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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맞이 이어 연두순방 '올스톱'…AI에 발목 잡힌 자치단체장(종합)

이시종 충북지사·이낙연 전남지사 '주민과의 대화' 일정 못 잡아
시장·군수도 1∼2달 늦춘 건 기본, 하반기로 미룬 곳 수두룩

(전국종합=연합뉴스) 전국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는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연두순방을 준비하는 광역·기초 자치단체장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AI 탓 연두순방 고민되네"[연합뉴스 DB]
"AI 탓 연두순방 고민되네"[연합뉴스 DB]

주민들에게 올해 비전과 주요 정책을 설명하고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쌍방향 소통'에 나서는 연두순방은 자치단체장 입장에서 연례행사이다. 자연스레 유권자와 접촉면을 늘리며 표심을 확보할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AI 확산을 초래했다는 '덤터기'를 쓸 수 있다고 판단해서인지 속속 방문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해넘이·해맞이 행사를 대거 취소한 데 이어 연두순방 역시 연기·취소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종의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하게 된 셈이다.

일부 단체장들은 순방 일정을 한, 두 달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몇몇 단체장들은 아예 하반기로 미뤘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올해 '도민과의 대화' 일정을 잡지 못했다. 통상 2∼5월 연두순방에 나섰지만, 올해는 AI 수습이 급선무인 데다가 대통령 탄핵 사안도 걸려 있다.

충북은 작년 11월 16일 전남과 거의 동시에 국내에서 가장 먼저 AI가 터진 지역이다. 50여일 만에 가금류 392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도 관계자는 "AI 조기 수습이 시급한 상황에서 도민과의 대화를 늦출 수밖에 없는 데다가 헌법재판소가 탄핵 청구를 인용,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면 연두순방을 하반기로 늦출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낙연 전남지사는 내달부터 관내 시·군 순방에 나설 계획이지만 AI 확산 여부와 탄핵 심판 진행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내달까지 AI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일정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 순방에 나섰더라도 탄핵심판 일정이 앞당겨져 대선이 치러지게 되면 남은 일정을 중단해야 하는 변수도 있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당초 이달부터 시·군 순방 일정에 나서려 했으나 일단 다음 달로 연기했다. AI로 인한 시·군 업무가 가중된 데다가 설 연휴 등이 겹친 만큼 내달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AI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경기 포천시는 순방 일정을 아예 잡지 않았다. 민천식 부시장이 시장 권한대행을 하는 데다가 AI 추가 발생 가능성을 미연에 차단하자는 판단에서다.

포천에서는 4개 면의 32개 산란계 농장이 사육하던 닭 255만5천 마리를 살처분했다.

계속되는 살처분[연합뉴스 DB]
계속되는 살처분[연합뉴스 DB]

이성호 양주시장은 읍·면·동 주민 간담회 개최를 아예 포기했다. 작년 11월 29일을 끝으로 AI가 추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자칫 주민 간담회 이후 터지기라도 하면 큰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이동통제초소를 운영하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모여야 하는 간담회를 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필용 충북 음성군수는 매년 1∼2월 하던 읍·면 순방을 하반기로 아예 미뤘다.

음성은 도내에서 AI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이다. 작년 11월 AI가 도내에서 터진 이후 392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는데 이의 70%(276만 마리)가 음성에 집중됐다.

군 관계자는 "AI가 더 확산할 경우 올해 순방을 아예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음성군은 읍·면 순방을 연기하는 대신 AI 확산 방지와 방역, 피해 농가 지원에 주력할 계획이다.

78만 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한 충북 진천군도 AI 탓에 매년 2월 시행하던 군수의 읍·면 순방 일정을 잡지 못했다. 축산 농가에 이동자제를 요청하는 상황에서 주민과의 대화에 나서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AI가 종식되는 대로 송기섭 군수의 순방 일정을 짤 계획이지만 다음 달 순방에 나서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진천군과 인접한 증평군도 홍성열 군수의 순방 일정을 잡지 않았다. 증평은 'AI 청정지대'이지만 차단방역에 올인한 후 향후 일정을 잡기로 했다. (공병설, 박병기, 변우열, 손상원, 심규석, 우영식, 전창해, 홍인철, 기자)

k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1/05 15:0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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