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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다다다'…괴성에 눈뜬 순간 배가 육지에"

선장 변침 지점에서 깜빡 졸아 어선 해안 자갈밭에 좌주

(여수=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깜빡 졸았는데…, 사고 현장 바로 옆에 있는 바위로 돌진했다면 아이고 큰일 날 뻔 했습니다."

5일 오전 4시 18분께 근해 안강망 어선(89t급)인 H호 선장 윤모(55)씨는 만선의 기쁨을 안은 채 모항(母港)인 전남 여수 국동항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15시간째 계속된 항해에 지쳐 잠깐 졸았다 싶은 순간 '따다다다…'하는 소리가 귓전을 때리고 정신이 번쩍 들어 눈을 뜨는 순간 바다가 보이지 않았다.

배가 해안의 자갈밭에 턱 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윤씨가 키를 잡았던 어선이 백야도 인근 해안 자갈밭에 배가 걸리는 이른바 '좌주(坐洲')가 되는 순간이었다.

해안 자갈밭에 올라선 배. [여수해양경비안전서 제공=연합뉴스]
해안 자갈밭에 올라선 배. [여수해양경비안전서 제공=연합뉴스]

윤씨는 12명의 선원과 함께 지난달 24일 여수시 국동항에서 출항, 가거도와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을 마치고 여수 국동항으로 귀항하던 길이었다.

전날 마지막으로 가거도 인근 해역에서 10여일에 걸친 조업을 마치고 오후 1시께 출발, 여수 국동항을 17㎞ 남겨둔 지점이었다.

이번 조업에서 조기와 새우 등 100상자를 넘게 수확해 만선의 기쁨도 함께하며 기분 좋게 오던 길이었다.

그러나 노련한 선장도 기나긴 항해와 조업에 지쳐 몰려오는 졸음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더욱이 조업했던 가거도에서 여수 국동항까지는 360여㎞에 달하는 머나먼 거리였다.

윤씨는 "일에 지친 선원들을 잠시 재우고 혼자 운항을 하다 깜빡 졸았는데, 배가 자갈과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놀라 깼을 때는 이미 배가 올라선 뒤여서 손을 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윤씨는 평소에는 보조 항해사와 번갈아 키를 잡았지만, 이날은 만선의 고기를 손질하느라 모든 선원이 동원된 터라 수백km가 넘는 거리를 홀로 운항해야 했다.

전날 자정까지 고기를 선별해 상자에 담느라 피곤함에 지친 선원들을 잠시 쉬도록 한 뒤 백야도를 지날 즈음에 깜빡 졸았던 것이 사고의 원인이었다.

배의 방향을 바꾸는 '변침' 지점에서 조는 바람에 배는 길을 잃고 모래와 자갈이 섞인 해안가로 돌진했다.

놀라 잠에서 깬 선원들도 갑판으로 몰려나왔지만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당시 윤씨는 시속 8마일의 속도로 운항하고 있었다.

사고 현장 바로 옆에는 해안가는 커다란 바위들이 즐비하게 서 있고 양식시설도 있어서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사고 선박은 9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1시께 밀물 때를 맞춰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고 빠져나와 국동항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선장 윤씨는 "깜빡 졸아 사고가 났지만 배도 아무 이상이 없고 다친 사람도 없어 그나마 천만다행으로 생각한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kjs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1/05 14:4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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