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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밥은 못 먹어도…" 서민들의 정월대보름 음식 '오곡밥'

대보름은 풍년과 건강 기원하는 날…민간서는 지신밟기, 쥐불놀이 즐겨
오곡밥.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오곡밥.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11일은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이다. 전통적으로 대보름은 상원(上元) 혹은 오기일(烏忌日)이라고도 불린 큰 명절이었다.

대보름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삼국유사'에서 찾을 수 있다. 신라 제21대 비처왕(소지왕, 재위 479∼500)이 488년 까마귀 덕분에 목숨을 구했고, 이를 기념해 정월 16일에 찰밥을 지어 까마귀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것이다. 까마귀의 제삿날을 의미하는 '오기일'이란 말은 이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흥미로운 사실은 까마귀의 제물로 찰밥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민속학자들은 이를 대보름에 먹는 '약밥'의 유래로 본다. 약밥은 찹쌀과 대추, 밤, 잣, 참기름, 꿀, 간장 등 여러 재료를 섞어서 찐 음식이다.

그런데 약밥에 들어가는 대추, 밤, 잣은 서민이 구하기 힘든 재료였다. 약밥을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선택한 대안은 오곡밥이었다. 조선시대 풍속을 정리한 책인 '동국세시기'에는 '오곡잡반'(五穀雜飯)이라고 기록돼 있다.

오곡밥은 쌀, 조, 수수, 팥, 콩 등 다섯 가지 곡식을 넣어 지은 밥으로 지역에 따라 들어가는 곡식이 다소 달랐다. 1809년 여류학자인 빙허각 이씨가 살림살이에 대해 쓴 '규합총서'에는 오곡밥을 지을 때 넣는 찹쌀, 수수, 흰팥, 차조, 콩, 대추의 비율이 명시돼 있다.

오곡밥은 먹는 데도 규칙이 있었다. 하루에 아홉 번을 나눠서 먹기도 하고, 여러 집에서 지은 오곡밥을 모아서 먹기도 했다. 그래야 풍년이 오고 행운이 깃든다고 믿었다.

서울 경동시장의 부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경동시장의 부럼.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늘날에는 만들기 번거로운 약밥이나 오곡밥 대신 부럼을 대보름 음식으로 즐긴다. 밤, 호두, 땅콩 같은 견과류를 깨물면서 건강을 기원한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대보름과 관련한 음식 이야기가 없다. 다만 태종 16년(1416)에는 고려시대부터 이어온 연등 달기를 하지 말라는 지시가 떨어진다. 또 임진왜란 이전까지는 볏짚을 나무 위에 걸어 놓고 풍년을 바라는 행사인 '내농작'(內農作)을 행했다는 기록이 있다.

민간에서는 대보름에 마을 공동체가 서낭당에 모여 제사인 동제를 올렸다. 지금도 천연기념물인 부산 구포동 당숲(제309호), 삼척 갈전리 느릅나무(제272호), 괴산 오가리 느티나무(제382호)에서는 대보름을 맞아 당산제를 지낸다.

이외에도 지신밟기,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커다란 농기로 하는 민속놀이인 기세배 등이 지금까지 남은 대보름 풍습이다.

쥐불놀이. [연합뉴스 자료사진]
쥐불놀이.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는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많은 지자체가 대보름 행사를 취소했다. 서울에서는 국립민속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운현궁 등에서 부럼과 약밥, 오곡밥을 나눠준다.

대보름의 백미인 달맞이는 날씨가 좋아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에서 달이 뜨는 시간은 11일 오후 6시 27분, 달이 가장 높이 솟는 남중 시간은 12일 0시 25분이다.

근정전 비추는 보름달. [연합뉴스 자료사진]
근정전 비추는 보름달. [연합뉴스 자료사진]

psh5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11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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