은 집권 시리자에 대한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어 조기 총선 가능성마저 대두하고 있다.

실직 위기에 몰린 그리스 소방관들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항의 시위에 나섰다.
실직 위기에 몰린 그리스 소방관들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항의 시위에 나섰다. [EPA=연합뉴스]

치프라스 총리는 "IMF가 3차 구제금융 분할금 추가 집행에서 핵심 역할을 할지는 알 수 없지만, 유럽이 게임을 할 여력이 없다는 점에서 추가 구제금융 합의는 어쨌든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U, IMF 등 국제 채권단은 다음 주 중 아테네에서 모여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의 2번째 분할금 지급 조건 등에 대해 추가로 논의한다.

3월 네덜란드 총선을 시작으로 4월 프랑스 총선, 9월 독일 총선 등 올해 줄줄이 예정된 유럽의 굵직한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이달 안으로 결론이 나는 게 이상적이지만 이때까지 채권단의 이견이 좁혀질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그리스에 대한 지난 2차례 구제금융에 참여했던 IMF는 그리스가 일련의 개혁 작업을 진행하더라도 채무경감 없이는 그리스의 부채가 2060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275%에 달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유로존의 채무경감이 선행되기 전에는 3차 구제금융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그리스가 공약한 GDP의 3.5%의 재정수지 흑자 달성이 현재 그리스 경제 상황을 생각하면 비현실적인 것이라며 연금 지출 추가 삭감과 세수 기반 확대 등의 추가 긴축을 그리스에 요구하고 있다.

반면, 유로존에서 입김이 가장 센 국가이자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인 독일은 9월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터라 "그리스에 또 다른 부채 탕감은 없다"며 맞서고 있어 3차 구제금융 집행은 2개월 넘게 답보하고 있다.

양측의 대결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채권 시장에서는 그리스 국채 투매가 재연되는 등 그리스발 금융 위기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9일 2019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그리스 국채 2년물 금리는 대량의 매도 주문이 몰린 탓에 10% 선에 바짝 다가서며 8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ykhyun1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12 01:5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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