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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런닝맨·1박2일 사태로 본 예능가 '민낯'

피로↑·방송사-스타 위상 역전·공영방송 책임 실종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방송 3사를 대표하는 예능이 잇따라 홍역을 치렀다.

각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라 그 파장이 크지만, 방송사는 '광고'를 이유로 웬만한 고충은 대충 봉합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광고 침체기라 이들 대표 선수의 존재감이 더욱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어서다.

그러나 시청자와의 약속이라는 점, 청소년을 비롯해 온 가족이 애청하는 막강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방송 3사의 처사에는 문제가 있다. 더구나 케이블채널도 아닌, 지상파 방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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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무한도전'은 급정지…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피로 노출

'무한도전'은 잘 달리다가 지난달 갑자기 급정지했다. 그러더니 프로그램 정비를 위해서 7주가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은 지난달 28일부터 7주간 '무한도전'을 볼 수가 없다. '무한도전' 결방은 MBC노조의 파업 때 말고는 없었다. 가장 최근이 2012년 파업 때였다.

'무한도전'은 2005년 4월23일 '강력추천 토요일' 속 코너 '무모한 도전'으로 출발해 '무리한 도전' '무한도전-퀴즈의 달인'을 거쳐, 2006년 5월6일부터 단독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무한도전'이 파업이 아님에도 자체적으로 '결방'을 결정한 것은 방송 12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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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의 결방에 대해 예능가는 동병상련의 정을 느낀다. 버라이어티 예능프로그램이 매주 쉼 없이 달려나간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열성 팬들도 그 점을 어느 정도 '양해'하는 듯하다. 그간 김태호 PD가 수차례 '피로'를 호소하며 시즌제에 대한 희망을 밝힌 덕분이다.

하지만 지상파의 토요일 오후 6시25분 프라임타임은 시청자에게도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무한도전'이 이 시간 방송된다는 것은 시청자와의 약속이다.

가장 큰 문제는 '무한도전'의 7주 결방보다 '무한도전' 재방송으로 이 시간을 때우겠다는 발상이다.

7주를 쉬어도 새로운 프로그램을 보여준다면 편성의 묘를 발휘한다거나 편성의 실험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7주 중 3주는 새로운 프로그램 '사십춘기'가 방송된다.

하지만 나머지 4주는 '무한도전'의 재방송으로 채운다. 지상파 방송사의 직무유기다.

물론 MBC도 손해가 크다. 당장 '무한도전' 결방으로 최소 20억원의 광고 손실을 보게 됐다. 하지만 그것은 방송사의 사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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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런닝맨'은 종영 번복 촌극…방송사와 스타의 위상 역전

SBS TV '런닝맨'은 지난해 12월16일 난데없이 종영을 발표했다. 그야말로 '뜬금없는' 발표였다.

강호동을 새롭게 합류시키고 기존 멤버 중 김종국과 송지효가 빠지는 시즌2를 2017년 1월 선보이겠다고 발표한 게 불과 그 이틀 전이었다.

새로운 시즌 출범을 알린 날부터 프로그램 종영을 발표하기까지 사흘간 '런닝맨'이 온몸으로 보여준 게 있다.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방송사와 스타의 위상역전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김종국과 송지효는 자신들이 '런닝맨'에서 하차한다는 것을 "언론 보도로 알았다"면서 공개적으로 분개했고, 이에 화들짝 놀란 강호동이 다음날 SBS와 상의 없이 언론에 먼저 "'런닝맨'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발표해버렸다. SBS가 난리 난 것은 불문가지다.

결국 기존 멤버, 새 멤버에게 모두 신의를 잃은 '런닝맨' 제작진은 상황 수습에 실패한 채 프로그램의 막을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다시 없을 촌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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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11일 첫 방송 이후 7년을 달리면서 국내는 물론이고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얻은 '런닝맨'이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고 백기를 들어버린 꼴이었다.

그런데 거기가 끝이 아니다.

프로그램 종영을 발표한 후 멤버 하나하나씩 '종영 특집'을 마련해 방송하던 '런닝맨'은 지난달 24일 "현재 멤버 그대로 다시 달리겠다"고 발표했다. 한달 만에 종영을 번복한 것이다.

자사 대표 프로그램을 이렇게 어이없이 놓칠 수 없었던 SBS가 예능본부장 인사를 단행하는 등 전사적으로 '런닝맨' 살리기에 나선 결과다.

SBS 관계자는 "방송사가 스타들에게 완전히 굽힌 셈"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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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1박2일'은 사생활 물의 연예인 복귀…공영방송 책임 실종

KBS 2TV '1박2일'은 사생활로 물의를 일으켰던 가수 정준영을 지난달 은근슬쩍 복귀시켰다.

정준영은 지난해 9월 전 여자친구의 신체 일부를 촬영한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그는 '자숙'하겠다며 '1박2일'의 9월30일 녹화부터 빠졌다.

당연히 '하차'라고 생각했지만, 제작진은 그를 다시 불러들였다. 정준영은 지난달 6일 녹화에 참여함으로써 3개월 만에 '1박2일'에 복귀했다.

주말 프로그램 부동의 시청률 1위를 자랑하는 '1박2일'이다. 남녀노소가 본다는 의미이고, 특히 유치원, 초등학생들에게 인기다.

인터넷 댓글 부대의 상당수가 초등학생일 정도로 네티즌의 최저 연령선이 하향된 지 오래다. 정준영이 왜 '1박2일'에서 하차해야 했는지 아이들도 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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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KBS는 그 정준영을 복귀시켰다.

제작진은 "무혐의 처분 이후 최근 잇따라 정준영의 복귀에 대한 이슈가 생기자 복귀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시청자가 복귀를 원했다는 설명 같은데,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정준영이 없어도 '1박2일'은 잘 나갔다. 주말 예능 부동의 1위 프로그램이고, 절대 평가에서도 시청률 15~19%로 막강 경쟁력을 자랑했다.

음주운전, 도박을 한 연예인도 TV에 버젓이 복귀하는 마당에 '무혐의' 처분을 받은 정준영이 무슨 문제가 있느냐는 항변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정준영이 일으킨 '물의'는 '무혐의'라고 해서 없었던 일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공영방송 KBS 2TV다. 그의 사건이 떠들썩하게 인터넷을 장식하는 동안 청소년들이 받았을 영향을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

정준영이 구원투수라고 해도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을 판에, 잘 나가고 있는 프로그램에 굳이 그를 불러들인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

공공재인 지상파 방송에서, 더구나 공영방송에서 고작 3개월 '자숙'하고 왔다고 물의를 빚은 연예인을 최고 인기 프로그램에 복귀시킨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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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tt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09 08: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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