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예고된 인재] ①불티가 화마로…사람잡는 '실내 불꽃작업'

'수익·기한 맞추기에 급급' 화재 위험 외면하는 공사 현장
"안전규정 위반시 공사중단 등 강력제재…교육도 강화해야"

[※ 편집자 주 = 50여명의 사상자를 낸 화성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 상가 화재는 고질적인 '인재(人災)'였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망자 9명 등 69명의 사상자를 낸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이천물류창고 화재 참사에 이어 '판박이' 이번 사고가 일어남에 따라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은 여전히 달라진 게 없다는 탄식이 다시 나옵니다. 연합뉴스는 만성적인 안전불감증이 빚어내는 이 같은 '예고된 인재'가 왜 끊이지 않는지, 그 대안은 무엇인지 짚어보는 기획 기사 4꼭지를 송고합니다.]

66층 초고층 동탄 메타폴리스 화재 4명 사망
66층 초고층 동탄 메타폴리스 화재 4명 사망[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동탄 메타폴리스 상가와 고양종합터미널(2014년), 서이천물류창고(2008년) 화재는 모두 가연성 소재가 가득한실내에서 용접·용단 등 불꽃작업을 하다가 벌어진 참사라는 점에서 판박이다.

국민안전처 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이처럼 불꽃작업이 원인이 된 화재는 2014년 1천48건, 2015년 1천103건, 지난해 1천74건 등 매년 1천여 건씩 반복되고 있다. 그동안 발생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추산하는 것은 무의미할 지경이다.

그동안 판박이 사고가 되풀이되면서 이러한 인재를 막기 위한 법규도 한층 강화됐다.

산업안전보건법 241조(통풍 등이 충분하지 않은 장소에서의 용접)는 통풍이나 환기가 충분하지 않고 가연물이 있는 건축물 내부에서 용접·용단 등 불꽃작업을 할 경우 지켜야 할 사항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소화기구 비치, 용접불티 비산방지덮개나 용접방화포 등 불꽃작업으로 인해 불티가 튀는 것을 막는 조치 등이다.

대부분의 건설현장에 붙어있는 '산업현장 안전보건수칙 10계명'의 9번째 계명은 "금속의 용접·용단 등의 작업 시 인화성·폭발성 물질을 격리해야 한다"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이에 더해 화기작업허가서를 작성하고 불꽃작업이 끝날 때까지 화기감시자를 둬야 하며 불꽃작업이 진행될 때에는 불티 비산방지덮개 등과 함께 물통과 모래를 담은 양동이(건조사)를 추가로 배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용접보다 불꽃이 많이 튀는 용단에 쓰이는 산소절단기는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의해 위험물이 있어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돼 있다.

2014년 발생한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현장
2014년 발생한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현장[연합뉴스 자료사진]

반복되는 불꽃작업에 의한 화재는 대부분 이러한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현장에서는 안전규정이 지켜지지 않는 대표적인 이유로 비용을 꼽았다.

원청업체의 하도급이 2, 3단계 이상 이어지는 상황에서 불꽃작업을 진행하는 하도급 업체는 조금이라도 수익을 내려면 안전규정을 지키기 쉽지 않다는 얘기이다.

한 용접업체 관계자는 "규정을 지키려면 화기감시자 포함 2인 1조로 불꽃작업을 해야 하고 소화기에 각종 안전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대다수 영세한 업체들은 인건비 등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 규정을 위반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화기감시자는 불이 나는지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데도 일당이 보통 12만원 정도 한다"며 "대형 업체는 규정을 잘 지키고 영세 업체는 그런 부분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메타폴리스 상가 화재도 철거업체 측이 불티 비산방지덮개 등 화재 예방을 위한 조치 없이 불티가 주변에 옮겨붙으면 물로 끄면서 용단작업을 진행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리하게 공사기한을 맞추려다가 안전규정을 어기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산소절단기를 사용하지 말아야 할 폭발·화재 위험이 있는 곳에서 산소절단기가 계속 쓰이는 이유도 대체장비보다 작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쇠톱은 산소절단기보다 불티가 적게 나지만 작업시간이 오래 걸린다.

철거업체 관계자는 "하루하루가 돈인데 전기쇠톱을 쓰면 공정을 맞추기가 어려워 대부분의 현장에서 산소절단기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2008년 발생한 서이천물류창고 화재 현장
2008년 발생한 서이천물류창고 화재 현장[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더해 여전히 부족한 안전의식은 불티를 화마로 키우고 있다.

불이 난 메타폴리스 상가 내 옛 뽀로로파크는 유명 캐릭터 뽀로로(펭귄)가 사는 극지방을 연출하고자 스티로폼 등 가연성 소재 위주로 꾸며진 데다 당시 바닥에 합판, 우레탄 조각이 널려있는 등 가연성 소재가 가득했지만, 용단작업은 그대로 진행됐다.

고양종합터미널, 서이천물류창고 화재 역시 우레탄폼, 샌드위치패널 등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별다른 조치 없이 불꽃작업을 하다가 튄 불티가발단이 됐다.

대책으로는 강력한 규제와 꾸준한 안전교육 등이 꼽힌다.

한 중견 건설업체 안전팀장은 "안전규정 위반이 적발될 경우 개선하기까지 공사를 중단시키는 등 강한 페널티를 줘야 대형·영세 업체 가릴 것 없이 안전을 우선하게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 강승관 전무이사는 "외국은 용접자격증을 발급받은 사람들을 상대로 꾸준히 안전교육을 하고 최신 용접기를 다루는 법 등에 대해 재교육도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부분이 부족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불꽃작업은 장시간 진행되는 게 아니라 짧게 짧게 이뤄지기 때문에 현장에서 간혹 안전규정을 간과하는 것 같다"며 "그럼에도 안전은 최우선 가치여서 반드시 규정을 지켜야 하고 안전조치에 어느 정도의 비용이 수반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zorb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08 07:00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광고
AD(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산업/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연예ㆍ문화
세계
더보기
AD(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