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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여야 넘나든 '1차 접촉' 일단락…빅텐트 언제 세우나

송고시간2017-01-30 19:44

손학규·김무성·박지원 등과 연쇄회동…潘측 "한 번씩 더 만날 것"

범여권 인사들과는 협력공감대…야권은 대체로 견제

오세훈 캠프 합류로 가닥 잡힐 듯…권영세도 潘 돕기로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설 연휴 전후로 여야 유력 정치인을 연쇄 접촉하고 주중 공식적인 캠프 구성에 나서는 등 '정치인 반기문' 행보를 가속하고 있다.

특히 반 전 총장은 분권형 개헌과 패권주의 청산을 골자로 한 정치교체를 기치로 내건 데 이어 앞으로 제3지대의 세력 구축 및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어서 정치적 보폭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까지 반 전 총장이 만난 인사들을 두루 살펴보면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합종연횡'을 방불케 한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와 회동했다. 전날에는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을 만났고,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도 통화해 "조만간 보자"고 했다.

지난 27일에는 손학규 국민통합주권회의 의장을, 24일과 26일에는 각각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김형오·박관용 전 국회의장을 면담했다.

앞서 21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바른정당 오세훈 최고위원과 회동했다.

또 23일에는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의 요청으로 이들과 면담했고, 25일에는 새누리당·바른정당 의원들이 초청한 국회 간담회에 참석했다.

지난 20일 "조만간 정치 지도자들을 일정을 잡아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힌 직후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주로 독대 형태로 여야 정치인들을 접촉한 것이다.

반 전 총장이 만난 인사들의 공통분모는 개헌과 패권주의 청산이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독주를 저지하자는 '반(反) 문재인' 정서도 저변에 깔렸다.

반 전 총장은 이들과 '빅텐트'를 만들어 공통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도가 있다. 그는 지난 28일 "전체를 다 아우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제3지대'에 여야 정치인들을 끌어모으겠다는 게 반 전 총장의 구상이다. 입당보다는 신당 창당이나 교섭단체 규모의 연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날 반 전 총장을 만난 박 대표는 기자들에게 "반 전 총장은 신당 창당을 고려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범여권에서는 반 전 총장이 마음만 먹으면 정치세력화를 하는 게 어렵지 않다고 보고 있지만 얼마나 반 전 총장의 뜻대로 풀릴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단 반 전 총장은 김 의원과 "반(反)패권주의, 개헌 연대에 공감하는 모든 세력과 지도력을 하나로 결집하는 데 함께 노력하자"는 원칙에 합의했다.

정 전 의장도 반 전 총장을 만나 제3지대 관련 논의를 하면서 "큰 틀에서 돕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범여권의 인사들과는 협력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반 전 총장은 나아가 26일 "'경제민주화'를 실현할 수 있고,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기준을 가진 분"을 국무총리로 영입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김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야권을 향한 반 전 총장의 '러브콜'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김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을 두고 "조금 감을 잡은 것 같다"면서도 '총리 제안'에는 "그런 이야기에 현혹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셔터를 내렸다"던 박 대표는 이날 양측이 '개혁정부 창출'에 공감했다고 밝히면서도 "반 전 총장이 국민의당 입당을 원하더라도 지금은 받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손 의장은 아예 "수구 세력의 편에 서지 않고 개혁을 하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해야 한다"며 반 전 총장에 여권과의 '절연(絶緣)'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 정치권 소식통은 "개헌과 패권주의 청산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치세력화에 범여권은 배제되고 야권이 주도해야 한다는 '견제구'를 던진 셈"이라고 해석했다.

반 전 총장은 셈법이 다른 여야 정치인들을 아우르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캠프의 체계와 정책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보고 속도를 한층 내기로 했다.

한 측근은 "첫 만남에 모든 결론을 얻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시간이 촉박하지만 한 번 정도씩 더 만나고 나서 방향을 정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의 러브콜은 받아온 바른정당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캠프 발족시 선거전략을 전반적으로 책임지는 선대위원장 격을 맡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분위기다.

범여권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이 전날 김무성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도 오 전 시장의 도움을 요청했으며, 김 의원은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 전 시장도 바른정당에서 뜻만 모아 진다면 합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권영세 전 주중대사가 캠프 상황실장을 맡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지만 권 전 대사는 "반 전 총장을 돕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역할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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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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