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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심상찮은 미국의 대북 강경 기류

(서울=연합뉴스) 미국의 대북 강경 기류가 심상치 않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는 31일(현지시간) '북한 위협 대응, 정책 대안 검토 청문회'를 열었다. 상원 외교위가 각료 인준청문회를 빼고 올해 처음 연 청문회다. 그만큼 미국 정치권이 북핵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인 것 같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유엔 중심의 대북 제재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을 보였다. 공화당 소속의 밥 코커(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은 "북한의 위협은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라면서 "그동안 강력한 제재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고 우리는 이미 제재로는 바꿀 수 없는 항로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문 형식을 빌어, 북한 체제를 전복시키거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선제 타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 대북 강경대응을 주문했다.

미 상원의 이런 기류와 관련해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핵 문제의 시급성, 위급성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 시험발사를 위협하자 미국 내 불안감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실제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ICBM 발사 준비가 '마감 단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강경파 위주로 외교·안보 진용을 꾸린 트럼프 행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우려에 대해 '과거 정부와 다른 방식'으로 대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27일 이에 대한 정책 검토를 지시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북핵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거칠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2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해 주목된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한미 공조에 기초한 북핵 위협 대처,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 등에 대해 인식을 공유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매티스 장관은 3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한 뒤 일본으로 향한다. 매티스 장관의 이번 방한은 또 한미연합훈련을 한 달가량 앞두고 이뤄졌다. 트럼프 정부를 겨냥해 계속 ICBM 카드를 만지작거린 북한이 이번 훈련에 맞춰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미국의 대북 강경기류는 북한의 도발을 막는 억지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모험주의와 '강 대 강'으로 충돌하면 뜻밖의 사태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매티스 장관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대미 대화채널을 더 넓게 열어야 할 것이다. 미국이 대북 정책의 검토 단계부터 우리 측과 협의하도록 하면 가장 바람직하다. 그렇게까지 못하더라도 미국이 우리 측과 조율을 거치지 않고 대북 강경조치를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곤란하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02 20:3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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