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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오바마의 대러 제재에 맞대응하지 않은 이유는

송고시간2016-12-31 16:56

"오바마 정부 무시하는 제스처…트럼프 對러 노선 시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가 해킹으로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명분으로 내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고강도 대(對)러 제재에 맞대응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동안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러-서방 대결 구도에서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 제재에 거의 대칭적 보복 제재를 가해온 푸틴이 예상을 깨고 맞제재를 유보한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미 국무부는 앞서 29일(현지시간) 이번 해킹 의혹 사건과 관련,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하고 72시간 내에 미국을 떠나라고 요구했다.

국무부는 또 미국 내 러시아 공관 시설 2곳을 폐쇄하고, 해킹과 관련된 의혹을 받는 러시아 기관과 개인에 대해서도 경제제재를 가했다.

이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같은 수의 미국 외교관을 맞추방하고 모스크바의 미국 공관 시설 2곳을 폐쇄할 것을 푸틴 대통령에 제안했다.

하지만 푸틴은 의외로 이런 제안을 거부하고 맞제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푸틴은 크렘린궁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 외교관들에게 문제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추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기초해 향후 러-미 관계 회복과 관련한 추가적 행보를 취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푸틴의 결정은 러시아에 우호적인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는 만큼 차기 미국 행정부의 태도를 봐가며 대미 정책을 이끌어 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일각에선 푸틴이 퇴임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을 더는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시하면서 그에게 창피를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BBC 방송 외교전문가인 조나슨 마르쿠스는 "푸틴의 결정은 오바마 행정부를 무시하는 것으로 오바마가 대응 조치를 받을 정도도 되지 않을 만큼 나약한 '레임덕'임을 보이려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에 대해 어떤 노선을 취할지를 시험하는 과제를 던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러시아의 외교전문가 표도르 루키야노프도 "푸틴은 오바마가 제안한 게임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이는 나약함이 아니라 힘의 우위를 보여주는 제스처다"고 분석했다.

미국 워싱턴의 유라시아센터 부소장 얼 라스무센은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푸틴이 다시 오바마를 이겼다. 미국 새 행정부가 어떤 행보를 취할지를 두고 보겠다는 결정은 푸틴과 그의 외교정책팀의 높은 전문성을 보여주는 것이다"고 평가했다.

푸틴은 내년 1월 20일 취임할 트럼프가 행정명령을 통해 오바마가 취한 이번 대러 제재를 해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푸틴이 성명에서 "본국으로 돌아오는 러시아 외교관들은 새해 휴가를 집에서 가족·친지들과 보낼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 외교관들이 조만간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담은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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