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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이유로 위층 집주인 살해한 30대 '징역 30년'

송고시간2017-02-02 11:22

재판부 "층간소음 없었고, 피고인 주장 '조현병'도 영향 없어"

'층간소음' 이유로 위층 집주인 살해한 30대 '징역 30년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층간소음'을 이유로 아파트 위층에 사는 집주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34살 김 모 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범행 4개월 전부터 흉기를 미리 준비하는 등 용의주도한 모습을 보였고 범행 직후 해외 밀항을 계획했다"면서 "사건 당시 층간소음이 발생할 상황이 아니었고, 김 씨 측이 주장한 심신미약도 이 사건 범행과 관련이 없다"며 중형 선고이유를 밝혔습니다. 김 씨는 지난해 7월 2일 오후 5시 50분께 자신의 아파트 위층에 사는 67살 A씨 집에 무단으로 들어가 A씨 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러 부인을 숨지게 하고 A씨를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습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41(기사문의) 4409(제보), 카톡/라인 jebo23

(성남=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층간소음'을 이유로 아파트 위층에 사는 집주인을 살해한 30대가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홍순욱)는 2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34)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지난해 유치장을 나서는 김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유치장을 나서는 김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씨는 지난해 7월 2일 오후 5시 50분께 자신의 아파트 위층인 21층 A(67)씨 집에 무단으로 들어가 A씨 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러 A씨 부인(66·여)을 숨지게 하고 A씨를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범행 넉 달 전 층간소음 원인을 찾겠다며 A씨 부부 집에 올라가 집 안을 한차례 둘러봤다.

범행이 발생하기 1년 전 아들 내외와 해당 아파트로 이사 온 A씨 부부는 김씨의 층간소음 주장에 식탁 다리 밑에 테니스공을 끼우는가 하면, 청소기를 돌리는 대신 걸레질을 하며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A씨는 여전히 소음이 들린다고 생각, 서울의 한 쇼핑센터에서 화재감지기 형태 몰래카메라를 구매한 뒤 A씨 부부 집 복도 천장에 설치,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아내서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후 아파트 밖으로 나서는 피고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범행후 아파트 밖으로 나서는 피고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에 넘겨진 김씨는 "안과 질환으로 빛에 예민해지면서 집안 생활만 하다 보니 과민성 방광염이 생길 정도로 극도로 예민해졌고, 어머니까지 암 판정을 받아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지난해 8월 1차 공판에서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치료감호소는 지난해 12월 "피고인은 정신의학적으로 망상, 환청, 현실적 판단 저하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조현병으로 보이며 범행 당시 의사결정능력이 저하된 심신미약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여러 정황 증거를 토대로 당시 층간소음이 발생할 상황이 아니었고, 김씨 측이 주장한 심신미약은 이 사건 범행과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 부부는 자녀가 없는 아들 부부와 거주했고, 아파트도 소음이 될만한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아 당시 심한 층간소음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피고인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층간소음이 심하지 않았는데도 돌연히 범행을 결심,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했다"고 설명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원지법 성남지원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어 "피고인은 범행 당시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다고 주장하나 범행 4개월 전부터 흉기를 미리 준비하는 등 용의주도한 모습을 보였고 범행 직후 해외 밀항을 계획했다"면서 "법정에 선 이후 반성문을 작성하고 자신의 부모님에 대한 죄송스러움을 여러 차례 표현하는 등 이 범행이 초래할 중대한 결과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범행은 위층 소음에 민감하게 반응하다 저지른 감정적인 결과물일 뿐 조현병의 주된 증상인 망상과 환청 등에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씨의 범행으로 수십 년간 지속한 A씨 부부의 결혼생활이 송두리째 빼앗겼으며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피해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죄책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다만 "피고인이 안구건조증과 과민성 방광염 등으로 극도로 스트레스받는 상황에서 층간소음에 집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고, 범행을 반성하고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법정을 찾은 A씨 부부의 유족은 "재판부가 피고인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면서 "피고인은 아무런 목적 없이 범행을 저지른 것일 뿐, 조현병이나 층간소음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하고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청구했다.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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