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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골프 메이저 5개 시대…내실 다질 때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가 올해부터 5개로 늘었다.

기존 한국여자오픈, KLPGA 챔피언십, KB금융 스타챔피언십,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이어 한화금융 클래식이 메이저대회 반열에 올랐다.

골프에서 메이저대회는 4개가 '정석'이다. 3개나 5개는 왠지 어색하다. 워낙 오랫동안 '4대 메이저' 체제가 지속했기 때문이다.

지금 같은 '4대 메이저'는 1934년 마스터스가 창설되면서 자리를 잡았다. 물론 디오픈, 디 아마추어챔피언십, US오픈, US 아마추어챔피언십으로 구성된 '원조 4대 메이저' 시대도 있었다.

미국 남자 골프는 고집스럽게 4대 메이저 체제를 고수한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메이저대회 못지않은 상금 규모와 권위를 지녔지만 '제5의 메이저'라는 별명에 만족할 뿐이다. '메이저급' 대회는 숱해도 메이저대회는 변함없이 4개다.

메이저대회 5개 시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열어젖혔다.

LPGA투어는 2103년 에비앙 챔피언십을 메이저대회로 승격했다. 이후 지금까지 ANA 인스퍼레이션, 여자 PGA 챔피언십, US 여자오픈, 브리티시 여자오픈에 에비앙 챔피언십 등 연간 5개 메이저대회를 치른다.

LPGA투어가 메이저대회를 5개로 늘리자 여론은 비판적이었다. 전통을 훼손하고 메이저대회의 값어치를 떨어뜨린다는 비난이 줄을 이었다.

모든 메이저대회를 한 번씩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의 정의를 놓고 논란도 일었다.

2015년 박인비(29)가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제패해 기존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한 번 이상 우승했지만, 일부 언론이 에비앙 챔피언십이 빠졌다고 시비를 걸면서 일어난 논란이었다.

비난도 받았고 논란도 일었으나 LPGA투어는 5개 메이저대회 체제를 성공작으로 자평한다.

선수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선수들이야 상금 규모가 크고, 좋은 코스에서 선수에게 좋은 대접을 해주는 특급 대회가 많아지는 데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

메이저대회가 2개나 3개였던 시절도 있었는데 5개라서 안될 이유가 없다는 LPGA투어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아닌 게 아니라 LPGA투어 메이저대회는 1개∼3개였다가 1955년에야 4개가 됐지만 1967년엔 3개, 1968년부터 1978년까지는 2개였다. 다시 4개 메이저 시대로 복귀한 건 1983년이다.

LPGA투어가 메이저대회를 5개로 늘린 것은 전략적인 의도가 있었다. 미국 본토를 벗어나 세계화를 생존의 비책으로 삼은 LPGA투어는 유럽여자프로골프(LET) 간판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의 메이저대회 승격으로 LET 접수를 본격화했다.

LPGA투어는 앞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회 가운데 하나를 메이저대회로 승격할 용의도 있다고 한다.

LPGA투어처럼 메이저대회를 5개로 늘린 KLPGA투어의 전략적 목적은 더 단순하다.

KLPGA 투어는 "최대 상금 규모로 오랫동안 대회를 개최하고 있고 코스 세팅이 우수하며 해외 투어 선수가 대거 참가하는 등 국내 투어 발전과 안정화에 큰 영향을 미친 점을 높이 샀다"고 한화금융 클래식의 메이저 승격 이유를 밝혔다.

돈을 많이 쓰는 대회에 메이저라는 타이틀을 표창장처럼 주는 셈이다.

한화 금융 클래식은 2011년부터 작년까지 5년 동안 열렸다. 1990년부터 1997년까지 8년 동안 치러진 한화컵 서울여자오픈을 포함하면 13년 동안 개최했다.

한화금융 클래식은 상금도 많을뿐더러 안니카 소렌스탐이 설계한 수준 높은 코스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를 초청해 치른다.

이런 이유로 메이저대회로 승격된 대회는 한화금융 클래식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9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도 똑같은 이유로 메이저대회가 됐다.

