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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하는 차별풍조…호주인 39% "우리는 인종차별 국가"

송고시간2017-02-10 11:17

주 대법원장 "인종차별 정서 만연" 대중영합적 정책 비판


주 대법원장 "인종차별 정서 만연" 대중영합적 정책 비판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에서 인종차별 현상이 최근 몇년 새 두드러지는 가운데 최대 주(州) 대법원장이 정부 정책 상의 대중영합적 외국인 혐오증을 강하게 비판하는 등 차별 풍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호주도 도널드 트럼프의 부상과 함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라는 조류에서 휘말려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2008년 이후 격년으로 실시되는 '호주 화해 지표' 조사에서 "호주는 인종차별 국가"라는 말에 동의하는 사람이 2년 전 조사 때보다 늘어났다고 호주 언론이 10일 보도했다.

원주민 500명과 일반인 2천300명을 상대로 지난해 8월 설문조사한 결과, 원주민 응답자의 57%와 일반인 응답자의 39%가 이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이는 이전 조사인 2014년보다 각각 9%포인트와 4%포인트가 증가한 수치다.

또 지난 6개월 동안 최소 1차례 인종적 편견을 경험한 사람은 원주민이 46%로 2년 전의 39%에서 늘었다. 같은 경험을 한 비원주민은 18%였다.

하지만 호주인 대부분은 원주민과 비원주민 간 관계가 중요하며 화해가 이뤄질 수 있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2008년 첫 조사 때보다는 공감 비율이 약간 감소했다.

조사를 한 비정부단체 '호주의 화해'(Reconciliation Australia) 재단 측은 교육과 홍보 등을 통해 인종차별에 경각심을 갖게 된 면도 있지만 최근 SNS나 운동장 같은 곳에서 많은 문제가 나타났다고 호주 ABC 방송에 전했다.

이 재단의 저스틴 모하메드 대표는 인종차별반대법 상의 법적 보호를 약화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유엔 원주민 권리선언 하의 국제적 의무가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헌법상에 건국과 관련해 인종차별이 인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호주 사회에서 인종차별을 억제하려는 조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모하메드 대표의 생각이다.

인종차별 문제를 경고하는 목소리는 이달 초에도 제기됐다.

최대 주인 뉴사우스웨일스(NSW)주 톰 배서스트 대법원장은 지난 1일 호주에 인종차별주의적인 정서가 만연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공정성과 평등을 증진하는 문제는 정부가 아닌 동료 법관들의 의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배서스트 주대법원장은 법조인 행사 연설에서 "호주 내 법의 지배에 대한 가장 심각한 위협 중의 하나는 외국인 혐오증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이민과 관련한 정부의 대중영합적 정책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호주에서는 최근 무슬림을 적대시하거나 난민을 거부하고 이민을 규제하라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호주의 원주민 지지 시위[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호주의 원주민 지지 시위[EPA=연합뉴스 자료사진]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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