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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차도남에서 상남자로…현빈의 '공조' [통통영상]

송고시간2017-01-11 20:10

(서울=연합뉴스) 정주원 기자 = 무엇보다 보는 재미가 있다.

현빈이 나왔지만 러브 라인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다. 상대 여배우와 그 흔한 키스신은커녕 가슴 파인 옷 쪼가리 하나 안 보인다. 그렇지만 흥미진진하다.

취향불명의 친구들이나 선후배들이 '재밌는 영화 뭐 있느냐'고 물으면, 공조를 추천하는데 큰 부담이 없을 것 같다. 현재 상영 중인 여교사나 라라 랜드도 볼만하지만, 호불호가 덜 갈리는 영화는 단연 공조일 것 같다. 유행을 덜 타는 액션 코믹물이어서 그럴 수 있다.

남북한 첩보물이라는 무난한 장르임에도 '공조'는 왠지 별나게 다가온다.

북한 '인민'이 히어로인 설정부터가 그렇다. 북한 형사 역이라면 당연히 유해진을 떠올릴 텐데 남한의 대표 차도남 배우인 현빈이 웬 말인가.

'간첩 리철진'나 '동해물과 백두산이'를 보면 북한 캐릭터는 남한 캐릭터보다 덜 빛나보인다. 드라마 '닥터 이방인'처럼 출생의 비밀이나 영화 '위대하게 은밀하게'에서처럼 사상의 드라마틱한 전환 등 스토리로 승부를 거는 것이 일반적이다. 북한 역을 맡은 남자 주인공의 '우월한 비주얼'만으로도 영화 공조는 파격이다.

영화 '공조' 중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공조' 중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실, 스토리 전개는 단순하다. 영화는 비오는 밤, 북한의 비밀 화폐위조공장에서 일어난 총격전으로부터 시작된다.

림철령(현빈)은 전직 특수부대 출신의 북한 형사. 북한 정부가 몰래 사용하던 달러 위조용 동판 '수퍼노트'를 강탈하려는 내부조직의 뒤를 쫓던 중 같은 특수부대 상사였던 차기성의 배신으로 소중한 아내와 동료들을 잃고 만다. 수퍼노트를 탈취한 차기성 일당은 제3국을 거쳐 서울로 도주하고 남북한 공조 수사가 시작되면서 북한 수사관으로 림철령이 서울에 파견된다.

공조 요청에 응하지만, 국정원은 림철령에 한발 앞서 차기성을 잡기 위해 덜렁이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에게 이중지령을 내린다.

영화 '공조' 중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공조' 중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어찌 보면 뻔한 구도이지만 공조가 재미있는 이유는 첫째도, 둘째도 액션에 있다. 그렇다고 액션이 화려하거나 스케일이 크지는 않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처럼 격추된 헬리콥터에서 뛰어내리지도, 경찰차가 연쇄 폭발하지도 않는다. 중국집, 창고, 바닷가 부두 등에서 공업용 펜치와 두루마리 휴지를 들고 싸우는 장면이 어지럽기보다는 리얼하다.

영화가 시종일관 박진감 넘치고 초라한 느낌이 전혀 없는 것은 '액션의 자연스러움'에 있는 듯하다. 북한 남자의 사투리가 액션과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러시아 특공무술 '시스테마'를 응용한 멋스러운 동작들이 보는 재미를 끌어올린다.

영화 '공조' 중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공조' 중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공조가 흥행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현빈의 연기 변신은 두고두고 화제가 될 것 같다. 한국의 대표적인 차도남 이미지인 현빈이 북한의 상남자를 연기한 것 자체가 그에게는 큰 모험이다.

북한 방언을 말하는 등 일부 장면에서는 오글거리는 느낌도 있지만, 흔히 볼 수 있었던 북한 형사의 캐릭터가 아니어서 더 매력적이다. 남북을 아우르는 국내 작품이 더 많아져서 좀 더 멋스러운 북한 캐릭터를 만나보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게 한다.

생계형 형사 강진태를 표현한 유해진의 연기는 오히려 특별해 보이지 않아서 다소 아쉽다. 처음부터 끝까지 예측 가능한 모습이다. 유해진식 허당 연기에 많이 웃었는데 막상 시사회 관람 후 코믹한 장면을 떠올려보려니 손에 꼽을 만한 것은 없다.

영화 '공조' 중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공조' 중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면, 북한 범죄조직의 수괴인 차지성 역을 맡은 김주혁의 눈 연기는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대사가 많지 않지만, 그의 인상적인 눈 연기는 공허함 등 복잡한 내면의 감정을 실감 나게 전달한다.

차지성의 오른팔인 성강 역을 열연한 배우 공정환을 발견한 것은 큰 수확이다. 네이버의 영화 소개 페이지에도 안 나올 정도로 작은 배역이지만, 현빈과 함께하는 장면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국제시장'에서 열연한 장연남은 역시 '믿고보는 배우'였다. 겉으로는 까칠하지만 속으로는 누구보다 남편을 아끼고 사랑하는 박소연을 표현한 그의 안정적인 연기가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다. 박소연의 여동생 박민영 역을 맡은 소녀시대 멤버 윤아는 첫 스크린작임에도 비타민 같은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이 작품을 통해 연기자로서 더욱 탄탄한 입지를 다질 것으로 예상한다.

공조는 18일 개봉한다. 김성훈 감독은 흥행을 확신하는 것 같다. 공조의 엔딩 장면을 보면 후속작에 대한 제작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영화 '공조'의 메인 포스터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공조'의 메인 포스터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jw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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