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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도둑 잡아야 소도둑 준다' 경찰 생활범죄수사 두 돌

소소한 범죄도 강력범 잡듯 척척…경찰력 낭비 지적에 기피부서 경향도

(전국종합=연합뉴스) "제 눈에는 안 보여도 형사님 눈에는 보여야 하는 거 아니에요?"

광주 서부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생범팀) 형사들은 사건 진정인으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에 맥이 풀리고 말았다.

'바늘도둑 잡아야 소도둑 준다' 경찰 생활범죄수사 두 돌 - 1

진정인은 생애 첫 해외여행을 앞두고 여권이 든 가방을 택시 트렁크에 두고 내린 대학생.

경찰은 이 학생을 점유이탈물횡령 사건의 잠정적인 피해자로 보고 지난달 31일 수사에 착수했다.

생범팀은 꼬박 하루 동안 이동 경로를 뒤쫓으며 폐쇄회로(CC)TV 영상과 씨름했지만, 택시의 윤곽은 화면에서 사라지기 일쑤였다.

인접 경찰서에 여행용 가방이 습득물로 들어왔다는 소식에 헛걸음하기도 했다.

형사들은 진정인에게 해당 택시로 여겨지는 흐릿한 차량 사진을 전송하고 확인을 부탁했다가 조바심 섞인 핀잔만 들었다.

생범팀은 이튿날에도 CCTV마다 다른 관리주체를 찾아다니며 협조를 부탁하고 필요한 자료를 모았다.

이틀 동안 이러한 과정을 되풀이하며 경찰이 들여다본 CCTV 영상을 이어붙이면 대략 300분, 5시간이다.

경찰은 택시가 영업용이라는 사실과 색상, 차종, 번호판 일부를 특정했다. 단서를 모아 조회하니 한 대의 택시가 나왔다.

수사 착수 48시간 만에 택시 트렁크에서 가방을 온전히 찾은 경찰은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진정인은 예정대로 비행기에 올랐다.

'바늘도둑 잡아야 소도둑 준다' 경찰 생활범죄수사 두 돌 - 2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범죄나 사건을 전담하는 생범팀이 민생현장 곳곳에서 피부에 와 닿는 치안행정을 펼치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 생범팀은 지난해 11월 대중목욕탕에서 도난당한 2만원 상당 우산을 찾기 위해 살인범 잡듯 주변 12개 CCTV를 뒤졌다.

깔끔하게 목욕한 뒤 비를 맞고 귀가해야 했던 피해자는 '설마'하고 있다가 우산을 찾아준 경찰관에게 거듭 고개를 숙였다.

북부서 생범팀은 이런 사건을 개인별로 20여건씩, 팀 전체로는 100여건씩 쌓아놓고 처리한다.

남들 눈에는 별것 아니지만, 피해자들에게 소중한 휴대전화나 지갑 등 소지품을 찾아달라는 사건이 하루에도 수차례씩 들어온다.

울산 남부경찰 생범팀은 택시 승객이 분실한 휴대전화 행방을 쫓다가 이를 대량 사들여 장물 업자에게 팔아넘긴 일당을 잡아들였다. 경찰은 압수한 휴대전화 25대를 주인에게 돌려줘 피해 복구에도 이바지했다.

대전 둔산경찰 생범팀은 데이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자전거 20여대를 훔친 고등학생을 붙잡고, 훔친 자전거 일부를 피해자에게 돌려줬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 2월 전국 일선 경찰서에 신설된 생범팀은 지난해 말까지 3만7천927건을 해결했다. 3만2천990명을 검거하고, 665명을 구속했다.

유형별로는 자전거 절도가 5천638건(14.9%)으로 가장 많았다. 차량털이 4천176건(11.0%)·점유이탈물횡령 3천441건(9.1%)·재물손괴 1천952건(5.1%)·오토바이 절도 1천759건(4.6%)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사건은 생범팀 출범 전에는 형사들이 근무평정에 별다른 도움되지 않아 기피했던 일들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액이 5만원이든 100만원이든 피해자의 답답한 마음은 마찬가지"라며 "전체 사건에서 절대적인 비율을 차지하는 생활범죄 검거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바늘도둑 잡아야 소도둑 준다' 경찰 생활범죄수사 두 돌 - 3

일각에서는 경찰력 낭비를 우려하거나 애로사항을 털어놓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교적 사소하다고 해도 생활범죄를 해결하는 일에는 강력범을 잡는 것과 똑같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강력범죄나 사회적으로 관심받는 사건 등 특진기회가 없어 생범팀 배속을 기피하는 경향까지 있다.

김종오 동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생범팀이 경찰 수요나 인력을 사전에 평가해서 만든 조직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효민 영산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피해가 크거나 강력범죄여야만 경찰에 도움받을 수 있다고 인식해서는 안 된다"며 "작은 범죄라도 반드시 검거된다는 것을 알리면 강력범죄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김소연 박철홍 정회성 차근호 허광무 기자)

h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11 08:4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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