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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이매진] "음악은 춤의 하느님"

(서울=연합뉴스) 명작 뮤지컬 영화인 '사운드 오브 뮤직'에는 그 유명한 '도레미 송'과 함께 '에델바이스'가 나온다. 에델바이스는 왈츠 무곡이다. 우아하게 율동하는 춤이자 음악이다.

"Edelweiss, edelweiss. Every morning, you greet me.

Small and white, clean and bright. You look happy to meet me.

Blossom of snow, may you bloom and grow, bloom and grow forever.

Edelweiss, edelweiss. Bless my homeland forever."

폰 트라프 대령(크리스토퍼 플러머 扮)이 기타를 뜯으면서 마리아 수녀 (줄리 앤드루스)를 향해 읊조리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왈츠 무곡 '에델바이스'. 그윽한 유혹의 눈길이 대령 약혼녀의 시선과 절묘하게 교차한다. 장면이 바뀌면서 노래는 무도회장에서 왈츠 댄스 배경음악이 된다. 자그마한 '눈꽃송이'로 피어나 맑고 밝은 에델바이스 꽃을 서정적으로 노래한 시어의 행렬이다. 말미는 "내 조국을 영원히 축복해다오"라는 애국적 헌사로 장식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엄혹한 치하에서도 알프스 산록을 배경으로 춤과 음악이 뮤지컬 영화로 버무려졌다. 감명이 깊을 수밖에 없다. 노래 내용이 영혼과 뼈대를 이루고 춤이 육신과 패션으로 피어났다. 스토리 구성도 탄탄하다.

영화 '바람의 전설'에 나오는 춤 장면
영화 '바람의 전설'에 나오는 춤 장면

에델바이스는 한국의 대표적 춤 영화 '바람의 전설'에 차용됐다. 인상적인 피날레 부분이다. 주인공 '제비 풍식'으로 분한 이성재가 아들을 보러 유치원 학예회에 가는 길이다. 뜻밖에 상봉하게 되는 예전 파트너의 청을 받아 왈츠를 춘다. 유치원 안에서는 아이들이 마침 에델바이스를 합창한다. 이 곡이 창밖의 맨땅에서 중년 남녀 한 쌍이 손을 맞잡아 돌고 도는 춤과 어울린다.

왈츠 무곡 하면 아무래도 외래 음악이 많다. '문 리버' '패시내이션(매혹)' '체인징 파트너스' 등등. 한국적 정서에 잘 맞는 왈츠풍의 우리 노래도 물론 없지는 않다. 성악가 김동규가 유행시킨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부터 요즘 계절에 어울리는 심수봉의 '겨울 나그네' 등을 꼽을 수 있다.

슬로 폭스트롯 '포 유(FOR YOU)'를 보자.

"I would gather stars our of the blue, for you, for you.

I would make a string of pearls out of the dew, for you, for you.

Over the highway and over the street.

Carpets of clover, I’ll lay at your feet.

There’s nothing in this world I wouldn’t do for you, just for you."

"그대 위해서라면 하늘에서 별들을 따오겠노라.

이슬방울을 엮어 진주 목걸이도 만들고.

고속도로 위에 클로버 카펫을 깔아 그대가 걷도록 해주고.

그대만을 위해서라면 이 세상에 불가능한 일이 없어요."

진하고 순수한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당신'은 물론 남녀 이성 파트너를 향한 호칭이다. 하지만 에델바이스처럼 '조국'을 향한 애국심으로 주제를 확대하여 해석해도 무방할 것 같다. 왕년의 톱가수이자 뮤지컬 배우 프랭크 시내트라가 1950년대에 불러 히트한 곡이다. 60여 년이 지났어도 폭스트롯 춤곡으로 무도장에 종종 흐른다. 대개 슬로 템포의 무곡이지만 이 작품은 제법 박력도 있다. 인기가 여전한 이유다. 예술은 역시 인생보다 길다.

영화 '타이타닉(1988)' 하면 먼저 어떤 장면이 뇌리에 떠오르는가. 한밤 항해 중 유빙에 충돌, 침몰하는 당대 최고 호화판 크루즈 유람선의 참상을 제외하고 말이다. 뱃머리 난간에서 케이트 윈즐릿(로즈 역)이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잭 역)에게 백허그 자세로 안겨 양팔을 벌리고 서 있는 모습이 아닐까. 이 순간 배경에 깔려 흐르는 곡이 셀린 디옹의 '마이 하트 윌 고 온(My Heart Will Go On)'이다. '사랑의 춤'이라는 라틴댄스 룸바에 제격이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매료돼 음악 전체를 그대로 영화의 해당 장면에 삽입, 톡톡히 효과를 봤다. 그해 아카데미상 주제가상을 받는다.

