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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김승환 전북교육감 "수능시험, 자격고사로 전환해야"

"교육부는 대학 과정만 관장하고 초·중·고 교육은 교육청에 맡겨야"
"소규모 학교 통폐합은 농어촌 아이들의 학교 접근성에 심각한 불평등 초래"

(전주=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대학입시제도의 전면적인 혁신을 통해 학교 교육과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며 현행 수능시험을 자격고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25일 밝혔다.

<신년인터뷰> 김승환 전북교육감 "수능시험, 자격고사로 전환해야" - 1

김 교육감은 "교육자치를 보장하기 위해 시·도교육청에 대한 교육부의 간섭과 통제를 최소화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하며, 교육부의 역할과 권한을 대학 과정 등에 한정하고 초·중·고 교육은 전적으로 교육청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해 중점 과제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에 대한 교육 복지 강화와 청렴도 제고를 꼽았고, 정부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방침에 대해서는 "농어촌 아이들의 학교 접근성에 심각한 불평등을 초래하는 데 시장 논리로만 접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김 교육감과 일문일답.

-- 교육과 관련한 국가 차원의 개혁할 분야 3가지는 무엇이고, 그에 따른 문제점은 무엇이며, 3가지 문제를 어떻게 개선해야 한다고 보는가.

▲ 첫째, 대학입시제도의 전면적인 혁신을 통해 학교 교육과정을 정상화해야 한다. 특히 한두 문제로 등급이 갈리고, 대학·학과가 바뀌어 버리는 현행 수능시험을 자격고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할 때다.

<신년인터뷰> 김승환 전북교육감 "수능시험, 자격고사로 전환해야" - 2

둘째, 교육자치를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교육자치는 훼손되고 교육의 공공성은 철저하게 무너졌다. 더는 정권이 돈과 시행령 등으로 교육을 농단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법과 제도로 막아야 한다.

사실상 시·도교육청 줄 세우기 용으로 변질한 특별교부금을 대폭 축소해 보통교부금으로 전환하고, 시·도교육청에 대한 간섭과 통제를 최소화하는 등의 실질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

셋째, 정권과 무관하게 교육정책의 일관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칭 '국가교육(과정)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해야 한다. 이 위원회는 민·관 교육전문가들로 구성해 범사회적 독립 기구화한 뒤 중요한 국가 교육정책을 심의·의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부의 역할과 권한은 대학 과정 등 일부로 한정하고 초·중·고 교육과정은 시·도교육청에 전적으로 맡겨야 한다.

교육부 [연합뉴스 자료사진]
교육부 [연합뉴스 자료사진]

-- 올해 역점을 두어 추진했던 사업과 성과, 그리고 아쉬운 점은.

▲ 많은 정책을 추진했고, 또 많은 성과를 냈다고 본다. 학교자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학생회, 학부모회, 교사회의 구성과 활동을 지원했다. 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에도 가장 발 빠르게 대응했다. 우리 교육청 주도로 강원, 광주, 세종교육청과 손잡고 보조교재 개발에 나섰고 한편으로는 가장 활발하게 국정화 저지 운동을 펼쳤다.

올해 전면 시행된 초등 성장평가제도 학교현장에 완벽히 뿌리내리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수업과 평가의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라북도교육발전민관협력위원회가 출범한 것도 의의가 크다. 교육에 민간의 참여와 협력이 강화됨으로써 교육정책 수립 및 집행에 있어 민주성과 전문성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이 밖에도 교육공동체와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협력해 준 혁신교육 특구, 농어촌 작은 학교 희망찾기, 다꿈교육특구 등 많은 정책이 좋은 결실을 낼 수 있었다.

전북교육청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북교육청 [연합뉴스 자료사진]

-- 내년에 역점을 두어 추진할 사업은.

▲ 임기 후반기를 맞아 새롭고 거창한 정책을 펼치기보다는 그동안 추진해왔던 정책을 다시 점검하고 미흡한 부분은 보완해 나가려 한다. 특히 청렴과 교육 복지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가속할 생각이다.

청렴은 2010년 7월 전북교육감에 취임한 이후 단 한 순간도 소홀히 하지 않았고 전북 교육가족들에게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했다. 그 결과 국민권익위가 발표하는 청렴도 평가에서 전북교육청은 올해 2위에 오르는 등 해마다 상위권을 기록해 왔다. 내년에도 청렴 정책은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교육복지도 마찬가지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데도 놓친 아이들이 없는지, 또 그 아이들을 위해 교육청과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더욱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다. 학력 격차와 지역 간 불평등을 해소할 방안을 찾고 있다. 이를 다듬어 조만간 정책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 인사 관여 의혹으로 감사원에 이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데.

검찰 출석하는 김 교육감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찰 출석하는 김 교육감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전북교육감으로 재직한 6년 6개월 동안 17번째 검찰고발을 당했다. 이번 고발인은 감사원인데, 전북교육감이 공무원의 근무성적과 순위를 임의로 조작해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함으로써 직권을 남용하고 지방공무원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두어 달 앞서 감사원은 전북교육청 인사 부분에 대해 강도 높은 감사를 하면서 '표적감사가 아니다. 별거 아니다'고 했는데 사실은 큰 칼을 벼리고 왔었던 것 같다.

어쨌든 감사원의 고발로 검찰이 교육감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까지 했으니 그냥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기는 힘들어졌다고 본다. 앞으로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할 것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감사원의 의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둘러싸고 교육부와 갈등을 빚으며 수백억원의 예산이 삭감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데.

▲ 탄핵 정국에서 교육부도 이제는 이성을 찾을 때가 됐다. 어린이집의 무상보육, 일명 어린이집 누리과정은 시·도교육청이 아무런 권한과 책임도 없다. 그런데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고 교부금을 삭감하겠다고 협박하는 게 과연 정부가 할 일인가? (전북교육청에 내려보내야 할) 예산은 삭감될 수도 없고, 삭감되지도 않을 것이다.

연합뉴스 TV 제공
연합뉴스 TV 제공

-- 정부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방침을 거부하면서 도심 개발지역에 학교 신설을 하지 못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기고 있는데.

▲ 최근 통계청 발표를 보면 농어촌 중·고등학생들이 집에서 학교에 가는 시간이 5년 전보다 더 길어졌다고 한다. 등하교 거리가 멀어졌다는 말이다. 헌법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말한다. 이는 부모의 경제력 때문에 교육을 받을 기회에서 차별당해서는 안 된다, 출신 학교에 따라서 또 사는 지역에 따라서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거다.

그리고 중요한 또 하나는 학생들이 집에서 학교에 접근하는 접근성의 평등이다. 이걸 거리의 평등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만약에 집에서 학교까지 가는 거리가 너무 멀게 되면 도시지역 아이들과 농어촌 지역 아이들 사이에는 학교 접근성에서 심각한 불평등이 초래된다. 그런데 이것을 정부는 시장 논리로만 접근하고 있다.

열악한 처지에 있는 아이들에게 투입되는 교육비는 많을 수밖에 없다. 비장애 학생에게 들어가는 교육비보다 장애학생에게 들어가는 교육비가 더 많다. 그렇게 해야 교육 평등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 교육철학은 권력자들이,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자들이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매우 유감스럽게도 우리 현실은 이것과는 완전히 거리가 멀다.

doin100@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2/25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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