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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의 '마약범 사살' 제동 걸릴까…법원, 생존자 보호명령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살려달라 울며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들은 가까운 거리에서 우리를 겨냥해 총을 쐈다. 살아있는 게 발각되면 또 총탄을 맞을까 봐 죽은 척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독려 속에 진행된 필리핀 경찰과 자경단의 초법적인 마약사범 사살 '광풍'에서 살아남은 20대 남성이 법원으로부터 신변보호 명령을 끌어내 주목받고 있다.

11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항소법원은 경찰의 마약범 유혈 단속 과정에서 살아남은 뒤 이런 소탕작전을 제지해 달라는 청원을 처음으로 낸 에프렌 모릴로(28)와 다른 4명의 피해자 가족에 대한 신변보호 명령을 내렸다.

법원은 경찰에 관련자들을 다른 경찰서로 전보시키는 한편, 모릴로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제지하라고 명령했다. 또 법원은 경찰에 모릴로 일행을 마약 용의자로 지목한 배경이 된 증거를 제시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모릴로는 작년 8월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의 파야타스 마을에서 경찰관들이 마약 단속을 한다며 4명에게 즉결처형하듯 총격을 가했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았다고 주장했다.

현지 경찰은 저항하는 마약상을 사살했다고 밝혔지만 모릴로와 사망자 가족들은 마약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모릴로는 법정에서 "경찰관들은 수갑을 찬 우리를 일렬로 무릎을 꿇려 앉힌 뒤 가까운 거리에서 차례차례 총으로 쐈다. 살려달라고 울며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피를 흘리면서 쓰러진 뒤 다시 총격을 받을까 봐 겁이나 눈을 감은 채 죽은 척 했다"며 "현장에서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한 경찰관들은 현장에 총과 마약을 숨겨놓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모릴로의 증언이 7천 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두테르테의 '마약 유혈전쟁'에 심대한 타격을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그의 생생한 증언은 경찰관과 자경단을 동원한 유혈 마약 단속의 신뢰성에 흠집을 내고, 이를 통해 유사한 소송을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법조계 인사들의 평가다.

마닐라 소재 안테네오 인권센터의 아르피 산티아고 변호사는 "모릴로의 청원은 다른 희생자 가족들에게 유사한 소송을 제기하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또한 이는 모든 피해자가 숨죽이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해 6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7천 명이 넘는 마약 용의자가 경찰이나 자경단에 의해 사살됐다.

그러나 최근 마약단속 경찰관들에 의한 한국인 사업가 납치·살해 사건이 드러나자 두데르테 대통령은 경찰의 마약단속 조직 해체와 재정비를 지시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필리핀 경찰의 마약 단속 현장[AP=연합뉴스 자료사진]
필리핀 경찰의 마약 단속 현장[AP=연합뉴스 자료사진]

meolak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11 10:2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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