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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약정서 '연대보증인'란, 사실은 비워둬도 된다

삼성서울병원 해당 항목 삭제 이후 관련 움직임 '솔솔'
입원 수속시 자가주택 보유자 서명 제출 요구하기도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 서울 은평구에 사는 45살 정진호씨(가명·남)는 얼마 전 부인의 위 천공 수술을 위해 세브란스병원을 방문했다가 답답한 일을 경험했다.

입원 수속을 밟기 위해 병원 직원과 상담하던 도중 입원약정서 '연대보증인' 기입란에 자가주택을 가진 다른 사람의 서명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세브란스병원 측이 제시한 입원약정서를 보니 연대보증인 기입란에 주소·성명·생년월일·직장명·전화번호 등 보증인 관련 기본적인 인적사항 외 '자택, 전세, 월세' 여부까지 표시하게 돼 있었다.

정씨가 부인의 직계가족인 본인이 보호자로 있으므로 연대보증인이 꼭 필요하냐고 반문했으나, 병원 관계자로부터 "될 수 있으면 다른 사람을 보증인으로 세워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정씨는 "본인 소유의 집을 가진 주변 사람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했다"며 "마치 의료기관으로부터 갑과 을의 관계를 종용받는 것 같아 기분이 매우 언짢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정씨의 사례처럼 현재 국내 주요 대학병원은 연대보증인 기입란을 포함한 입원약정서를 환자와 보호자에게 제시하고 있다.

5일 연합뉴스가 확인한 결과, 건국대병원·경희대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이대목동병원·중앙대병원·한양대병원(가나다순) 등 서울 소재 9개 대학병원은 서로 비슷한 입원약정서 양식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른바 '빅5 상급종합병원' 중 하나인 삼성서울병원만 유일하게 지난 4일 연대보증인 기입란을 삭제한 색다른 입원약정서를 전격 도입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환자와 보호자가 병원을 찾았을 때 복잡한 서류절차를 간소화하고 '연대보증인'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14년 발표한 '병원 표준약관 개정안'에 따르면 입원약정을 할 때 연대보증인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는 경우 진료를 거부하는 행위는 의료법 제15조 위반이다.

공정위는 다만 의료기관이 연대보증인 기입란을 입원약정서에 명시한 것 자체는 의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런 공정위의 표준약관을 교묘하게 이용해 의료비 미납을 방지하고 환자의 보호자를 파악하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삼성서울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료기관 대부분이 연대보증인을 적도록 유도하고 있다.

A 대학병원 관계자는 "연대보증인을 강압적으로 요구하면 의료법에 위반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으므로 병원 자체적으로 입원 상담을 할 때 담당 직원이 기본 인적사항 파악을 제외하고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B 대학병원 관계자 역시 "공정위 표준약관에 따라 보증인에 대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만 기재하도록 환자와 보호자에게 설명하고 있다"며 "세브란스병원처럼 강요한 적은 없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세브란스병원은 "입원약정서에 지난해까지 보증인의 자택, 전세, 월세 여부를 선택하는 항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는 삭제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현재 일부 의료기관의 경우 삼성서울병원이 '연대보증인 기입란 삭제'를 발표한 이후 기존 양식을 계속 유지해 환자와 보호자로부터 빈축을 사는 것보다 의료비 미납을 막기 위한 다른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 대학병원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는 없지만, 해당 항목을 없애면 환자와 보호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며 "내부회의를 통해 연대보증인 기입란 삭제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입원약정서 양식
입원약정서 양식(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주요 대학병원이 연대보증인 기입란을 포함한 입원약정서를 환자와 보호자에게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사진은 서울 소재 모 대학병원 입원약정서 양식. 2017.1.5 kms@yna.co.kr

km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1/05 14:4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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