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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硏 '文 대 非文' 보고서에 "특정후보 기정사실화냐" 논란(종합)

초선 20명·김부겸 등 당내 비문세력 "경선도 안했는데…" 강력 반발
"개헌 고리 제3지대, 대선 승리에 치명적…문재인, 대선前 개헌 반대하면 안돼"
국회 찾은 문재인
국회 찾은 문재인(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기자실을 찾아 신년 인사를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scoop@yna.co.kr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구축이 대선 승리에 큰 위협이 될 것이며 이를 사전 차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연구 보고서가 공개돼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보고서에 기술된 상황 분석 및 대응 전략에서 마치 문재인 전 대표를 대선 후보로 기정사실화한 듯한 표현이 등장하는 것에 당내 비문(비문재인) 세력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3일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에 따르면 문병주 수석연구위원은 작년 말 작성한 보고서에서 "제3지대가 구축된다면 민주당의 2017년 대선 승리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며 "대선 전 개헌논의 반대론에서 전략적 수정을 시도해 사전차단 또는 출구전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만약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제3지대에서 결합·결집한다면 비박·비문의 제3지대에서 나아가 '비문연합과 문재인 전 대표'의 선거로 전환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어 민주당으로선 크나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나 추미애 대표가 대선 전 개헌논의 불가를 고수하는 것은 당내에서는 다른 주자들에게도 고립되고 당 밖에서는 박지원과 손학규가 이미 길목을 잡고 기득권 정치라고 정의해둔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연구원은 이 보고서를 당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과 문재인 이재명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 등 대선주자 5인에게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강훈식·기동민·김병기·김병욱·김성수·김영진·김영호·김종민·박용진·박재호·송기헌·어기구·위성곤·이철희·이훈·임종성·정춘숙·조응천·최명길·최운열 등 초선의원 20명은 공동입장을 내고 진상 조사와 관련자 문책을 요구했다.

대부분 비문·비주류계로 꼽히는 이들은 "당내 경선이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특정인을 당의 후보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며 "특히 민주연구원이라는 당의 공식기구에서 낸 보고서에서 '비문 연대, 비문 전선, 비문 결집'등의 표현을 쓴 것은 당의 분열을 자초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국회 개헌 특위를 사실상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대선 전 개헌 반대론의 출구전략으로 대선 후 개헌 공약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렇더라도 개헌은 사실상 실천하기 어렵다고 본 것은 우리 당의 개헌 추진 의지를 스스로 폄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선 주자군에 속하는 김부겸 의원도 입장을 내고 "당의 공식기구인 민주연구원이 벌써 대선 후보가 확정된 것처럼 편향된 전략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개헌논의를 정략적 차원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반발했다.

역시 잠룡인 박원순 서울시장 측은 "설마 공당의 정책연구원이 특정 후보만을 염두한 보고서를 작성해서 해당 계파의 의원들에게만 회람했겠는가"라고 되물으며 "상식적으로 볼 때 사실관계에 뭔가 오해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이에 문 전 대표 본인은 기자들과 만나 "정작 저는 보고서를 못 봤다"며 "특별한 내용이 있는 거 같지 않던데…개헌 어쩌고 하는 것은 언론에서 이미 많이 나왔기 때문에 무슨 다를 바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도시자 측 박수현 대변인은 "참고용으로 보내온 만큼 잘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김용익 민주연구원장은 기자들에게 "어느 후보의 유불리 입장으로 쓴 게 아니고 5명 후보가 어떻게 시너지를 발휘하고 잘 화합해 집권하느냐는 문제라 그런 입장에서 다 정리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작성자인 문 연구위원은 "민주연구원은 당 기구이고 지도부가 어떤 스탠스를 가지면 좋을지를 참고자료로 제가 제안한 것"이라며 "지도부가 참고로 해서 후보들의 활동들을 더 지원해줄 수 있는 서포터 시스템이 병행적으로 가면 좋겠다는 마인드에서 작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고, 결국 추 대표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낸 초선 의원들과 면담을 가진 다음 안규백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 사건의 전모를 조사하고 관련자를 문책하기로 했다.

추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연구원 소속 연구원의 개인 의견에 불과하며 내용을 보더라도 확인되지 않은 허위의 사실과 해당 행위로 간주될 수 있는 부적절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당 대표로서 그동안 일관되게 경선관리 및 후보자들과의 관계에 있어 공정성과 중립성을 엄격히 준수하고자 노력했지만, 이런 불미스런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ljungber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1/03 18: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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