탱고든 노래든 '라 쿰파르시타'를 꼽는 동호인이 많다. 가장행렬 현장을 노래와 춤으로 박진감 있게 구사한 무곡이다. 102년 전인 1915년, 우루과이의 마토스 로드리게스가 작곡했다. 국제대회의 댄스스포츠 10종목 가운데 (콘티넨털) 탱고의 전신으로 아르헨티나 선창가에서 태동한 오리지널 탱고가 있다. 대개 희미한 불빛 아래 남녀 파트너가 거의 이마를 맞대고 A자형으로 다소 느끼하게 춤춘다.

독보적인 반도네온과 콘트라베이스 등의 반주를 배경으로 남녀 쌍쌍이 그룹 쇼 댄스 무대에 고혹적인 춤사위로 자주 오른다. 거장 아스트로 피아졸라의 누에보 탱고는 예술성이 뛰어나다. 록산느, 리베로탱고 등 명곡은 오케스트라 악단이 종종 연주할 정도다. 작곡가 요한 슈트라우스의 비엔나 왈츠가 유명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신년 음악-무도회에 단골 레퍼토리로 오르는 것과 비슷하다.

[사진제공=한국프로댄스평의회]
[사진제공=한국프로댄스평의회]

정규 댄스스포츠 10종목 가운데 왈츠는 4분의 3박자다. '쿵 짝 짝'의 반복 리듬이다. 첫 박자에 음악적 강세가 있다. 비엔나 왈츠는 (슬로) 왈츠와 같이 4분의 3박자이지만 왈츠보다 2배 빠르다. 탱고는 4분의 2박자다. '쿵 쿵' 또는 '쿵 짝'으로 박자마다 강세가 있다. 실제 노래는 8분음표를 많이 사용한다. 탱고 음악은 스타카토가 있어 찾기 쉽다.

(슬로) 폭스트롯과 퀵스텝은 4분의 4박자다. 느리거나 빠른 템포로 구별한다. 라틴댄스 룸바, 차차차, 자이브도 모두 4분의 4박자다. 빠르기가 다르다. ‘쿵 짝 쿵 짝'의 빠른 리듬이면 모두 자이브에 적합하다. 기본 리듬이 같지만, 룸바는 잘 들어보면 '쿵자자 짝짝 쿵짝 쿵짝' 리듬이 반복된다. 룸바보다 빠르고 간결한 차차차는 '쿵 짝 쿵 짜 짜' 연결음이 반복해 들린다.

삼바 음악은 2분의 2박자다. 브라질 민속악기 특유의 '말발굽 소리' 리듬과 남미풍 열정이 흠뻑 느껴진다. '투스텝' 의미의 파소도블레는 역동적인 행진곡풍이다. 스페인 투우경기를 형상화했기 때문이다.

댄스스포츠 종주국은 영국이다. 런던의 전문가들이 골라 편집한다는 무곡 앨범에 한국인 뮤지션의 작품도 제법 오른다.
박진영의 '힛 더 하이트(정점을 찍어라)'는 경쾌하고 빠른 템포다. 무대를 뛰고 내달리는 '퀵스텝' 무곡이다. 영국의 '월드와이드 뮤직' 회사가 편집 배포하는 '볼룸 댄스' 앨범에 올라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평권이 2003년 작곡해 발표한 왈츠 'SAD ROMANCE'도 수록됐다.

박효 서울시댄스스포츠연맹 회장은 "음악은 댄스에서 하느님"이라고 말한다. 음악이 먼저이고 댄스 스텝이 다음이다. 잘된 춤은 하늘(음악)과 땅(율동), 천지의 조화라는 얘기다. 런던에 가면 박 회장은 월드와이드 뮤직의 스티브 대표가 세계 최고의 '블랙풀 댄스스포츠 챔피언십' 행사장으로 안내해준다고 자랑한다.

노래 없이는 춤도 없다. 일심동체라는 얘기다. 춤 하나만 있다면 영혼 없는 육체만의 동작이다. 무곡에서 춤을 빼고 노래만 있다면 육신 없는 유령의 율동으로 봐도 된다. 댄스스포츠 애호가 김상림 씨는 "댄스에서 음악은 바늘과 실의 관계 아니냐"라고 반문한다. 콘텐츠(노래, 영혼)를 컨테이너(춤, 육체)에 제대로 담아 연기·연출해 내야 영육이 혼연일체로 생동하는 댄스스포츠가 된다. [채삼석 문화칼럼니스트]

※ 이 글은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7년 2월호 [쉘 위 댄스] 코너에서 전재합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11 08:0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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