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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몰래 공연 녹화했다' 모함한 20대, 명예훼손 무죄

법원 "발언이 허위라는 점 인지 못 했다면 죄 없어"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녹화 기능을 지닌 쌍안경으로 뮤지컬을 보던 관객을 '밀캠'(공연을 몰래 촬영하는 행위) 범인으로 오해해 극장 안에서 "몰래 찍고 있다"고 크게 외쳤더라도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3부(최종두 부장판사)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김모(29·여)씨의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김씨는 2015년 8월 송파구의 한 극장에서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관람했다.

김씨는 티켓 가격이 가장 비싼 로열석인 1층 3열에 앉아 녹화 기능이 있는 쌍안경으로 공연을 보는 A씨가 내내 마음에 걸렸다. 한시간 정도 진행된 1막에서 A씨가 큰 쌍안경을 눈에 대고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는 것이 몰래 녹화하는 것 같아서다.

김씨는 1막이 끝나고 휴식시간에 A씨에게 다가가 쌍안경이 캠코더가 맞느냐고 물어봤다. "그렇다"는 답변을 듣고서 김씨는 그가 밀캠을 한다고 확신했다.

곧바로 김씨는 많은 관객이 남은 극장 안에서 A씨를 가리키며 "이 사람이 1막 내내 계속 캠코더로 찍었어요. 이 사람이 찍었어요"라고 소리쳤다.

관객들은 일제히 A씨를 보며 수군거렸고, 극장 관계자까지 A씨 주변에 몰려들었다.

하지만 A씨는 정작 공연을 녹화한 사실이 없었다. 실제 극장 관계자가 A씨의 쌍안경을 확인해보내 쌍안경에 녹화 기능이 있었지만, 녹화는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콘택트렌즈에 문제가 생기자 쌍안경으로 줌인·줌아웃을 하며 뮤지컬을 관람한 것이었다.

검찰은 의도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해 A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고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발언 내용이 허위사실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VIP석으로 무대와 매우 가까운 자리에서 쌍안경으로 관람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A씨가 줌인·줌아웃을 하기 위해 계속해서 손가락으로 쌍안경을 만진 것은 녹화하고 있다고 의심할만한 여지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A씨와 전혀 안면이 없는 사이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관객들에게 허위사실을 공표해 비방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큰소리로 외친 것은 다른 관객에게 말하려는 것이 아닌 극장 관계자에게 알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사실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곧바로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은 미필적 고의가 인정돼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 역시 "피고인이 허위사실인 것을 인식하고서 이를 적시했다는 점은 검사가 입증해야 하는 것"이라며 원심판결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두 번의 무죄 판결이 나왔지만, 검찰은 인정할 수 없다며 상소했다. 최종 판결은 대법원에서 결정 나게 됐다.

서울 동부지법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동부지법 [연합뉴스 자료사진]

p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1/15 09:1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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