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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웃을 탐하지 말라'…연극 '좋은 이웃' [통통영상]

송고시간2017-01-13 18:30

(서울=연합뉴스) 김종환 기자 = 당신은 어떤 이웃과 함께하고 있는가. 그 이웃이 벗이든, 동료든, 생면부지든 상관은 없다. 행여 당신이 갖지 못한 그들의 삶을 탐하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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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과 욕망에 사로잡혀 이웃을 탐한 두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 '좋은 이웃'이 무대에 올랐다. 구태환 연출로 극단 '수'가 제작한 이 연극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원하는 '2016 공연예술창작 산실'에서 우수작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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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기존의 연극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구성법을 선보인다. 극의 구성을 순차적으로 하는 대부분의 연극과 달리 '좋은 이웃'은 역진행 방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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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추리극을 표방한 이 작품은 이렇게 시작한다. 모처럼 준비한 야외 만찬이 엉망이 된다. 예고 없이 쏟아진 폭우에 식탁은 물바다가 되고 집주인 '경이'의 새 드레스는 만신창이다. 그런 경이를 바라보는 부부 '서진'과 '차련'의 시선이 싸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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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련은 사사건건 경이의 행동을 트집 잡고, 경이는 서진의 눈치를 본다. 반면 경이의 남편 '정기'의 신경은 온통 차련 뿐이다. 침울하고 음침하기까지 한 두 쌍의 부부. 과연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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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작가 서진과 차련은 몇 달 전 도시에서 시골 마을로 이사를 온 부부이다. 그런 이들이 채 몇 달도 안 돼 다시 떠나려 하자 시골 부부인 정기와 경이가 절망한다. 이 시골 부부는 "우리가 좋은 이웃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떠나지 않을 거야"라며 만찬을 계획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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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부부는 왜 떠나려는 이웃을 붙잡으려는 걸까. 호기심이 자극될 때쯤 무대는 시간을 되돌려 숨겨진 이야기를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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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아낙 경이는 도시에서 온 희곡 작가 서진을 동경한다. 경이는 "당신과 말을 하다 보면 내가 너무 가치 있게 느껴진다"며 서진을 유혹한다. 서진이 마음의 문을 열자 경이는 서진의 몸을 탐하고, 이를 지켜보던 서진의 아내 차련은 충격으로 흔들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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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의 남편 정기는 그런 차련에게 마음이 있다. 정기는 "사람들은 자기가 갖고 싶은 걸 가진다. 지나가는 비는 잠시 피해있으면 된다"며 차련을 품에 안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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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경이는 차련을 만나 그녀의 몸을 더듬는다. "단 하루를 살더라도 당신이 되고 싶다"는 경이의 말은 스릴러극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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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즉물적인 면에서 난잡하고 추잡하다. 시골 부부가 이웃을 붙잡으려 한 이유는 결국 탐욕과 욕망으로부터 나온다. 정신적 동경의 대상을 육체적 탐욕으로 채우려는 시골 부부의 행태가 충격적이다. 도시 부부가 왜 서둘러 마을을 떠나려 했는지 납득이 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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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미스테리한 작품의 열쇠는 도시 부부에게 숨겨져 있다. 시골 마을에 이사하던 날 차련은 낯선 전화를 받고 외출하고, 분노에 찬 서진은 망치를 들고 뒤를 따른다. 그리고 이들이 시골 마을을 떠나기로 한 전날 정기와 경이는 어디에서 났는지 모를 피 묻은 셔츠와 망치를 이들에게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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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부부의 탐욕은 그들이 그토록 동경하며 닮고자 했던 도시 부부로부터 시작됐음을 암시한다. 도시 부부의 타락상조차 시골 부부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결국, 이성적인 사고를 보였던 차련의 탐욕의 시작된다. 인류 최초의 여성 '하와'가 금단의 열매 '선악과'를 탐하고 죄의 뿌리를 내렸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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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되돌려 질문을 던져보자. 당신은 이웃에게 어떤 이웃인가. 그 이웃이 벗이든, 동료든, 생면부지든 상관은 없다. 당신은 그들에게 무엇을 뿌리 내리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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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철학적 고민을 남긴 채 연극은 막을 내리고, 천진스런 표정으로 내뱉는 경이의 대사가 귓가에 맴돈다. "여기에 살려면 문을 열어둬야 해요. 사람한테도 벌레한테도, 모두 같이 사는 거에요. 이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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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작가 '서진' 역은 박윤희, 그의 아내 '차련' 역은 황세원이 맡았다. 시골 부부 '정기'와 '경이' 역에는 각각 한윤춘과 조하영이 출연한다. 작품은 이달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kk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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