2000년 창설된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은 9년 연속 대회를 치른 뒤 10회 대회 때부터 메이저대회로 승격했다.

2006년 메이저대회가 된 KB 금융 스타챔피언십은 첫 대회부터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갖는 파격적 대우를 받았다.

당시 KB금융은 연간 2차례 투어 대회를 개최하고 아마추어 대회를 새로 만드는 등 여자골프에 큰 투자를 약속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이 메이저대회에 합류하기 전에는 KLPGA투어 메이저대회는 한국여자오픈과 KLPGA 챔피언십 2개뿐이었다.

KLPGA투어 메이저대회는 2006년부터 3개, 2009년부터 4개, 그리고 올해부터 5개가 된 것이다. 초고속 성장이다.

그렇지만 내실은 양적 성장에 미치지 못한다.

KL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가 다른 대회와 차이점은 상금과 우승자에 대한 예우 정도다.

KLPGA챔피언십, KB금융 스타챔피언십,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은 총상금이 8억원이다. 한국여자오픈은 10억원, 한화금융 클래식은 12억원이다.

일반 대회는 대개 총상금 5억원이다.

하지만 메이저대회에 필적하거나 더 많은 상금을 내건 대회도 더러 있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총상금 12억원이다.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도 총상금 8억원 짜리 특급 대회다. 총상금 7억원 짜리 대회도 6개에 이른다.

메이저대회가 일반 대회와 크게 다른 점 하나는 우승자에게 4년 동안 시드권을 준다는 것이다.일반 대회 우승 때는 2년 시드를 부여한다.

선수들은 이 때문에 메이저대회 우승을 탐낸다. 하지만 지금은 메이저대회 우승에 대한 동기는 상금과 시드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들은 메이저대회가 주는 권위와 전통에 대한 인식은 아직 희박하다. 메이저대회라서 중압감을 더 받는 일도 없다.

심지어 메이저대회 우승자가 "다른 대회와 다를 게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도 지난해 메이저대회에서는 변화가 눈에 띄었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고진영은 "꼭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라고 말했다. 대회에 스토리가 쌓였기에 나올 수 있는 우승 소감이다.

KB스타 챔피언십에서 연장전 끝에 정상에 오른 김해림은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해림 이전에 메이저대회 챔피언의 입에서 메이저 챔피언의 자부심이라는 용어가 나온 적은 거의 없었다.

메이저대회를 보는 선수들의 시각이 변하는 건 긍정적인 신호다.

이제 KLPGA투어는 메이저대회의 값어치를 높이고 보전하는 일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다.

더는 메이저대회가 늘어날 여지가 없다고 보면 5개 메이저대회의 내실을 다지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선수나 팬들이 메이저대회는 특별한 대회라고 여기게끔 대회 타이틀 스폰서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가장 손쉽게 메이저대회 반열에 오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이나 KLPGA투어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KLPGA 챔피언십이 더러 격이 낮은 코스를 전전하며 팬들의 관심 밖에서 치러진 사례는 KLPGA투어가 뼈아프게 여겨야 할 사안이다.

또 한가지 숙제는 메이저대회 일정을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일이다.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 한화금융클래식에 이어 세번째 메이저대회 KLPGA 챔피언십이 연달아 열린다. 게다가 KLPGA 챔피언십 다음 대회는 국내 최다 상금을 내건 메이저급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다. 3주 연속 메이저 또는 메이저급 대회가 이어진다.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은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2주 전에 열린다. 게다가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LPGA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과 맞닿아 있다.

시즌 첫번째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과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 한화금융 클래식 사이는 너무 떨어져 있다. 두 대회 사이에는 8개 대회가 치러진다.

이런 들쭉날쭉한 메이저대회 일정은 선수들의 집중력을 떨어트릴 뿐 아니라 팬들의 관심을 붙들어 매는 데도 불리하다.

메이저대회가 많아진 만큼 KLPGA투어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kho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09 05: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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