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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묻다] 직장암 수술 후 삶의 질, '배변기능'에 달렸다

환자 상태별로 항암치료·직장절제술·로봇수술·내시경술 선택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인규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 대장암은 최근 발생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암이다.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10만명당 대장암 발생률은 2003년 27.7명에서 2013년 35.2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남성의 경우 위암에 이어 두 번째로 걸리기 쉬운 암이며, 여성은 갑상선암, 유방암 다음으로 발생이 많다.

흔히 대장암은 항문부터 복막(腹膜) 뒤쪽에 있는 직장과 나머지 결장에 생기는 암을 통칭해 부른다.

2013년 기준 결장암과 직장암의 발생자 수는 각각 1만5천485명, 1만2천133명으로 비슷한 비율을 보인다. 하지만 결장암과 직장암은 치료방법이 전혀 다르고, 환자가 느끼는 불편함과 공포감의 차이도 크다. 그런 차이의 중심에는 항문이 있다. 우리 몸에서 가장 천대받는 신체기관을 묻는다면 아마도 제일 더러운 곳으로 여겨지는 항문이 꼽힐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것을 없앤다고 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직장은 대변을 모았다가 배출하기 전 대기하는 역할을 한다. 배변 운동을 통제하는 곳은 항문이다. 정확하게는 항문조임근이다. 직장이 없다면 대변을 모으는 기능이 없어 배변 횟수가 잦아질 수밖에 없다.

직장암이 항문조임근까지 퍼진 경우에는 항문조임근을 함께 제거해야 하므로 항문을 살리더라도 배변을 통제하는 기능을 잃게 된다. 항문을 살리는 의미가 없는 셈이다.

특히 직장은 뼈로 둘러싸인 좁은 골반 안에 있고 주변에는 성기능과 배뇨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들이 분포하기 때문에 여러 기능을 보존하면서 암을 완벽하게 제거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직장암 치료법 중 하나인 항문 경유 내시경미세절제술.
직장암 치료법 중 하나인 항문 경유 내시경미세절제술.[서울성모병원 제공=연합뉴스]

따라서 직장암의 치료는 다른 암과 달리 암의 완전 절제뿐만 아니라 항문의 기능을 살리는 노력이 핵심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항암화학방사선치료, 조임근간 직장절제술, 로봇수술, 항문 경유 내시경미세절제술 등을 선택해 치료가 진행된다. 항암화학방사선치료는 수술 전 항암 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를 함으로써 우선 암의 크기를 작게 만드는 방식이다. 원칙적으로 암이 항문조임근까지 퍼졌거나 조임근에 근접한 경우 항문까지 완전히 절제해야 하지만, 항문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수술 전 2~5주간 항암화학방사선치료를 한 뒤 6~10주간 암 크기가 작아지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 치료법은 암의 재발률을 줄이고 항문 보존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흔히 사용된다. 치료 효과도 좋아 최근에는 항암화학방사선으로 암이 완전히 없어진 경우 수술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하자는 주장도 있다.

항문에서 2~5㎝ 떨어진 곳에 있는 생긴 직장암은 조임근간 직장절제술로 치료한다. 항문조임근의 일부만을 잘라내 항문의 기능을 어느 정도 보존하면서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이다. 과거 항문을 완전히 제거했던 복회음절제술의 대체법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항문 기능을 보존하더라도 대변을 모았다가 배출하는 직장 기능은 살릴 수 없거나 괄약근 기능이 떨어져 변실금이 생기는 문제가 있다.

초기 암은 항문으로 복강경 기구를 넣어 직장암이 생긴 부위를 포함한 직장 전 층(점막층·점막하층·근육층)과 일부 림프절을 절제하고 봉합하는 '항문 경유 내시경 미세절제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수술법은 초기 암이 아니면 할 수 없어 수술 전 정확하게 병기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봇수술은 최근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수술법이다. 직장암 수술은 좁은 골반 안에 있는 성기능과 배변기능 등을 최대한 보전하는 게 관건인데, 로봇수술을 하면 수술기구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은 물론 3D 화면과 확대 기능이 있어 신경을 보존하고 암을 완벽하게 제거하는 정밀한 수술이 가능한 이점이 있다. 그러나 비용 대비 장점에는 아직 논란이 있다.

직장을 제거하고 나서 배변조절 기능이 약해지고 배변이 잦다면 식이조절이 필수다. 배변을 덩어리지게 하는 목적으로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과 지사제가 권장된다. 기름기나 조미료가 적은 음식도 장운동이 증가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 항문조임근을 강화하는 케겔 운동, 바이오피드백 훈련, 항문의 자극과 염증을 줄이는 좌욕 등도 함께하는 것이 좋다.

항문을 대체하는 완벽한 방법은 아직 없다. 하지만 기능이 많이 떨어진 항문보다는 인공항문(장루)이 삶의 질과 종양학적인 면에서 뛰어나다는 연구 보고가 많다. 또 최근에는 장루 관리법이 많이 발전해 장루가 있더라도 많은 환자가 일상생활에 큰 문제 없이 지내고 있다.

우리 몸은 어느 한구석 중요하지 않은 곳이 없다. 더군다나 배변은 삶의 질과 직결되기 때문에 암 수술 시 항문 보존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학과 과학기술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항문을 완전히 살리면서 암도 완치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

이인규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이인규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서울성모병원 제공=연합뉴스]

◇ 이인규 교수는 1995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한 뒤 동 대학에서 외과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밴더빌트-잉그램 암센터에서 연수하면서 '대장암 전이 미세환경 및 복막전이'를 주제로 연구했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교수는 대한대장항문학회, 대한암학회, 대한외과종양학회, 대한외과대사영양학회, 한국정맥경장영양학회를 비롯해 다수의 국제학술대회에서 학술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국내외 유수 학회와 기관에서 학술상과 표창을 받았다. 전문 분야는 대장암의 로봇수술·항문 경유 내시경 미세절제술, 복막전이 치료, 게실염이다.

bi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01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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