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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야 하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고전'…어떻게 읽을까

송고시간2017-02-02 17:19

'치유적 고전 서사의 발견'· '인문고전 공부법'

읽어야 하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고전'…어떻게 읽을까 - 1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몇 년 전부터 인문학 열풍이 불면서 고전 읽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인문학 진흥 정책의 하나로 고교 교육과정에 '고전 읽기' 같은 과목을 선택과목으로 신설할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고전이란 누구나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하면서도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라는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고전 읽기는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고전 읽기의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 책이 나란히 나왔다.

이화여대 국문과 김수연 교수가 쓴 '치유적 고전 서사의 발견'은 '고전 리딩 레시피'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이 책은 독특하게 문학치료학의 관점에서 고전 읽기를 제안한다. 독자가 고전 속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상황과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위안과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는 접근 방식이다.

예를 들어 고교 문학교과서에도 실린 김시습의 한문소설 '이생규장전'(李生窺牆傳)에서 주인공 '이생'과 '최랑'은 만남과 이별을 반복한다. 부모의 반대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은 홍건적의 난 때 이별하게 된다. 도적에게 죽임을 당한 최랑은 잠시 환신(幻身)해 다시 이생과 연을 맺지만 3년 후 저승으로 돌아가며 또 한 번의 이별을 한다.

대개 이 작품은 행복(만남)과 불행(이별)이 반복되는 구조 속에 죽음도 초월한 사랑, 유불선 사상이 혼재된 작품이라는 식으로 설명된다.

그러나 저자는 '만남과 이별의 반복'에서 '만남과 이별'이 아닌 '반복'에 방점을 두고 작품을 살핀다. 이런 관점에서 이생규장전을 읽으면 지금의 비극이 곧 다시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되고 현재의 아픔을 에너지 삼아 다시 극복하는 상상이 가능해진다는 것. 그런 상상은 현실의 고난에 겁먹고 쓰러지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식의 해석도 가능하다.

저자는 이런 식으로 '최고운전'에서 다문화 시대 편견과 이방인에 대한 차별을 없애는 방법을 읽어내는 등 '금방울전', '운영전', '주생전' 등 고전 소설과 '호랑이와 곶감' 같은 고전 설화까지 우리 고전 읽기를 시도한다. 이화여대 출판문화원. 420쪽. 2만8천원.

쉬번(徐賁) 미국 세인트메리스 칼리지 영문과 교수는 '인문고전 공부법'(중앙북스 펴냄)에서 20여 년간 미국대학에서 인문교육을 담당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인문고전 공부법을 소개한다.

쉬 교수는 고전 읽기에 대해 교육과 훈련의 결과인 만큼 선천적으로 타고나거나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며 명확한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다른 기술처럼 읽기에서도 학생마다 이해 능력에 차이가 있는 만큼 학생들이 어떤 배경지식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함을 강조한다.

원문에 충실한 읽기만이 중요한 것도 아니다. 해석 자체는 원문에 기반을 둬야 하지만 본래의 의미를 파악한 뒤에는 저자의 의도를 존중하며 '창조적 오독'을 통해 원문에 없거나 원문을 초월한 의미를 읽어내는 것 역시 중요하다.

예를 들어 플루타르코스의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읽을 때는 플루타르코스가 전기 작가인가, 역사학자인가 하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물론 답은 없다.

그러나 역사학자의 주안점과 전기 작가의 주안점은 다를 수 있고 전기는 역사에 가까운가, 문학에 가까운가 하는 질문 등을 던지고 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자유로운 사고와 독립적 판단이 가능하다고 책은 이야기한다.

강란 옮김. 452쪽. 1만8천500원.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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