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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란 무엇인가"…이 어려운 물음에 답한 묵직한 철학서들

신간 '현대 철학 강의'·'하이데거'
"존재란 무엇인가"…이 어려운 물음에 답한 묵직한 철학서들 - 1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수천 년 동안 서양 철학자들이 명쾌한 정의를 내리고자 했던 주제 중 하나가 '존재'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저서 '형이상학'에서 존재하는 것에 대한 보편적인 진리를 탐구하고자 했다. 이후 토마스 아퀴나스가 기독교적 관점에서 존재론을 말했고, 헤겔도 '논리학'에서 존재를 설명하려고 시도했다.

영국 철학자인 로저 스크루턴이 쓴 '현대 철학 강의'는 존재를 비롯해 신, 진리, 영혼, 자유, 도덕 등 서양 철학의 주된 논제 31개에 관해 설명한 책이다. 영국에서는 1996년 처음 출간돼 버트런드 러셀의 '철학의 문제들' 이후 최고의 철학 개론서로 평가받았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철학에 '핵심' 물음들이 있다는 생각을 거부한다"고 썼듯, 이 책은 전통적인 철학서가 매달린 논리학, 인식론, 형이상학 외에도 언어철학, 수리철학, 미학까지 폭넓게 다뤘다.

예컨대 철학자들이 거의 주목하지 않았던 개념인 '상상'을 논제로 뽑은 뒤 인간과 동물을 구별해주는 주요한 요인이 상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상상과 창조적 예술의 연관성, 상상세계에서 나타나는 표상의 의미, 상상과 규범성 같은 문제에 대해 하나하나 서술한다.

또 '죽음'을 주제로 한 장에서는 죽음이 '나'의 종말은 아니라는 견해에 대한 반론을 살펴보고, 죽음이 아니라 '죽음의 부재'가 두려운 것이라는 현대 철학자 버나드 윌리엄스의 생각을 소개한다.

이어 생존이 치욕이나 비난으로 다가올 때면 자살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여긴 쇼펜하우어의 주장도 분석한다.

독자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주석을 달지 않고 풍부한 예시를 들었지만, 읽기가 만만치는 않다. 바다출판사. 주대중 옮김. 910쪽. 4만8천원.

스크루턴은 '현대 철학 강의'에서 '존재'를 논하면서 가장 악명 높은 책으로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꼽는다. 독일의 철학자인 하이데거의 사상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주제가 바로 '존재'다.

신간 '하이데거, 독일의 철학 거장과 그의 시대'는 독일 베를린자유대 철학과 명예교수인 뤼디거 자프란스키가 쓴 하이데거 평전이다.

하이데거는 가장 영향력 있는 현대 철학자로 불리지만 나치에 가입했다 탈퇴한 경력으로 인해 논쟁의 소지가 많은 인물이다. 저자는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설명하면서도 그의 정치적 과오를 회피하지는 않는다.

1889년 독일의 시골 마을인 메스키르히에서 태어난 하이데거는 본래 가톨릭 신학을 공부했다. 콘스탄츠의 신학생 기숙학교를 다녔고, 프라이부르크대에 진학해서도 신학을 공부했다.

의식에 부여되는 현상의 구조를 분석하는 현상학의 창시자 에드문트 후설에 이어 프라이부르크대 교수가 된 하이데거는 1933년 5월 이 대학 총장에 취임하면서 나치에 입당했다.

저자는 "하이데거에게 나치의 국가사회주의 혁명이란 신이 사라진 세계에서 별을 탄생시키려는 시도였다"면서 그가 철학적 이유로 정치적 선택을 했다고 강조한다.

하이데거는 나치와의 갈등으로 1934년 2월 총장직에서 물러났으나, 나치가 몰락한 뒤에도 비판에 시달렸다. 이에 대해 저자는 "그가 행한 일은 그에게 교훈이 됐고, 이후 그의 사상은 힘에의 의지에 의해 정신이 유혹당할 수 있다는 문제 주변을 맴돌기도 했다"고 말한다.

일평생 '존재'만을 사유의 대상으로 삼아온 하이데거는 과연 존재를 정의하는 데 성공했을까. 안타깝게도 하이데거는 존재를 규정될 수 없는 것, 정의될 수 없는 것이라고 결론 짓는다.

저자는 "하이데거라는 이름은 우리 세기 독일 정신사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장의 제목"이라며 "그의 죽음으로 인해 어느 철학의 길이 어둠으로 되돌아갔다"고 평가한다. 북캠퍼스. 박민수 옮김. 856쪽. 3만3천원.

psh5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08 14: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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