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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무휴·24시간 영업…일본 '과잉서비스사회' 논란"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인터넷 통신판매업체에 주문한 물건이 생일이나 다른 기념일에 맞춰 도착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당연히 화를 내고 때로는 해당 업체나 배송업체에 거칠게 항의하기도 한다.

일본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쿠텐(樂天)은 가장 빠를 경우 주문 후 20분 안에 배달하는 24시간 영업서비스를, 대형 양판점 요도바시 카메라는 최단 2시간 내에 배달하는 무료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무용품 통신판매업체인 아스쿨은 수취시간을 1시간 단위로 지정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에서 "365일 연중무휴"나 "24시간 영업"은 이제 새로울 것도 없는 일상이 됐다.

그런 일본에서 요즘 일본이 "과잉서비스" 사회가 됐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작년 연말 인터넷에 올라온 글이 계기가 됐다. NHK도 이 문제를 특집으로 다뤘다.

작년 12월 하순 택배업체인 사가와규빈을 놓고 "예정일에서 이틀, 사흘이 지나도 물건이 도착하지 않는다"거나 "연말 배송물량 증가로 지연배송 다발"이라는 글이 인터넷에 잇따라 올라왔다.

가득 쌓인 택배 상자[연합뉴스 자료사진]
가득 쌓인 택배 상자[연합뉴스 자료사진]

한 네티즌은 영업소에 전화해도 받지 않아 자전거를 타고 사무실에 쫓아가 보니 손님들이 불같이 화를 내고 있고 "젊은 여자 직원의 우는 소리가 들렸다. 지옥 같은 장면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사가와규빈 측은 연말 배달물량증가로 집하와 배달이 하루, 이틀씩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이런 배달지연은 구조적인 측면이 강하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택배취급량은 개수 기준 37억4천500만 개로 10년간 3배로 늘었다. 가전제품과 의류는 물론 일용잡화까지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물류업계는 힘든 근무환경 탓에 만성적인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수취인 부재로 인한 재배달도 배달원의 피로를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작년 연말 고객이 가게에 직접 와서 들고 가는 조건으로 피자 2판을 사면 둘 중 싼 것 한판을 무료로 주는 상품을 인터넷에 내놓았던 도미노피자도 한바탕 소동을 겪었다.

손님이 너무 몰려 미처 물건을 대지 못한 것. 인터넷에는 "저녁 6시 30분에 받기로 한 피자를 찾으러 갔는데 밤 10시가 돼도 나오지 않았다"거나 "손님들의 고성이 오가는 도미노 피자", "피자 찾으러 오는 고객이 너무 많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출동해 있다"는 등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도미노 피자는 주문을 맞추지 못하는 점포가 속출하자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주문이 들어와 배달지연 또는 점포에서의 상품인도가 늦어져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이런 일련의 소동에 대해 인터넷에는 "과잉서비스" 상태에 빠진 게 아니냐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사가와규빈과 도미노 피자 모두 "능력한도"를 넘어서까지 서비스를 확대하는 바람에 빚어진 소동이라는 것이다. 고객에게는 불만만 남고 해당 기업 근무자는 주저앉게 되고 회사의 명성에 금이 가 "누구에게도 좋아질 게 없는" 결과가 됐다는 글이 5천700번이나 리트윗됐다.

"이 문제는 일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 전국의 과잉서비스 문화가 너무 지나치다. 뭐든 24시간 서비스, 365일 연중무휴"라거나 "편의점과 통신판매 과잉서비스의 영향으로 노동자에게 과중한 부담을 강요하는 서비스를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등의 글도 다수 올라왔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사가와규빈 배달원이 수취인이 부재중인 배송품을 자동차로 다시 가져오는 도중 땅에 내동댕이치는 모습을 찍은 영상이 인터넷에 투고돼 회사 측이 사과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에 대해서도 인터넷에는 "전적으로 배달원인 운전사의 잘못이지만 운전자에게 스트레스가 싸이게 하는 과잉서비스도 문제"라는 반응도 많았다.

과잉서비스는 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의 부담으로 돌아가 가뜩이나 심각한 일손부족을 부채질하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일부 업계에서는 과잉서비스를 축소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인력부족이 심각한 외식업계의 경우 최대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인 '스카이락'가 24시간 영업하는 점포의 72%인 310개 점포의 영업시간을 새벽 2시까지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우편도 올해부터 1월 2일 연하장 배달을 중단했다. 새해 첫날 다 배달하지 못한 연하장은 3일 배달키로 했다.

새해 첫날이나 2일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게 관행으로 굳어진 백화점 업계에서도 미쓰코시이세탄 홀딩스가 작년 이후 상당수 점포의 새해 첫 영업일을 3일로 늦춘 데 이어 앞으로는 3일간 휴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NHK는 별 생각 없이 편리한 서비스를 내놓는 기업의 책임이나 종업원의 모럴을 지적하는 의견이 많지만 "조금이라도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끊임없는 욕구가 기업을 서비스 경쟁으로 내몰아 종업원에게 힘든 노동을 강요하는 원인이 되는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어디까지가 가격에 걸맞은 적절한 서비스인지, 정말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있으면 편리한 정도인지를 기업경영자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lhy5018@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1/06 15:1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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