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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입맛 찾아주는 저는, 봄동입니다"

입춘 앞둔 전남 진도군 고군면 봄동 배추 수확 한창

(진도=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겨울 햇볕이 제법 따뜻합니다. 삼겹살을 봄동에 싸서 한입 가득 베어 물면 아련하게 풍기는 봄 냄새가 싱그러운 날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봄동입니다. 남도의 끝자락 진도에서 차가운 해풍과 서리를 맞고 자랐지요.

봄동 수확 현장
봄동 수확 현장

진도는 육지와 달리 땅의 온도가 3도 정도 높답니다. 그래서 눈이 많이 내려도 금방 녹아 저처럼 겨울에 자라는 채소들에는 천혜의 고장이지요.

노지에서 월동해 잎이 오므라들지 못하고 펼쳐진 상태의 배추를 말하는 저 봄동.

진도에서만 일부러 저를 키우는 농가가 370개에 면적도 170ha에 이릅니다.

올겨울에 6천120t이 생산돼 18억원을 벌었다지요.

한겨울에도 만날 수 있는 봄동은 봄의 길목에서 더 진가를 발휘한답니다.

고소한 참기름을 살살 뿌리고 고춧가루와 야채를 넣어 비벼 만든 봄동 겉절이는 겨우내 잃어버린 미각을 찾아줍니다.

어디 겉절이뿐인가요? 맑은 물에 흙만 씻어내 삼겹살이나 데친 오징어에 싸먹어도 맛이 좋답니다.

아삭아삭한 식감에 다디단 저는 어디에 좋을까요?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보시면 봄동은 열량이 낮고 섬유질이 풍부해 다이어트 효과에 좋다고 합니다.

비타민과 칼슘, 인이 풍부해서 빈혈 예방에도 좋고 동맥경화증도 막아준다네요.

올겨울 저희를 자식처럼 키워주신 홍영래(62)씨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봄동을 자랑합니다.

"진도에서 자라는 봄동은 뿌리 힘이 세서 생명력이 좋습니다 겨우내 눈이나 서리를 맞고 자라 맛도 좋구요 무엇보다 무농약으로 키워 데치지 않고 그냥 먹어도 좋답니다"

홍씨를 거들던 마을 주민도 저희가 잘 팔려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올해 74살이지만 여전히 친구들과 저희를 만나러 오신 박강심 할머니도 한마디 거드네요.

"새복(새벽)부터 나와 추워도 친구랑 일항께 재밌어 겨울에 봄동을 캐믄 못해도 200만∼300만원은 벌수 있응께 맨날 나오제 요걸로 손주(손자) 용돈도 주고, 만난 것도 사 묵고 봄동이 효자여, 효자"

네, 제가 효자네요. 내일이면 벌써 입춘(立春)입니다. 오늘 저녁은 삼겹살에 봄동쌈 어떠세요? 봄이니까요.

<※이 기사는 전남 진도군 고군면의 봄동 수확 현장에서 농민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봄동'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기사입니다>

minu21@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03 14:3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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