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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安, '盧의 유산' 대연정 놓고 '정면충돌'…막오른 적통경쟁

野 경쟁구도 재편 흐름에 대세론 文-다크호스 安 본격승부
文 "與와 연정안돼, 속죄해야" vs 安 "확대된 연정이 나와 盧의 연정"
文 '촛불민심' 지지층 결집, 安 중도흡수 총력…내주 충청 혈투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노무현의 후예'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3일 이른바 '대연정론'을 두고 전선을 형성하며 정면충돌했다.

대세론을 굳히고 있는 문 전 대표가 여전히 멀찌감치 앞서고 있긴 하지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하차 후 충청 출신의 안 지사가 '다크호스'로 부상, 민주당 경선구도가 '문재인 대 안희정'의 대결로 재편될듯한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적통경쟁의 본격 개막을 알렸다.

지난달 22일 안 지사의 출마선언 당시 "우리는 원팀, 언제나 동지"(문 전 대표), "형제의 뺨을 때리는 것이라면 정치를 하지 않겠다"(안 지사)고 덕담을 주고 받던 두 사람이지만, 안 지사가 한국 갤럽 조사에서 처음으로 2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탄 상황에서 양보 없는 정면승부에 시동이 걸린 모양새이다.

이들이 처음으로 대치한 전선은 공교롭게 이들의 정치적 뿌리인 노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인 2006년 제안했다가 논란 끝에 좌절됐던 대연정론이었다. 상처와 회한이 담겨 있는 '노무현의 유산'을 둘러싼 논쟁이 10여 년 만에 적자들에 의해 재연되는 셈이다.

이번 논쟁은 두 사람의 시선이 향하고 있는 유권자층의 차이와도 무관치 않다. 문 전 대표가 여권과의 연정 불가를 천명, '촛불민심'으로 대변되는 전통적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면 안 지사는 여당과의 연정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중도층 등 반 전 총장의 지지층과 겹치는 중간지대 흡수에 나선 형국이다.

文-安, '盧의 유산' 대연정 놓고 '정면충돌'…막오른 적통경쟁 - 1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전임 정부와의 관계 설정 등을 놓고 중도적 입장을 취하며 문 전 대표와 차별화 행보를 보여온 안 지사는 전날 예비후보등록 후 현재의 야권내 분위기에서는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대연정을 화두로 꺼내 들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원내 다수파를 형성해서 그 다수파와 대연정을 꾸리는 것이 노무현 정부 때 구상한 헌법 실천 방안으로, 그 미완의 역사를 완성하겠다"고 했고, 이어진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새누리당도 연정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누구든 개혁과제에 합의한다면 구성할 수 있다"며 한걸음 더 나아갔다.

그러자 문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또는 바른정당과의 어떤 대연정에도 찬성하기 어렵다", "지금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과의 대연정을 말하는 것은 시기가 이르다"며 사실상 안 지사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실패와 국정농단·헌정유린 사태에 제대로 반성·성찰하고 국민께 속죄하는 기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각각 자신이 노 전 대통령의 '진의'를 계승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문 전 대표는 "과거 노 전 대통령이 제안한 대연정도 대연정 자체에 방점이 있었던 게 아니라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선거제도 개편 쪽에 방점이 있었다"며 "노 전 대통령은 나중에 그런 제안조차도 지지자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었다고 말하면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바 있다"고 했다.

반면 안 지사는 이날 안동 성균관 유도회 경북본부를 찾아 "국회에서 단순한 과반이 아니라 좀 더 확대한 연정을 하자는 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나의 연정 제안"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이러한 인식차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설 연휴를 기점으로 '지역·이념·세대를 뛰어넘는 통합형 대통령'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촛불민심이 요구하는 적폐청산이나 국가 대개혁 등에서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새누리당을 겨냥해 연정의 대상이 아닌 속죄를 할 정당이라고 규정한 것 역시 이런 생각의 연장선이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정치는 민심을 받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국정농단 책임세력과는 손을 잡을 수 없다"고 했다.

반면 안 지사 측은 대결 중심의 정치를 벗어나 협력에 기반을 둔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대연정을 주장하고 있다.

안 지사는 전날 간담회에서도 "어떤 정치세력이라도 경쟁할 수 있지만, 그 경쟁이 끝나면 언제나 단결할 것"이라며 "새로운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명령은 2002년 노무현 신드롬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야권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전통적인 지지층을 결집해 대세론을 안정적으로 궤도에 올려놓으려는 행보라면, 안 전 대표는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안겠다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누구의 입장이 공감을 얻느냐에 따라 '문재인 대세론'을 강화할 수도 있고, 안 지사의 추격에 촉매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문 전 대표는 내주 안 지사의 지역적 기반인 충청 방문을 예정하고 있어 양측의 중원 혈투는 다시 한 번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연정 논쟁에는 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과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까지 뛰어들면서 전선이 전체 대권레이스로 확대될 조짐도 감지된다.

이 시장은 안 지사의 '대연정' 입장이 나오자 "청산할 적폐세력과 대연정이라니 이건 아니다. 대연정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불가론을 폈다.

반면 남 지사는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사실은 제가 지금 경기도에서 하는 일이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늘 주장해 왔던 것"이라고 했다.

文-安, '盧의 유산' 대연정 놓고 '정면충돌'…막오른 적통경쟁 - 2

hysup@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03 18:1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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