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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유망주] ⑫ 아이스하키 김상욱, 그의 스틱에서 공격이 시작된다

올 시즌 아시아리그에서 어시스트·포인트 1위 질주
"평창에 지려고 가는 것 아냐…최고의 선수와 붙어보고 싶어"
김상욱(가운데) [안양 한라 아이스하키단 제공=연합뉴스]
김상욱(가운데) [안양 한라 아이스하키단 제공=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2012년 7월이었다. 국내 아이스하키 실업팀 안양 한라는 소속 선수 10명을 핀란드 2부리그에 임대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도 한국 아이스하키의 경기력 향상은 지상과제였다. 안방에서 열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당당한 주역이 되려면 세계 수준에 걸맞는 기량을 갖춰야 했다.

평범한 방법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시간마저 촉박했다. 그래서 고안된 것이 '핀란드 프로젝트'였다.

한라는 북미, 러시아와 함께 세계 3대 아이스하키리그 중 하나인 핀란드 2부 메스티스리그에 소속 선수 10명을 파견했다.

선진 기술을 익히려면 실전밖에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1부리그는 어렵더라도 2부리그에서는 국내 유망주들이 누빌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였다.

공짜로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10명의 체재비와 연봉을 한라에서 대주는 조건이었다. 한라의 구단주였던 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인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 비용을 충당했다.

지금 돌아봐도 파격적인 결정이었던 이 계획은 비장한 각오로 시작됐지만, 돌발 변수가 튀어나오며 어긋나기 시작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파업으로 NHL에서 뛰던 핀란드 출신 선수들이 대거 귀국해 국내 유망주들이 설 자리를 잃은 것이다.

머나먼 타지에서 텃세에 시달리면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출전 시간도 보장받지 못하자 선수들은 속속 짐을 쌌다.

하지만 동료들의 귀국행에 동요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그곳에 남아서 생존 경쟁을 펼친 선수가 있었다.

한라의 간판 공격수이자 대표팀의 '특급 도우미'인 김상욱(29)이다.

김상욱은 메스티스리그의 'HC 게스키 오지마'에서 11경기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고 2012년 12월 귀국길에 올랐다.

플레이오프 무대에 오른 친정팀을 돕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는 다음 시즌 다시 핀란드로 떠날 계획을 세웠으나 부상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11-2012시즌 아시아리그 신인왕에 오를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김상욱은 핀란드에서 NHL 출신 선수들과 직접 몸을 부딪치며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한 올 시즌 김상욱은 만개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김상욱은 11일 현재 아시아리그에서 46어시스트로 2위인 스콧 바니(39어시스트·차이나 드래곤)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8골을 합쳐 포인트(골+어시스트) 부문에서도 54포인트로 당당히 1위다.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김기성(오른쪽)-상욱 형제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연합뉴]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김기성(오른쪽)-상욱 형제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연합뉴]

대표팀 부동의 에이스인 김기성(32)의 동생이라는 그림자에서 벗어나 한국, 일본, 러시아, 중국의 연합리그인 아시아리그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선 것이다.

중·고교(경성중·고)와 대학(연세대), 상무, 실업팀까지 판박이와 같은 길을 걸어온 형제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다. 대표팀에서도 김상욱은 한라에서 한솥밥을 먹는 형 김기성, 귀화 외국인 선수 마이크 테스트위드와 1라인에 선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평창에서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을 터트린다면 그 패스는 김상욱의 손에서 나올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그는 "아무대로 한 팀에서 오래 뛰어서인지 대표팀에서도 호흡이 잘 맞는다"며 "2월에 고양에서 유로 챌린지가 열린다. 좋은 성적으로 자신감을 쌓아서 이후 열리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은 12개 팀이 출전하는 평창 올림픽에서 세계 최강인 캐나다와 유럽 강호인 체코, 스위스와 같은 A조에 편성됐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대들이지만 김상욱은 핀란드에서 그랬던 것처럼 평창에서도 NHL 선수들과 실력을 겨루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는 "NHL 선수들이 평창에 온다, 안 온다 말이 많은데, 꼭 왔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이긴 하지만 지려고 경기하는 것은 아니다. 백지선 감독님이 강조하는 것처럼 대표팀이 하루하루 발전한다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처럼 기적을 일으키는 게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했다.

김상욱은 "우리도 나라를 대표해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최고의 선수와 붙어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changy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1/12 05: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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