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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의 '갈라진 금' 그대로 따라 그린 이유는…김동유 개인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같은 옛 그림을 자세히 살피면 미세한 금들이 보인다. 수백 년 세월이 지나면서 물감층에 균열이 생긴 탓이다.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2006년 생존작가 최고가 기록을 세우며 주목받았던 서양화가 김동유(52)는 요즘 서양 명화의 균열을 모티브로 한 '크랙'(Crack)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포토샵 작업을 통해 '최후의 만찬' 같은 명화의 윤곽선과 원래 작품의 균열까지 그대로 담아 출력한 뒤 그 뒤에 다시 붓질로 갈라진 자국과 바탕색을 칠하는 방식이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6층의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크랙' 시리즈의 신작을 모은 전시가 열리고 있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작품은 다 빈치의 명작을 토대로 한 '크랙-최후의 만찬'이다.

반짝이는 핑크와 골드, 파랑으로 삼분절된 거대한 캔버스 속 예수와 열두 제자의 마지막 저녁 식사는 엄숙하기보다는 화려함을 느끼게 한다.

김동유 '크랙-최후의 만찬'
김동유 '크랙-최후의 만찬'[에비뉴엘 아트홀 제공]

16, 17세기 이탈리아 화가들이 그린 아기 예수를 안은 성모의 모습을 수많은 갈라짐으로 표현한 '크랙-성모상'도 '최후의 만찬' 곁에 자리 잡았다.

'크랙' 시리즈는 가까이서 보면 무수한 붓질의 흔적이 보이고 뒤로 물러서면 전체 형상을 또렷하게 인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동안 해왔던 '얼굴-이중 이미지' 작업과도 통하는 바가 있다.

김동유의 '메릴린 먼로'(존 F.케네디)
김동유의 '메릴린 먼로'(존 F.케네디)[에비뉴엘아트홀 제공]

12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균열과 해체는 권위라든가 고정불변하는 것들을 변환·전환하기 위한 작업"이라면서 "전통의 답습이 싫어서 명화의 크랙이란 장치를 통해 유형화된 것을 다르게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크랙도 어떻게 보면 저마다 크고 작은 차이는 있지만, 바탕을 이루는 존재라는 점에서 불규칙한 픽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약식 회고전 성격으로 열린 전시에는 신작 외에도 메릴린 먼로, 잉그리드 버그만, 그레이스 켈리 등 유명인들의 얼굴을 소재로 한 기존 '얼굴-이중 이미지' 시리즈와 '구겨진 명화시리즈-모나리자' 등 초기작들도 선보인다.

전시는 2월 6일까지.

air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1/12 18:1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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