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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파동 정부대책 효과 있을까…"미봉책 머물 가능성"(종합)

국내 가격 300원 넘지 않으면 수지타산 안 맞아…수입 병아리 키워 계란 얻는데 6~10개월
유통·제빵업체도 "파손·신선도 등 품질도 문제"


국내 가격 300원 넘지 않으면 수지타산 안 맞아…수입 병아리 키워 계란 얻는데 6~10개월
유통·제빵업체도 "파손·신선도 등 품질도 문제"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신호경 정빛나 기자 =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국내 계란 품귀 현상이 이어지자 정부가 관세를 없애고 항공 수송비용을 50% 이상 지원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란과 산란계(알 낳는 닭) 병아리 수입의 길을 터줬다.

하지만 양계 농가와 최대 계란 수요처인 제빵·제과·유통업체들은 비싼 수송비용, 파손 가능성, 냉장상태 유지의 어려움, 국내 농가 보호 등의 측면에서 여전히 계란 수입의 현실성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분위기다.

금값 된 계란[연합뉴스 DB]
금값 된 계란[연합뉴스 DB]

◇ 국산·수입병아리 키워 알 얻는데 길게는 10개월

AI가 터진 작년 11월 16일 5천678원이었던 30개들이 특란(중품) 소매가가 40여 일만인 지난 1일 8천251원으로 45.3%(2천573원) 올랐다. 개당 275원꼴이다.

기획재정부는 3일 치솟는 계란값 안정을 위해 계란·계란가루 수입과 관련한 대책을 내놨다. 관세율이 8∼30%인 신선란·계란가루 등 8개 품목 9만8천t을 4일부터 무관세로 수입하도록 허용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도 계란 수입에 드는 비싼 항공 운임의 절반가량을 지원하겠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의 이런 대책이 국내 계란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가 관심의 대상인데 대체로 계란값의 '무한 상승'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 운임 50%를 정부가 지원해도 수입 계란의 국내 판매가격은 개당 300원 이상 된다. 수입 계란은 개당 270원꼴인 국내산 계란값이 지금보다 10% 이상 올라야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내놓은 계란 파동 대책은 국내산 계란값을 진정시키려는 근본대책이라기보다 300원대 이상으로 급격히 오르지 못하게 가격을 묶어 놓으려는 고육지책이란 분석이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무관세 조치나 항공 운임 지원은 계란값이 천정부지로 뛰는 것을 막기 위한 한시적 조치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란값이 평시와 같은 5천원대로 떨어지려면 AI의 조속한 종식과 산란계 농장 재입식이 시급하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AI가 당장 종식돼 산란계 농장 재입식이 이뤄진다고 해도 평상시와 같은 양의 계란 출하는 추석 이후에나 가능하다.

살처분이 이뤄진 산란계 농장의 경우 재입식 절차를 밟는데 4∼5개월은 족히 걸린다.

게다가 재입식이 이뤄진다고 해서 계란값의 즉각적인 안정화를 기대할 수는 없다. 닭은 부화한 지 24주 때부터 알을 날기 시작하는데, 입식 절차와 사육 기간을 감안하면 10개월가량 지나야 비로소 계란 생산이 가능하다.

정부는 계란 뿐 아니라 산란계(알 낳는 닭) 병아리 50만 마리 수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재입식과 사육에 걸리는 기간은 마찬가지인 만큼 당장 계란 수급에 도움이 되지는 못할 전망이다.

3일 오전 0시까지 살처분된 가금류는 3천33만 마리로, 이 가운데 산란계는 131개 농가, 2천245만 마리에 달한다.

AI가 시작되기 전인 작년 10월 사육되던 산란계(6천985만2천 마리)의 32%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 농가가 정상 가동돼야 계란값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지난달 말 20만 마리의 산란계를 살처분한 충북 진천의 한 농장주는 "재입식 후 계란까지 생산하려면 하세월"이라며 "올겨울에 AI가 또 터진다면 축사를 짓는 데 든 빚을 갚지도 못한 채 부도가 날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그런 만큼 병아리를 빨리 들여와 키울 수 있도록 신속한 재입식을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서민들의 걱정도 설이 다가오면서 더 커지고 있다. 일부 야채 가격이 인상된 데다가 계란값이 지속해 상승하는 등 식탁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청주에 거주하는 가정주부 김모(45)씨는 "마트에 장을 보러 가면 계란에 선뜻 손이 가지 않을 정도로 생활이 쪼들리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며 "설 제수를 준비하는데 얼마를 준비해야 할지 지금부터 걱정된다"고 말했다.

◇ 유통·제빵업계 "아직은 배보다 배꼽…품질도 걱정"

최대 계란 수요처인 제빵·제과·유통업체들도 여전히 비싼 수송비용, 파손 가능성, 품질, 냉장상태 유지의 어려움, 국내 농가 보호 등의 측면에서 여전히 계란 수입의 현실성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분위기다.

한 대형 마트 관계자는 "항공 운송비용의 반 정도를 정부가 지원해준다고 해도, 국내 도매가격이 300원을 넘지 않는 한 여전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구조"라며 "더구나 액란(껍질을 깬 액체 상태의 계란)이나 액분(계란 분말)을 사용하는 제빵·제과업체와 달리 마트 등 유통업체는 생란이 필요한데, 생란을 비행기로 들여온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신선도 유지나 파손 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대형 제빵업체 관계자도 "보통 빵 등 완성품의 품질을 위해 생란을 바로 깨뜨려 난액을 사용하는데, 최소 10여일에 걸쳐 해외에서 들여온 수입 액란의 품질이 어떨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업체로서는 신중할 수 밖에 없다"며 고민을 내비쳤다.

이 밖에도 유통·제빵업계 입장에서는 수입 계란 품질과 신선도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 국내 계란 농가 피해 등도 신경써야하는 처지다.

농식품부도 당장은 신선 계란 수입에 나설 민간업체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국내 계란 한알 소비자 가격이 270원대인데, 이 가격이 300원대로 올라갈 경우에는 항공료 지원으로 수입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항공료는 50% 정도 지원하는 것으로 논의해왔고 구체적 내용은 조만간 확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폭등한 계란값[연합뉴스 DB]
폭등한 계란값[연합뉴스 DB]

k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1/03 18:1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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