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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소녀상 갈등 냉각기…아베 외유 마치는 내주 가닥 잡힐 듯

"北위협 명분삼아 '소녀상과 안보 별개' 논리로 봉합 시도할 듯"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부산 소녀상 설치를 둘러싸고 고조됐던 한일간 갈등이 일단 냉각기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지난 6일 일본의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 일시귀국 조치 등으로 인해 촉발된 양국간 갈등은 주말을 지나면서 최고조로 증폭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8일 방송된 NHK 토론프로그램에서 "10억엔을 냈으니 한국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말해 그렇지 않아도 들끓는 한국 내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중의원에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죄편지를 쓸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한국내 여론을 자극했던 터였다.

여기에 '망언 제조기'로 불리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지난 10일 기자들에게 "(한일 합의라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빌려준 돈도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잇따른 도발에 한국내 반일 여론이 고조되자 일본 정부도 움찔하는 모양새다. 지난 11일부터 소녀상 문제와 관련된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도 쑥 들어갔다.

아베 총리와 아소 부총리
아베 총리와 아소 부총리(도쿄 교도=연합뉴스) 10일 오전 일본 총리관저에서 열린 각의(국무회의)에 참석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왼쪽에서 두 번째)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왼쪽에서 세 번째).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가 12일부터 17일까지 동남아시아와 호주 외유에 나서면서 소녀상 갈등은 일단 냉각기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문 당시 유럽을 방문했던 일본의 실무 외교사령탑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도 지난 11일 오후 귀국해 아베 총리와 나가미네 대사 등을 잇따라 만나는 등 해법 마련에 착수했다.

한 외무성 간부는 아사히신문에 "총리와 외무상, 주한대사 등이 함께 만나서 논의하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아베 총리가 동남아시아 등지를 방문하고 귀국하는 오는 17일 이후에야 나가미네 대사 등의 귀국이 이뤄질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아사히는 분석했다.

다만 일본측은 나가미네 대사 귀임의 명분이 없다는 점을 가장 신경쓰는 분위기다.

일본측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한 공은 한국측에 있는 만큼 일본이 움직일 필요는 없다"(정부 관계자)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일본의 제재 발표 이후 한국 내에서 소녀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움직임이 없는 점에 대해 불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소녀상 문제에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나가미네 대사가 귀임하면 정부에 대한 자민당과 보수층의 비판이 거세질 것이라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다만 아베 총리나 기시다 외무상이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 시점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한 점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 외무성 간부는 "종합적 판단이란 안보상의 영향도 포함된다"고 아사히에 말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시사한 것을 명목으로 소녀상 문제와는 무관하게 나가미네 대사를 귀임시키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실제 전날 귀국해 나가미네 대사 등을 만난 기시다 외무상은 기자들에게 "아베 총리 등과 함께 제대로 검토해 종합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북한이 ICM 발사 가능성을 반복해서 시사하는 점을 고려해 소녀상 문제와 구별해 한일, 한미일 연대는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내비쳤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1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통화하는 등 미국측이 한일간 갈등 중재를 시도하는 것도 일본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부산 소녀상과 태극기
부산 소녀상과 태극기(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9일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소녀상 옆에 시민이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2017.1.9 ccho@yna.co.kr

choinal@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1/12 10:2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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