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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된 제주 탐라국 입춘굿, 원형의 50% 불과"

내년 20회 재현 앞두고 과제 산적…"도 단위 축제로 키워야"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아직도 탐라국 입춘굿 복원은 과거 원형의 50%에 불과합니다."

탐라국 입춘굿
탐라국 입춘굿[연합뉴스 자료사진]

일제의 문화말살 정책으로 명맥이 끊긴 탐라국 입춘굿을 되살려 오늘에 이르게 한 민속학자 문무병(66) 박사는 지난 4일 조금은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1999년 입춘굿을 복원해 처음 축제를 개최할 당시 '겨우 20%만 복원됐을 뿐'이라며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그였다.

이후 탐라국 입춘굿은 올해까지 해를 거르지 않고 개최돼 내년이면 어느새 20회를 맞는다.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내실을 쌓아왔음에도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 남았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문 박사는 "(입춘굿은) 탐라국 건국부터 지금까지 2천년 가까이 이어온 축제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라 할 수 있다"며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천제(天祭)의 의미와 탐라의 풍요를 비는 국제(國祭)의 의미가 있는데 아직 두 의미를 완전히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제주성 안과 밖, 땅 농사, 바다 농사, 하늘 등 모두를 아우르는 제주도 전체의 축제였으며 단순히 2박3일간 짧게 하다 그치는 게 아니라 15일간 이어졌다"고 말했다.

낭쉐(나무로 만든 소)몰이 하는 참가자들
낭쉐(나무로 만든 소)몰이 하는 참가자들[연합뉴스 자료사진]

탐라국이 고려에 복속된 이후 그 위상은 낮아졌지만, 탐라왕에서부터 제주 온 백성이 함께했던 '국제'로서의 원형을 살려야 한다는 뜻이다.

1841년 조선 시대 이원조 제주목사가 쓴 '탐라록(耽羅錄)'을 보면 탐라국의 왕이 친경적전(親耕籍田·왕이 몸소 농사를 지으며 농업을 장려하던 풍속)과 더불어 풍년을 기원하며 치르던 의식에서부터 탐라굿 입춘굿이 비롯됐다고 밝히고 있다.

조선 시대에 들어서도 제주목 지방정부의 목사가 직접 주관하기도 했던 만큼 적어도 오늘날 탐라국 입춘굿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제주시'가 아닌 '제주도' 차원의 전도적인 행사로 규모를 키워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행정시 차원에서 열리는 탐라국 입춘굿의 사정은 열악하기만 하다.

제주시 원도심에서 열리는 유일한 전통축제인 탐라국 입춘굿은 제주들불축제 예산(11억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예산(1억원)으로 전통문화 계승은 물론 전 도민이 함께하는 도시축제 육성, 원도심 활성화를 꾀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아야 한다.

탐라의 봄
탐라의 봄[연합뉴스 자료사진]

더구나 지역상권 참여와 활성화를 위해 행사장인 '관덕정 광장 앞 차 없는 거리 조성'의 필요성이 줄곧 제기됐음에도 제주시와 제주도, 행정부서 간 엇박자로 인해 지난 3∼4일 열린 탐라국 입춘굿 본행사에서는 이뤄지지 못했다.

대신, 다음 달 열리는 들불축제 전야제가 올해 새롭게 관덕정 앞에서 치러지면서 해당 구간이 차 없는 거리로 조성된다.

관덕정 일대에서 20여㎞ 떨어진 새별오름에서 치러지는 들불축제의 경우 전야제 장소를 옮겨가며 '차 없는 거리' 첫 시도가 성사된 반면, 정작 관덕정 일대에서 본행사를 치르는 탐라국 입춘굿 행사는 외면받은 셈이 됐다.

이외에도 개선해야 할 점은 많다.

입춘 당일날 열리는 행사의 특성상 주말이 아닌 평일에 입춘굿을 치러야 하는 때에 대비해 관광객과 도민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올해처럼 절기상 입춘이 운 좋게 맞아 떨어져 행사가 주말에 열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때 입춘과 상관없이 행사를 주말로 옮겨 진행하기도 했지만, 전통 고유의 본질을 해친다는 이유로 다시 입춘 당일 치르는 것으로 재조정됐다.

탐라국 입춘굿
탐라국 입춘굿[연합뉴스 자료사진]

또한, 젊은 세대들에게 생소한 입춘굿의 의미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제주를 대표하는 독특한 전통문화로 계승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전통의 현대화라는 과제가 반드시 풀어야 한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제주 탐라국 입춘굿을 찾은 주미숙(45·여)씨는 "이번 기회를 통해 제주에는 아름다운 자연 외에도 독특한 문화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굿이라는 생소한 문화를 통해 올 한 해 소망을 기원하는 것 자체가 재밌었고 단돈 천원으로 제주 고기국수의 맛을 보고 다양한 체험을 할 기회가 많아 좋았다"며 축제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랐다.

강정효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탐라국 입춘굿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제주도 지정 최우수 또는 우수축제로 선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일정액의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것에 그쳤다. 행사의 성격을 고려한다면 제주도 전체를 아우르는 도 단위 축제가 돼야 한다"며 축제를 더욱 키우기 위한 행정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랐다.

재밌는 제주 입춘탈굿놀이
재밌는 제주 입춘탈굿놀이[연합뉴스 자료사진]

◇ 탐라국 입춘굿이란

입춘굿은 '신들의 고향' 제주 신들이 역할과 임무가 바뀌는 '신구간'(新舊間)이 끝나고 새로운 신들이 좌정하는 '새 철 드는 날'인 입춘에 민·관·무(巫)가 하나 되어 벌였던 축제다. 탐라시대부터 이어져 왔다는 입춘굿은 일제의 문화말살 정책으로 단절됐다가 민속학자 문무병 박사와 제주민예총의 노력으로 지난 1999년 복원됐다. 이후 해마다 제주시 목관아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입춘굿에서는 제주 유일의 탈춤문화인 입춘탈굿놀이 뿐만 아니라 민속놀이, 풍물, 민요 등 다양한 전통문화와 체험행사를 함께 접할 수 있다. 제주도 굿 본연의 신앙적 요소를 살림과 동시에 현대적 요소를 가미해 시민사회 화합과 풍요를 기원하는 도심형 전통문화축제다.

bj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06 09:2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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