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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탐라국 입춘굿 단골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

"제주는 해방공간…젊은이들이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세상 올 것"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좋았지! 제주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죠."

얼굴 그리며 대화하는 박재동 화백
얼굴 그리며 대화하는 박재동 화백(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절기상 입춘인 지난 4일 한국을 대표하는 시사만화가인 박재동 화백이 2017 탐라국 입춘굿이 열린 제주목관아에서 무료로 얼굴을 그려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은 그림을 그리는 동안 대화하며 다양한 표정을 짓는 박 화백의 모습. 2017.2.7

한국을 대표하는 시사만화가인 박재동 화백은 지난 1999년 제주민예총이 탐라국 입춘굿을 복원해 처음 축제를 개최할 당시 행사에 오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캐리커처를 그려줄 수 있겠느냐는 제의를 받았을 때 아주 흔쾌히 수락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지만 묘하게 가깝게 느껴지는 곳이 제주"라 말하는 박 화백은 절기상 입춘만 되면 해마다 제주를 찾아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의 얼굴을 그려왔다.

그는 지난 4일 열린 2017 탐라국 입춘굿에서도 제주목관아 영주협당 마루에 작은 책상을 펴 놓고 앉아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의 얼굴 그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예년 같으면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을 테지만 몇 해 전부터 예약제로 미리 순번을 받기 시작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줄지어 오래 기다리는 일이 없어졌다.

오랜 시간 입춘굿을 찾아 무료 봉사를 하다 쌓은 노하우였다.

박 화백이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옆에서 보다 보면 자연스레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된다.

그는 앞에 앉은 사람과 아주 많은 대화를 하며 그림을 그린다.

직업이 무엇인지, 제주에는 어떻게 왔고 뭘 봤는지, 세상살이는 어떤지, 고민은 없는지 등 많은 질문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푸는 것이지!"

박 화백은 "누구 한 사람이라도 자신을 지지해주고 이해해주는 그런 사람 한 명만 있어도 살아갈 수 있지만, 주위에 그런 사람이 없으면 힘이 쭉 빠지게 된다"며 "제가 무슨 해답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위로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림을 후다닥 빨리 그려줄 수도 있지만,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 보이는 게 많아진다"며 "자연스레 그림에 정성을 들이게 되고 선 하나, 표정 하나에 그 사람의 스토리가 담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얼굴 그리며 대화하는 박재동 화백
얼굴 그리며 대화하는 박재동 화백(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절기상 입춘인 지난 4일 한국을 대표하는 시사만화가인 박재동 화백이 2017 탐라국 입춘굿이 열린 제주목관아에서 무료로 얼굴을 그려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17.2.7

이렇게 대화를 하며 그림을 그리다 보면 한 사람의 얼굴을 그릴 때 20∼30분이 걸리기도 한다.

입춘굿 축제장을 찾는 사람들은 앞으로도 계속 박 화백의 이야기가 담긴 자신의 얼굴 그림을 받아볼 수 있다.

박 화백은 "아! 지난 19년 동안 내가 딱 한 번 빠졌는데 그 한 번이 너무 뼈아프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내년에도 그 이후에도 반드시 제주를 찾겠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제주는 좋은 벗이 있고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해방'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는 "제주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해방감'"이라며 "과거 제주는 유배지, 감옥과 같은 갇힌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구속에서 벗어나 나만의 자유를 느낄 수 있는 해방의 공간이다. 제주에 오는 것만으로 설렌다"고 말했다.

이어 박 화백은 봄을 여는 입춘과 함께 희망 가득한 사회가 되는 올 한 해가 되길 바랐다.

그는 "올해는 우리 사회에 쌓인 많은 적폐가 청산돼 젊은 사람들이 나자빠지지 않는 세상, 그들이 '세상이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도록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bj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07 10:5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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