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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 미완이거나 혹은 이미 낡았거나

신간 '여성의 일, 새로고침'·'양성평등에 반대한다'
양성평등, 미완이거나 혹은 이미 낡았거나 - 1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남녀 임금 격차 36.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 여성임원 비율 등으로 따진 '유리천장 지수' 역시 OECD 1위. 한국 여성노동의 현주소다.

여성 권익증진과 지위향상을 목표로 여성가족부가 설립된 지 16년이 지났다. 양성평등기본법이나 양성평등진흥원 같은 법률·기관 이름만 보면 양성평등은 국가적 과제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일터에서 받는 불이익과 차별을 없애기는 불가능한 걸까.

신간 '여성의 일, 새로고침'(닐다)은 어려운 환경에서 자신의 일을 지키고 가꿔온 여성들의 대담을 엮은 책이다. 곽정은 작가, 김희경 전 세이브더칠드런 사업본부장, 김현정 CBS PD, 은수미 전 국회의원 등이 일을 고민하는 여성들과 경험을 나눈다.

이들은 '내면의 유리천장을 깨고 큰 꿈을 가져라' 하는 식의 공허한 조언을 내놓지 않는다. 반대로 일터에서 어떤 좌절을 겪었는지, 자기 자신과 어떻게 타협했는지 고백한다.

김희경 전 본부장은 옛 직장에서 '명예남성'이었다고 털어놨다. "여자들이랑 일하는 거 왜 이렇게 힘들어"라고 말할 지경이 됐다. "자신은 일과 가정의 양립은커녕 사생활과 가정을 다 희생해서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자기보다 어린 여자들이 일과 가정을 다 가지겠다고 하는 걸 보니 이기적이라고, 약하다고 생각하고 폄하하게 되는 거죠."

곽정은 작가는 일하는 여성에게 비혼이 괜찮은 선택지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자 나이 서른'의 압박에 덜컥 결혼했다가 이혼한 그는 여성에게 결혼은 많은 기회비용을 치러야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경력단절을 피하려면 "어쩔 수 없이 플러스 알파의 무언가를 준비해 두고 출산과 육아의 길로 들어서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232쪽. 1만3천원.

브라질 게이 퍼레이드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브라질 게이 퍼레이드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여성주의 운동 진영에선 그동안 주요 전략으로 삼은 양성평등 패러다임을 깨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성평등에 반대한다'(교양인)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책은 양성평등 담론이 오히려 반격을 부르는 '남성 중심적' 논리라고 주장한다.

여성학자 정희진이 보기에 양성평등 담론은 이성애가 당연하다는 전제 하에 인간을 남성 아니면 여성으로만 가르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동성애자나 양성애자, 해부학적으로 어느 쪽도 아닌 간성(間性)의 사례를 보면 양성 개념은 허구에 가깝다. 저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남성과 여성의 개념은 실체가 아니라 규범"이라고 말한다.

양성평등 담론이 남성 중심적인 이유는 '중산층 남성'을 기준으로 삼아 일부 여성의 지위를 끌어올리는 식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빈 자리는 더 낮은 곳에 있는 여성이 대체한다. "중산층 가정에서 기혼 여성의 경제력과 교육 수준이 향상되었다 해도, 이것이 남편의 가사 노동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현실이 대표적인 예이다."

평등의 실현은 부분적일 수밖에 없지만 이마저도 "남성들끼리 경쟁하기 힘든 판에 여자들까지 끼어든다"는 반발에 부딪힌다. 이게 오늘날 여성혐오의 시작이고 양성평등은 갈등·대립의 논리일 수밖에 없다.

여성의 사회진출, 일과 가정의 양립 등 기존 양성평등 담론은 여성지위 향상보다는 노동력 동원을 위한 눈속임에 가깝다. 육아·가사 등 사적 영역이 바뀌지 않는다면 평등이 아닌 '이중 노동'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평등의 기준이 남성 중심의 사회인 한 진정한 양성평등은 없다"면서 "돌봄, 차이에 대한 감수성, 사회 정의, 지속 가능한 지구에 대한 책임" 등으로 여성주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남성에게는 "여성주의를 보편적 사회 정의로 인식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책에는 여성주의를 이분법적 젠더 규범 바깥에서 탐색하는 다른 연구자들의 글 4편도 함께 실렸다. 192쪽. 1만2천원.

양성평등, 미완이거나 혹은 이미 낡았거나 - 3

dad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1/05 14:5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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