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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특검…'이재용 영장 재청구냐, 플랜B냐' 고심 거듭

영장 기각 2시간만에 긴급 대책회의 소집…곧 입장 발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430억원대 뇌물공여와 횡령·위증 등 혐의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이 19일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특검은 일단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재청구와 불구속 수사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기로에 놓였지만 현재로선 어떤 선택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검 수사팀은 이날 오전 7시 일찌감치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향후 수사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5시께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소식이 전해진 지 2시간 만에 소집된 회의다. 수사팀 내부의 긴박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부 수사팀원은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리느라 밤을 꼬박 새웠다고 한다.

특검은 회의를 마친 뒤 이날 오전 중 향후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검은 일단 법원의 결정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의 영장을 기각하며 "대가관계와 부정청탁 소명 정도에 비춰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 측에 제공한 자금이 자발적인 뇌물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강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제공한 것이라는 삼성측 입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반대로 "혐의가 충분히 소명됐다"는 특검의 주장은 배척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경영권 승계 작업에 박근혜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씨측에 사상 유례 없는 거액을 지원했다 논리를 내세웠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측의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했다.

특검측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도 "구속영장 청구 사유에 대해 충분히 소명했다"며 이 부회장의 구속을 자신했다.

수사팀 내부에선 그동안의 수사 결과를 스스로 부정할 이유가 없다며 영장 재청구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법원의 판단을 이대로 받아들일 경우 박근헤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구성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박 대통령 수사를 본격화하기 전에 수사 동력이 급속히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한발 물러서서 시간을 갖고 증거 자료와 진술, 법리 등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해보자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리하게 서둘러 영장을 재청구하기보다는 원점에서 사건 전반을 다시 한 번 차분하게 바라보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불구속 수사도 배제하지 말자는 목소리도 섞여 있다.

이러한 '신중론'의 배경에는 국내 최대 기업의 경영공백이나 국가경제에 대한 우려가 현존하는 상황에서 영장을 재청구했다가 다시 기각될 경우 거센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 등이 거론된다.

한편에선 최씨에 대한 지원 실무 작업을 주도한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 대한승마협회장인 박상진 사장 등 수뇌부 가운데 비교적 혐의가 선명한 핵심 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이 부회장을 재조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luc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1/19 09:1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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