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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 손가락 튕겨 담뱃불 껐다가…51억 화재 피해 배상할 판(종합)

송고시간2017-01-30 12:24

법원 "다른 화재 원인 없다" 벌금 1천만원 선고…"억울하다" 항소

피해업체 화재보험 만료된 뒤 불나…거액 손배소송으로 번질 수도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51억원이 넘는 재산 피해를 낸 창고 화재의 원인으로 담배꽁초가 지목됐다. 이 담배꽁초를 버린 30대 남성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법원은 그의 유죄를 인정했다.

2015년 3월 18일 청주의 한 물류회사에서 발생한 화재 당시 모습. [연합뉴스 DB]

2015년 3월 18일 청주의 한 물류회사에서 발생한 화재 당시 모습. [연합뉴스 DB]

청주의 한 물류회사에서 일하던 A(32)씨는 2015년 3월 18일 오후 6시 42분께 회사 물품 보관창고 앞에서 담배를 피웠다.

담배를 다 핀 A씨는 평소처럼 담배의 끝을 손가락으로 튕기는 방법으로 불을 껐다.

순간 불씨가 근처 종이박스 위로 떨어지자 그는 발로 비벼 뭉갠 후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로부터 20분 정도가 지난 뒤 창고에서 불이 일기 시작했고, 내부에 가연성 물품이 가득했던 탓에 불길은 삽시간에 번졌다.

이 불은 인근 건물까지 총 3개의 창고(연면적 1천322㎡)를 태우고 4시간 만에 진화됐다.

건물은 물론 내부에 있던 고가의 물품까지 모두 타면서 피해액은 자그마치 51억5천800여만원에 달했다.

원인 조사에 나선 경찰과 소방당국은 A씨가 버린 담배꽁초에서 남은 불씨가 종이박스로 옮겨붙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A씨는 실화(失火) 혐의로 약식 기소되자 억울하다며 정식 재판을 요청했다.

A씨는 법정에서 "담배꽁초를 버린 것은 맞지만 그 때문에 불이 시작됐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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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주지법 형사3단독 남해광 부장판사는 30일 A씨의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남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안타까운 사정은 이해하지만 적법한 절차에 따라 채택된 증거와 정황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버린 담배꽁초 외에 달리 화재 원인을 볼 수 있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 판결에 불복, 항소했다.

A씨는 이후 진행될 상급심 재판에서도 유죄가 인정되면 민사상 책임도 짊어져야 할 처지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피해를 본 물류창고는 불이 나기 3일 전 화재보험이 만기되 재가입을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 화재 발생 시점은 보험에 미가입된 상태였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단 한 푼의 보상도 받을 수 없었다.

결국 A씨의 유죄가 확정되면 피해자들이 그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공산이 크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화재 피해액이 워낙 크다 보니 A씨의 형사소송 결과에 따라 막대한 민사상 책임이 뒤따를 수 있다"며 "따라서 향후 항소심에서 사실관계를 두고 A씨와 검찰 간 다툼이 더욱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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