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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국적항공사의 부끄러운 안전의식

(서울=연합뉴스) 최근 만취 승객의 기내 난동을 적시에 제압하지 않아 논란에 휘말린 대한항공이 27일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기내 폭력 전력이 있는 고객을 '블랙 리스트'에 올려 탑승을 거부하기로 한 것이다. 회사 측은 또 기내 난동 등 승객의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승무원이 전기충격기(테이저건)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신속히 제압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난 20일 베트남 하노이 발 인천 행 자사 여객기에서 술에 취해 폭력을 쓴 임모(34) 씨에게 탑승 거부 고지문을 보냈다. 이 회사가 승객의 탑승을 공식 거부한 것은 처음이다. 뒤늦게나마 승객의 안전을 위해 이런 조치를 강구한 것은 잘한 일이다.

많은 승객을 태우고 높게는 수천 미터 고도를 비행하는 민간 여객기는 최고 수준의 안전관리가 필요한 밀집(密集) 공간이다. 자칫 잘못하면 순식간에 승객 수백 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객기 안에서 승무원의 요청이나 권고는 모두 승객의 안전을 위한 것이다. 불쾌감을 주지 않기 위해 상냥한 말씨를 쓴다고 해서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최대한 협조하고 따르는 것이 본인이나 다른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좋다. 이번에 탑승 거부를 당한 임모 씨는 술에 취해 승무원을 발로 차고 침을 뱉었다고 한다. 그가 이런 짓을 하는 장면은 SNS로 퍼져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운항 중 절대안전을 유지해야 하는 민간 여객기 내에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다른 사람한테 불쾌감과 불편을 주는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항공기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불법행위다. 경찰이 이날 임 씨에게 항공보안법을 엄격히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적절했다. 일명 '땅콩 회항 사건'으로 기소된 조현아 전 대항항공 부사장에게 똑같은 법이 적용됐다는 사실은 웃지 못할 아이러니다.

처음부터 문제점을 짚자면 대한항공이 칭찬받을 일을 한 것은 아니다. 승무원들은 임 씨가 행패를 부릴 때 신속히 제압하지 못해 다른 승객들을 잠재적 위험에 노출시켰다. 평소 그런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이 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1주일이나 지나 대책을 내놓은 것도 비난 여론을 의식한 '언론 플레이'라는 인상을 준다. 외국에서는 기내 난동 승객을 영구 탑승거부자로 낙인 찍는 일이 흔하다. 늑장 조사를 했다는 점에서는 경찰도 마찬가지다. 또 하나의 우연이지만 같은 항공기에 탔던 미국 팝가수 리처드 막스가 아니었으면 일이 이렇게라도 풀렸을지 의문이다. 그는 대항항공 측의 부적절한 대응을 비난하는 글을 난동 장면 사진과 함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우리 국적항공사의 안전의식이 미국의 대중가수보다 못한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2/27 19:5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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