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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크루즈 육성 계획 발표날…호화 크루즈 출항 '펑크'

송고시간2017-02-06 18:30

업계 현실 반영 못 한 '탁상공론'…"가격 더 싸지고 홍보도 강화해야"

한국 찾은 크루즈선 [연합뉴스 자료 사진]
한국 찾은 크루즈선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정부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비해 크루즈산업 육성 계획을 대대적으로 발표한 6일 공교롭게도 인천을 모항으로 한 크루즈선 출항이 전격 취소됐다.

이번 크루즈선 출항 취소는 승객이 부족해 벌어진 일로 국내 항만을 동북아 크루즈 모항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 계획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허황된 전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해양수산부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비해 강원도 속초항에 10만t급 대형 크루즈 선박이 입항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는 내용의 '2017년 크루즈산업 육성 시행계획'을 이날 발표했다.

올해 크루즈 관광객 200만 명을 달성하고 내년까지 크루즈선 1천300회 입항을 유치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2018년에는 220만 명, 2020년에는 300만 명의 크루즈 관광객을 확보한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이는 최근 이웃 국가인 일본과 중국이 크루즈 시설을 대폭 확충해 본격적으로 관광객 유치에 나서자 '크루즈 시장'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우리 정부의 대응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2020년까지 관광객 5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항만 시설 정비 등에 나섰고, 중국 역시 2018년까지 상해 오송구 터미널의 선석(접안시설)을 늘리는 등 이미 크루즈 시장 확대에 적극적이다.

정부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크루즈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속초항에 10만t급 대형 크루즈 선박의 입항이 가능하도록 시설을 보강할 방침이다.

또 국내 항만에서 출항하는 외국 크루즈선사의 선박 출항 횟수를 총 10 항차에서 32항 차로 늘리고 국내 크루즈 여행사가 출시하는 상품을 6항 차에서 10항 차로 확대 개발한다는 것이다.

한국 찾은 크루즈선 [연합뉴스 자료 사진]
한국 찾은 크루즈선 [연합뉴스 자료 사진]

그러나 정부가 대대적인 크루즈 산업 육성 계획을 발표한 이 날 7일 인천항 임시 크루즈 전용부두에서 출항할 예정인 11만4천t급 크루즈선 '코스타세레나'호가 인천항에 입항하지 않았다.

국내 여행사인 투어컴크루즈가 코스타세레나호와 전세선 계약을 맺고 인천, 부산, 여수를 모항으로 국내 크루즈 여행객을 모집했다가 모객 부족으로 계약을 파기한 것이다.

투어컴크루즈가 크루즈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남은 잔금 10억원을 이날까지 납부하지 않자 코스타크루즈 측은 중국 상하이에서 인천으로 출발한 크루즈를 이날 공해 상에서 회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어컴크루즈는 한중일 3개국을 6박 7일과 5박 6일 등의 일정으로 2월 한 달간 4항차 크루즈선을 운항할 계획이었다.

여행사 측은 인천항만공사에 이날 보낸 공문에서 "모객 부족으로 인한 자금 유동성이 악화해 크루즈 선사와의 계약이 해제됐다"며 "전세 크루즈 운영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 승객이 모자라 크루즈 운영이 어렵다는 의미다.

이탈리아 선사인 코스타크루즈 소속인 코스타세레나호는 승객 3천780명과 승무원 1천100명을 한 번에 태울 수 있는 초대형 크루즈선이다.

투어컴크루즈는 승객 정원 3천700여명 중 1천900명만 모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어컴크루즈 대표는 이날 크루즈 고객 전체에게 발송한 문자 메시지에서 "한국을 출발하는 크루즈 승객 1만2천명을 모집하려 했지만 실패했다"며 "전액 환불하겠다"고 밝혔다.

크루즈 업계에서는 국내 항을 모항으로 한 정부의 육성 계획은 국내 여행 업계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시기적으로 이르다고 평가했다.

크루즈 업계 관계자는 "우리 국민들은 아직 크루즈 관광보다는 비행기를 타고 가서 여행을 즐기는 상품을 더 선호한다"며 "국내 항을 출발하는 크루즈가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상품 가격이 좀 더 떨어져야 하고 크루즈 홍보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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