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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사표 써" 직원에 폭언·폭행한 조합장의 '갑질' 횡포

"부부 사원 중 한 명은 떠나라" 자진 퇴사 강요하기도
노조 "폭행·협박·인권 유린, 부당노동행위 조합장 퇴진"

(춘천=연합뉴스) 이재현·박영서 기자 = # "내일이 (자녀) 돌잔치야? 다음에 해. 아주 패 죽일까. 너 내일 사표 써."

"갑질 조합장 사퇴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하라"
"갑질 조합장 사퇴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하라"(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7일 오후 강원 춘천시 중앙로 농협중앙회 강원지역본부 앞에서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 조합원 20여 명이 '노동자 폭행, 협박, 인권 유린 갑질 조합장 퇴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슈퍼 갑질 조합장은 사퇴하고, 농협중앙회는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2017.2.7
conanys@yna.co.kr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3시.

강원 춘천의 한 농협에 근무하는 A(37) 씨는 상관인 조합장 B 씨로부터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극심한 모멸감과 끔찍한 공포감을 느꼈다.

당시 A 씨는 B 조합장의 관용차를 운전하고 강원 고성에서 인제 방면 국도를 운행 중이었다.

고성에서 열린 강원 축산경진대회에 참석해 대낮에 술에 만취한 B 조합장은 A 씨가 운전하는 관용차 뒷좌석에서 20여 분간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퍼부었다.

'이튿날인 주말 하루만 관용차 운전을 쉬게 해 달라'는 A 씨의 요구가 화근이 됐다.

둘째 자녀의 돌잔치를 제때 하지 못해 가족들과 식사라도 하려던 A 씨는 이튿날에도 관용차를 운전해야 한다는 지시에 전전긍긍하다 어렵게 꺼낸 요구였다.

당초 A 씨는 해당 조합에서 채권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그런 그에게 B 조합장은 관용차 운전기사를 겸직하라는 구두 지시를 내렸다.

이후 두 달여간 상당수의 주말과 휴일을 반납한 채 각종 조합 행사와 조합원의 경조사에 참석하는 B 조합장을 위해 관용차를 운전해 온 A 씨였다.

'주말에 하루 쉬겠다'는 A 씨의 요구에 심기가 불편한 듯 폭언을 일삼던 B 조합장은 운전석까지 수차례 발로 찼다.

급기야 국도변 차를 세우게 한 B 조합장은 차에서 내린 A 씨를 주먹과 발로 폭행했다. 이어 만취 상태에서 직접 차량을 몰고 혼자 떠나버렸다.

국도에 홀로 남겨진 A 씨는 지인들에게 연락한 끝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B 조합장의 갑질 횡포를 고스란히 당할 수밖에 없었던 A 씨는 이 사건 이후 축협 산하 마트의 카트 관리 담당자로 인사 발령이 났다.

이뿐만 아니라 이 같은 참담한 일을 겪은 A 씨는 B 조합장의 목소리만 들어도 구토 증상을 보이고 퇴근 후에는 극심한 우울과 불면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B 조합장의 해명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너 사표 써" 직원에 폭언·폭행한 조합장의 '갑질' 횡포 - 2

# "부부 사원 중 한 명은 직장을 떠나라"

2015년 6월 초. 원주의 한 농협에 근무하던 C(31·여) 씨는 출산 휴가를 앞두고 해당 조합으로부터 퇴사 요구를 받았다.

남편이 같은 농협에 다닌다는 게 자진 퇴사 요구의 이유였다.

2011년 정규직 채용 시험을 통해 입사 후 누구 못지않게 성실히 근무한 C 씨로서는 부당한 요구였기에 이를 거부했다.

퇴사 요구는 출산 휴가 복귀를 앞두고 더 거세졌지만 버텼다.

은행 업무를 담당했던 C 씨는 결국 그해 10월 출산 휴가 복귀 전날 '정육 파트' 발령 지시가 내려졌다.

출산한 지 석 달 남짓한 C 씨에게 무거운 고기를 부위별로 해체하고 옮겨야 하는 정육 업무는 버겁고 눈물겨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를 묵묵히 견뎌낸 C 씨는 그해 12월 정기 발령에서 은행 관리 업무로 복귀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뿐이었다. 은행 창구는 5개였으나 발령이 난 직원은 C 씨를 포함해 6명이었다. 사실상의 '대기발령'이라는 것을 C 씨는 나중에야 알았다.

결국, C 씨는 어쩔 수 없이 지난해 1월 자진 퇴사했다.

이후 해당 조합의 노조 등이 C 씨 퇴사의 부당함을 제기하고서야 그해 3월 말 복직할 수 있었다.

이처럼 강원도 내 농·축협 조합장의 갑질 횡포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전국협동조합노조 강원지역본부는 7일 오후 농협중앙회 강원지역본부 앞에서 '갑질 조합장 퇴출 촉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관용차 운전 직원을 폭행·협박하고 인권을 유린한 B 조합장과 부부 사원 중 한 명의 퇴사를 종용한 원주 모 조합의 사례를 폭로하고 철저한 조사와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슈퍼 갑 조합장의 폭행과 협박, 인권 유린으로 노동자가 처참히 짓밟히는 사건이 났다"며 "피해 직원은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 농·축협 내에서 갑질 횡포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조합장에게 주어진 막강한 권한 때문"이라며 "조합장이 막강한 인사권을 휘두르는 사이 노동자들은 인사상 불이익 두려움에 심신이 피폐해 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B 조합장으로부터 폭행·폭언을 당한 A 씨를 피해자로 조사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전국협동조합노조는 이날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B 조합장에 대한 고발장을 고용노동부 강원지청에 제출한다.

jl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07 15:1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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